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비정상회담>

JTBC <비정상회담>이 오는 30일 100회를 맞이한다. <미녀들의 수다>와 비슷한 포맷이라며 논란이 일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오리지널보다 훨씬 나은 프로그램이 됐다. ⓒ JTBC


2014년 7월 7일 첫 방송 됐던 JTBC <비정상회담>(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이 오는 30일 100회를 맞는다.

오늘(3일) 상암동 JTB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비정상회담> 김희정 PD와 유세윤, 전현무, 성시경 세 MC가 참석했다. 이들은 "<비정상회담>이 이렇게 오래 할 줄 몰랐다"며 입을 모았다. 특히 전현무는 "프로그램 처음 시작할 때 '이거 <미수다>(<미녀들의 수다>) '짝퉁' 아니냐고 했던 제 입이 부끄럽다"고 예상 못 했던 <비정상회담>의 순항에 놀라워했다. 이날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는 100회 이후를 바라볼 <비정상회담>이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 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한 흔적을 기자들과 공유했다.

"<미수다> 짝퉁 아니냐 했던 게 부끄럽다"

 JTBC <비정상회담>

JTBC <비정상회담>의 엠씨 전현무는 "이제야 호흡이 맞고 부부같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 우리 프로그램은 더 장수할거다"는 말로 소감을 전했다. ⓒ JTBC


전현무는 "앞으로는 포맷을 바꿔, 미시적인 주제나 일상생활의 문화 차이를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프로그램 변화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유세윤은 또한 "내가 프로그램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 토론을 너무 가볍게 만들면 안 되니 웃음을 절제하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는 외국인들에게서 이전에 보였던 날카로운 모습이 더는 보이지 않는다"는 질문이 뒤를 이었다. 초반부터 함께 했던 샘 오취리(가나)나 장위안(중국)의 경우 지나치게 한국화돼 '외국인이 보는 한국'이라는 프로그램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김희정 PD는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장위안은 늘 중국이 옳다고만 생각했던 친구인데 언젠가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자기 생각만 했다며 눈물을 흘리더라"며 "초반에는 무작정 내가 맞다고 싸우다가 여러 나라의 문화를 접하면서 인정하게 됐고, 그러면서 충돌이 적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성시경 또한 "나는 장위안이 변한 게 너무 좋다, 점점 현명한 대답을 하는 모습을 두고 '재미없다'거나 '더 세게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과한 게 아닐까"라고 변호했다.

100회 가까이 오는 동안 가장 가까이서 외국의 여러 문화를 접한 MC들의 마음가짐은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세 MC 모두 입을 모아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고, 계속 고민을 하게 된다"고 외쳤다.

 JTBC <비정상회담>

JTBC <비정상회담>의 엠씨 성시경은 "내가 손석희도 아니고 중재하는 일이 너무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 JTBC


성시경은 "문화적 다양성이 존중돼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과연 보수적인 이슬람 문화권 등의 차별은 종교로서 인정을 해줘야 할까"란 근본적인 문화 상대주의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여러분 생각은 어떠냐"고 기자들에게 되물으며 MC로서 본인도 깊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현무는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욕을 먹더라도 일반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거 좀 이상한 거 아니냐'고 질문을 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했다.

<비정상회담>의 의의에 대해 김희정 PD는 100회 가까이 프로그램이 이어지는 동안 한국인들이 외국인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김희정 PD는 "1회 방송이 나갔을 때 '외국 사람들이 어떻게 저렇게 한국말을 잘하지?'라는 반응이 있었다"며 "이제 어딜 다녀도 출연진들이 한국말을 하는 걸 다들 당연하게 여기더라"고 말했다. 성시경 또한 "이 정도로 고생하는 프로그램이 없다고 자부한다, 이제 기욤 패트리(캐나다)는 외국인·백인이 아니라 그냥 내 친구가 됐다"며 시청자들에게도 그럴 것이라고 대답했다.

보이지 않는 중재자, MC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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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비정상회담>의 김희정 PD는 10회 때, 축하 파티를 했었다면서 100회까지 온 <비정상회담>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 JTBC


이어 김희정 PD는 "MC가 별거 안 한다고 반응할 때 속상하다, 편집되지 않은 걸 보면 세 MC가 얼마나 고군분투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는지 잘 보일 거다"라고 말했다. 김 PD에 따르면 가장 많이 편집된 MC는 성시경이었다. 성시경은 사회자로서 출연진들이 토론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때 옆에서 설명해주고, 토론의 방향이 올바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흐름을 잡아준다는 것.

이날 성시경은 김 PD의 설명처럼 '중재하는 입장'으로서의 고충도 토로했다. 그는 "내가 손석희도 아니고, 말을 그만하라고 자르고 다른 사람에게 발언권을 넘겨주는 일은 너무 어렵다"라며 "최대한 공평하게 이야기를 나눠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JTBC <비정상회담>

JTBC <비정상회담>의 엠씨 유세윤은 <비정상회담> 출연진 중에 누구와 같이 음악 작업을 해보고 싶으냐는 질문에 "샘 오취리(가나)와 함께 UV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재밌고 유쾌한 음악을 하고 싶다, 올해 안에 찾아뵙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JTBC


전현무는 "<비정상회담>에서만 섭외가 되는 게스트가 있다, 분명 독보적인 예능이고 의미 있는 시도가 인정받은 것 같아 자부심이 있다"며 <비정상회담>에 대한 애정을 털어놓았다. 유세윤 역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재미"라면서 "열심히 이야기 들어주고, 웃어주고 웃겨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서 프로그램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앞으로 100회까지 꼭 3번을 남겨둔 <비정상회담>에는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김희정 PD는 "윤여정·정우성·윤시윤·박신양이 게스트로 나올 계획"이라고 귀띔하면서, "100회에는 게스트 없이 그간 출연했던 멤버들이 모두 나와 같이 녹화를 진행하게 될 것이다"라고 밝혀 기대를 고조시켰다.

JTBC <비정상회담>은 매주 월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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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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