'대륙의 청춘 아이콘'으로 불리는 중화권 스타들이 속속 황해를 넘어 한반도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유덕화·이연걸·주윤발처럼 투박한 카리스마를 내뿜던 '마초' 스타일은 이제 잊자. 큰 키와 귀공자 같은 외모, '꿀성대' 목소리로 대륙의 여심을 장악한 이들이 이제 한국 팬 공략에 나섰다. 영화와 웹드라마로 한국 활동에 출사표를 던진 중국 배우 진학동(陈学冬, 천쉐둥)과 양양(杨洋), 드라마 <몬스터>로 한국 드라마에 얼굴을 내민 대만 배우 진백림(陳柏霖, 천보린)이 그 선두에 서 있다.

'큐브 연습생' 출신 진학동, 26일 한국 스크린 진출

 지난해 외국인중 최초로 서울시 홍보대사에 위촉된 중국 스타 진학동. 한국 연예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출신이라는 이색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중 최초로 서울시 홍보대사에 위촉된 중국 스타 진학동. 한국 연예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출신이라는 이색 이력을 갖고 있다. ⓒ 진학동 웨이보


최근 가장 핫한 중국 남성 스타 '투톱'을 꼽는다면 단연 진학동과 양양이다. 나이는 각각 1990년, 1991년생으로 1살 차이에 키도 180㎝로 닮은 점이 많다.

그중 진학동은 중국 10·20대 '청춘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중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영화 <소시대(小时代)> 시리즈 출연으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현재 장예모 감독의 미국·중국 합작 영화 <더 그레이트 월(The Great Wall)>로 할리우드 진출을 앞두고 있다.

진학동과 한국 대중의 정식 만남은 오는 26일 한국에서 개봉하는 영화 <연애의 발동 : 상해 여자, 부산 남자>로 테이프를 끊을 예정이다. 김태균 감독이 연출하고 지진희, 원더걸스 혜림 등이 출연한 작품이다. 2014년 중국에서 개봉한 것을 올해 한국에서 재개봉하게 되면서 그도 한국 관객을 만날 기회를 얻게 됐다.

진학동은 과거 서울에서 한국 연예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생활을 한 이력이 있어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지난해 8월에는 외국인 중 최초로 서울시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등 한국인들에게 빠른 속도를 인지도를 넓혀 가고 있다.

'빅토리아와 열애설' 양양, 웹드라마 촬영 위해 방한

 F(x) 멤버 빅토리와의 열애설로 한국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중국 스타 양양.

F(x) 멤버 빅토리와의 열애설로 한국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중국 스타 양양. ⓒ 양양 웨이보


'대륙 남신'이라고 불리는 양양은 최근 한국 여성 아이돌그룹 멤버와의 열애설로 한국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지난달 14일 중국 연예매체 <전민성탐(全民星探)>은 양양이 지난해 여름부터 에프엑스(FX)의 중국 출신 멤버 빅토리아와 열애 중이라고 보도했다.

양양과 빅토리아 측은 서로가 연인 사이가 아님을 밝혀 열애설은 다시 잠잠해졌지만 덕분에 양양은 국내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올라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 호기를 맞았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양양은 3월 말 광고 촬영을 위해 내한했을 때 김포국제공항에서 수많은 인파의 환영 세례를 받더니 웹드라마 촬영을 위해 이달 9일 다시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지난 2일 <더팩트>에 따르면 양양은 웹드라마 <메메폰>에 주연으로 캐스팅돼 10일부터 한국에서 촬영에 들어간다. 영화 <좋아해줘>의 박현진 감독이 연출하는 <메메폰>은 중국 유라이크사가 투자하고 MBC C&I가 제작하는 작품으로 중국의 톱스타가 한국 제작진과 함께 제작하는 드라마로는 최초 격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하지원·손예진의 남자' 진백림, 송지효와 가상부부로 호흡

 진백림(陳柏霖)은 중국 장쑤위성TV <우리 사랑하기로 했어요> 시즌2에서 한국 여성스타 송지효(오른쪽)와 가상부부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진백림(陳柏霖)은 중국 장쑤위성TV <우리 사랑하기로 했어요> 시즌2에서 한국 여성스타 송지효(오른쪽)와 가상부부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 장쑤위성TV


현재까지 한국 활동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적을 낸 중화권 스타는 대만 배우 진백림이 아닐까.

