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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외치고 싶어 해 스틸컷 달걀요정을 만난 나루세 준

▲ 마음이 외치고 싶어 해 스틸컷 달걀요정을 만난 나루세 준 ⓒ A-1 Pictures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Der Vogel kämpft sich aus dem Ei. Das Ei ist die Welt. Wer geboren werden will, muß eine Welt zerstören. Der Vogel fliegt zu Gott. Der Gott heißt Abraxas.)" - 헤르만 헤세 <데미안> 중에서

나루세 준(주인공)은 말하기를 좋아하고 산 위의 무도회가 열릴 법한 아름다운 성(러브호텔)과 왕자님을 동경하는 소녀였다. 어느 날, 준은 그 성에서 아빠(배 나온 왕자)가 엄마 아닌 다른 공주님과 나오는 것을 목격하고 엄마에게 그 사실을 말한다. 그 일(아빠의 불륜)로 부모님이 이혼하게 되고(아빠는 책임을 딸에게 돌린다.) 그 충격으로 상처받은 준에게 달걀 요정이 나타난다. 달걀 요정은 준의 불행이 모두 그녀의 말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요정은 준이 또다시 말을 하는 순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게 될 것이고 그 대가로 그녀에게도 그에 못지않은 커다란 불행을 겪게 될 것이라고 협박한다. 명랑한 수다쟁이였던 준을 작디작은 달걀에 가두어버린 것이다. 준은 철저히 달걀 속에 갇혀 필요한 말조차 하지 않으며 지낸다. (말을 하면 엄청난 복통에 시달린다)

그러던 어느 날, 준은 담임선생님에 의해 각기 다른 상처를 가진 세 명의 급우와 함께 지역교류회 실행위원이 되고 뮤지컬의 주역이 되기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준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 그러나 왕자님(타쿠미)은 다른 공주님(니토)을 사랑하고 있었고 그 공주님 또한 그를 사랑했다. 준은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왕자님에 의해 구원받을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준의 달걀은 흰자가 노른자가 섞여버리고 피까지 흘리는 끔찍한 스크램블드에그가 되어 산산이 부서진다. (달걀 안에서나마 유지되던 준의 세상이 파괴됐다)

준은 달걀 요정에 자신은 지금까지 말하지 않았는데 자신에 왜 불행이 닥친 것이냐고 절규한다. 달걀 요정은 준이 입으로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았지만, 마음이 자꾸 말들을 외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음이 부서진 준은 뮤지컬에 나타나지 않고 마을의 성(문제의 러브호텔)에 도망친다. 타쿠미(왕자)는 준을 찾으러 가고 그녀의 마음속에 있던 말들을 꺼내준다. 준은 자신의 말들을 타쿠미에게 소리 내 말한다. 타쿠미를 좋아한다는 것까지도 말이다. 그리고 그는 다른 여자아이를 좋아한다는 거절을 듣는다.

그래도 괜찮다고 말한다. (첫사랑이기에 분명 아쉬웠을 것이다) 자신을 가둔 달걀을 깨서 구원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준은 다시 용기를 내어 뮤지컬에 참여한다.

소녀는 왕자에 의해 구원받지 않았다. 자신을 가둔 달걀을 깨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스스로 만난 것이다.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포스터 소녀는 왕자에 의해 구원받지 않는다. <데미안>의 세계관을 옮겨놓은 듯한 이 애니메이션.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짧은 감상을 마친다.

▲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포스터 소녀는 왕자에 의해 구원받지 않는다. <데미안>의 세계관을 옮겨놓은 듯한 이 애니메이션.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짧은 감상을 마친다. ⓒ A-1 Pictures



마음이 외치고 싶어 해 일본 애니메이션 청춘의 정강이 아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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