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한류의 시대. 한국 콘텐츠가 아시아권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처음부터 한류를 의식하고 제작되는 콘텐츠가 생길 정도로 한류는 이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그런 한류의 열풍을 휩쓰는 콘텐츠의 특징은 명확하다. 한류가 되는 콘텐츠와 그렇지 않은 콘텐츠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로맨스 강세, 캐릭터 명확해야

얼마 전 종영한 <태양의 후예>는 명확하고도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송중기는 단숨에 대세 한류스타로 거듭났고 천문학적인 경제 효과를 냈다. 제작비 130억 원의 부담감은 단숨에 씻겨 내려갔다. 이런 결과의 중심에는 송중기-송혜교라는 스타 배우의 로맨스를 대중에게 어필한 대본이 있었다. 김은숙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불려왔다. <파리의 연인>부터 <온에어> <시크릿가든>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등, 로맨틱 코미디에서만큼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김하늘, 현빈, 장동건, 이민호에 이르기까지 톱스타들이 가장 선호하는 작가로 떠올랐다. <태양의 후예> 이후 차기작에는 역시 톱스타인 공유가 캐스팅을 확정 지으며 또 다른 신화를 쓸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류 콘텐츠로 우뚝 선 <태양의 후예>

한류 콘텐츠로 우뚝 선 <태양의 후예> ⓒ KBS


김은숙 작가가 한류에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로맨스를 가장 잘 표현하는 작가기 때문이다. 남녀 간의 애정 관계는 국적을 불문하고 가장 보편적인 이야깃거리. 여심을 떨리게 할 만한 완벽한 남자주인공과 그의 사랑을 받는 예쁜 여주인공 캐릭터가 싫을 이유가 없다. 그 포인트를 가장 잘 보여주는 김은숙 작가가 한류의 중심이 된 콘텐츠를 내놓은 것 또한 이상할 것이 없다.

이런 현상은 일본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킨 <겨울연가>나 <미남이시네요> 등의 예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남녀 간의 로맨스에 대한 관심이 한류 콘텐츠를 이끈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지은 작가는 <별에서 온 그대>로 돌풍을 일으켰다. <별에서 온 그대>는 <태양의 후예>가 나오기 전까지는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로맨틱 코미디. 김수현은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단숨에 한류스타의 자리를 꿰찼고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 이후 가장 파급력 있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박지은 작가의 신작에는 한류스타 이민호가 일찍이 출연을 확정 지으며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대장금>은 한류 콘텐츠로서 중국뿐 아니라 아랍권까지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

<대장금>은 한류 콘텐츠로서 중국뿐 아니라 아랍권까지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 ⓒ MBC


로맨스가 다소 약하다 해도 캐릭터를 잘 살려낸 스토리를 쓰면 한류 콘텐츠로서 발돋움할 수 있다. <대장금>은 궁녀가 되었다가 궁에서 쫓겨난 후 의녀가 되어 성공하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주인공의 위기 극복 가정을 긴장감 있게 그려내 한류 콘텐츠가 되었다. 엄청난 인기의 중심에는 '이영애'라는 스타가 있었다. 이영애는 타이틀 롤을 맡아 착하고 영리하며 강단 있는 주인공에 녹아들었다.

이처럼 한류 콘텐츠에는 한류 스타가 존재한다. 그 까닭은 한류를 일으킨 작품들이 스토리 안에서 캐릭터의 영향력을 크게 부각했기 때문이었다. 호감이 갈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설정하고 그 캐릭터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을 확보한 작품들이 한류를 만들고 한류 스타를 키운 것이다.

한류 콘텐츠 되지 못한 인기 드라마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주인공들이 지지받지 못한 <내딸 금사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주인공들이 지지받지 못한 <내딸 금사월> ⓒ MBC


반면 은퇴한 임성한 작가나 최근 <내 딸 금사월>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 또한 거의 50여 년 동안 최고 작가의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은 작가계의 대모 김수현 작가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작가들임에도 한류 콘텐츠로 발돋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작가들의 특징은 작가의 색이 지나치게 짙다는 점이다. 그들의 작품의 전개방식이나 등장인물들의 특징은 왕왕 캐릭터 자체보다는 작가의 색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특히나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을 쓴 임성한 작가나 김순옥 작가의 경우 주인공이 오히려 비호감으로 전락하는 경우마저 생긴다. 장서희나 이유리같은 스타들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이는 작가의 역량이라기보다는 배우 개인의 개성적인 색깔과 역량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캐릭터가 트렌디하고 보편적인 호감도를 증가시킬 수 있을 때, 한류 콘텐츠가 탄생한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작품을 집필할 수 있는 작가들의 이름값과 몸값이 치솟는 것 또한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류 콘텐츠에는 '한류 스타'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캐릭터를 부각하는 스토리의 힘이 있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류 태양의 후예 김은숙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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