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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누리당에 입당해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한 조경태 의원(사하을)은 "이번 총선은 새누리당이 패한 선거다, 국민들이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새누리당은 이번에 부산 지역구 다섯 곳을 더민주에 내줬다. 2016년 총선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야당이 가장 많이 당선한 선거다. 부산에서 새누리가 패배한 것에 대해 그는 "무엇보다 공천 파동으로 인해 시민들의 피로감이 컸다"라고 짚었다.

야당과 여당에서 선거를 모두 경험한 조 의원은 "아무래도 지역 정서에 가까운 여당 소속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게 더 쉬웠다"라면서 "야당에서 선거운동을 할 때와 비교해 보면 여당의 호응도도 다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오마이뉴스>가 조경태 의원과 23일 오후 부산 사무소에서 나눈 대화 내용이다.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 새누리당으로 출마해 당선한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 새누리당으로 출마해 당선한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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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 소감은?
"저를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시켜주신 사하을 주민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4선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사하와 국가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겠다."

- 당을 옮기고도 무난하게 승리했다. 지역구 수성의 비결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주민들과 함께해왔다고 자부한다. 주민들이 저의 당적과 관계 없이 저의 진정성을 믿어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 본다. 어느 당에 가든지, 어떤 일을 하든지, 충실히 잘하고 심부름꾼으로 역할을 잘한다는 판단을 주민들이 했다고 본다."

- 지역구 활동을 잘 하는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국회나 중앙정치 활동을 소홀히 한다고 볼 수도 있지 않겠나.
"그렇지 않다. 지난 19대 국회의원 평가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 부산 출신 의원 가운데, 제가 입법 활동을 제일 많이 한 것으로 나왔더라. 의정 활동 최우수였다. 지역 주민들의 힘 덕분에 입법 활동도 충실히 할 수 있었다고 본다."

- 여당과 야당에서 모두 선거를 치러본 셈인데,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아무래도 지역 정서에 가까운 여당 소속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게 더 쉬웠다. 야당에서 선거운동을 할 때와 비교해 보면 호응도도 다른 것 같다. 선거 운동에 있어서는 지역 정서에 부합되는 정당으로 선거를 치르는 게 더 좋다."

- 구체적인 사례를 든다면?
"과거에는 지지자들이 조금 내놓고 저를 지지하지 못하고 숨어서 (지지)했다면, 지금은 상당히 호응도를 높여서 지지하는 형태의 모습을 보였다. 이전에는 연세 든 분들이 '드러내놓고 지지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면서 '지금은 드러내놓고 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 이번 총선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새누리당이 결과적으로 크게 패한 선거다.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경고다. 대대적이 개혁과 체질 개선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저는 새누리당 초선 의원이다. 그래서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에 대한 시민의 경고"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 새누리당으로 출마해 당선한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의 사무소 벽면에 시민들이 보낸 격려의 쪽지가 빼곡히 붙어 있다.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 새누리당으로 출마해 당선한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의 사무소 벽면에 시민들이 보낸 격려의 쪽지가 빼곡히 붙어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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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선거 결과는 어떻게 평가하나.
"전국 결과와 차이가 없다. 새누리당에 대한 시민들의 경고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공천 파동으로 인해서 시민들에게 피로감이 높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 부분 때문에 부산 선거에서 새누리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본다."

- 부산에서 야권이 다섯 석을 차지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역 주민들한테 선택을 받은 것이다. 당선을 축하한다. 좋은 의정 활동을 통해 부산 발전과, 나아가 국가 발전에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여야를 떠나 협력 관계로 가야 한다."

- 인근 지역구인 '사하갑'에서 당선한 더민주 최인호 당선인을 선거운동 기간에 만난 적은 있는지?
"선거운동 기간에는 만난 적이 없다. 같은 장소에서 개표했는데, 결과가 나오고 나서 당선증 받으러 갔을 때 만났다. 축하한다고 말했다."

- 이전 야당일 때와 지금 여당일 때를 비교하면, 당선 뒤 주민들의 반응에 차이가 있나.
"크게 다르지 않다. 꾸준히 저를 지지하든 분들은 당을 떠나 나를 신뢰한다고 본다. 주민들은 내가 더 많은 일을 해주길 바란다."

- 새누리 부산시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는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당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선거가 치러졌다. 크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았다. 지금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몇몇 다른 후보 지원 유세를 하는 정도였고, 공동 기자회견을 할 때도 있었다."

- 새누리당의 현역 교체가 부산에선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쇄신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맞는 말이다. 절차적 민주주의를 통해서 후보 선정을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새누리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자신들의 계파적 이해관계를 넘어서 당의 승리를 위해 헌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이길 수 있는, 이기는 후보를 잘 선출해 내는 게 당 지도부가 해야 할 일이다. 단순히 상향식 공천이라 했지만 부산은 현역 물갈이 제로(0)였다. 상향식 명분에 집착하다 보니 오히려 본선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비판이 있었다. 과감한 공천 개혁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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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조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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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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