1983년생으로 2002년 대만 영화 <남색대문(藍色大門)>을 통해 데뷔한 그는 현재 국내 방영 중인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에 특별출연해 한국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중국 신흥 재벌이자 약품 위조 용의자인 마이클 창 역을 소화했는데 영어는 물론 한국어까지 능숙하게 소화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진백림을 일찌감치 만난 한국 시청자가 있다면 아마도 대만 방송 GTV가 2011년 방영한 드라마 <아가불능회애니(我可能不會愛你)>를 통해서였을 것이다. 지난해 방영된 SBS 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의 원작인 이 작품을 통해 중화권 드라마에 관심 있는 일명 '중드 마니아' 사이에서 주연 배우 진백림의 이름과 얼굴이 알려지게 됐다.

이후 그는 한국 여배우와 잇따라 연기 호흡을 맞추거나 열애설에 휩싸이면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중화권 남자 배우 반열에 올랐다. 영화 <목숨 건 연애>에선 하지원, 영화 <나쁜 놈은 죽는다>에선 손예진의 상대역으로 출연했다. 지난 2월부터는 <우리 결혼했어요>의 중국판인 중국 장쑤위성TV <우리 사랑하기로 했어요(我们相爱吧)> 시즌2에서 한국 배우 송지효와 가상부부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중간 성적 매기기는 일러... 국내 방송사·제작사 호응 여부가 변수

 대만 영화 <남색대문> <아가불능회애니> 등을 통해 일찌감치 한국 팬을 보유한 배우 진백림(陳柏霖).

대만 영화 <남색대문> <아가불능회애니> 등을 통해 일찌감치 한국 팬을 보유한 배우 진백림(陳柏霖). ⓒ 犢影製作電影有限公司


이처럼 중국 청춘 남성 스타들의 적극적인 한국 진출은 그동안 한국인이 중화권 연예인에게 거의 무관심했던 분위기에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더 많은 중국 스타들의 한국 진출 역시 견인할 수 있다.

다만 아직 활동 영역이 웹드라마 주연이나 TV 드라마 단역 정도에 머물고 크게 히트한 작품이 아직 없어 한국 진출의 중간 성적을 매기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 중국 스타들은 앞으로 한국의 TV 드라마나 영화,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비중 있는 출연을 욕심부려 봐야 하겠지만 국내 방송사와 콘텐츠 제작사들의 호응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보인다.

중국 방송사들은 드라마뿐 아니라 <쾌락대본영> <최강대뇌> 등 대표 예능프로그램에도 박해진·이종석·정용화 등 한국 남성 스타를 줄이어 출연시키고 있다. 하지만 한국 방송계에서 중화권 스타를 쉽게 볼 수 있는 분위기는 아직 아니다. 만약 중화권 스타가 한국 활동에 불을 붙여보고 싶다면 더욱 유창한 한국어 능력을 갖추는 정도가 우선의 전략일 것이다. 중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추자현·장나라·황치열 등이 그랬듯이 말이다.

여전히 중국 스타에게 한국은 척박한 환경이지만 전망은 비교적 긍정적이다. 중국 문화콘텐츠와 연예인에 대한 한국 대중의 관심이 늘고 있는 만큼 일찌감치 황해를 넘어 날개를 펼치는 스타에게 한국은 분명 '기회의 땅'이 되어줄 것이다.

중국배우 진백림 진학동 양양 중국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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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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