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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공대위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유성기업 공대위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 오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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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6시. 청계천 모전교 앞에서 5차 민중총궐기 마무리 집회를 마치고 나선 약 200여 명의 일부 집회 참가자가 유성기업 노조원들이 농성하고 있는 시청 광장을 향해 행진을 시도했다. 그러자 경찰은 무교로에서 행진 대오를 막아서며 해산을 요구했다. 서울광장까지 집회 및 행진 신고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노동당 경기도당, 청소년 정의당, 노동자연대를 비롯한 일부 행진 대오들은 무교로의 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대오를 인도로 밀었고, 행진 대오는 "폭력경찰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행진 대오는 7시 20분 경, 시청광장에서 농성중이던 유성기업 노동자들과 합류했다.

시청광장에서는 농성 중이던 유성기업 공대위 주도로 '한광호 열사 추모 및 동양시멘트 노동자 투쟁 400일 문화제'가 진행됐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23일 시청광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한광호씨의 분향소를 설치하려다 저지당한 후 4일 째 시청광장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노동당 구교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정태효 목사는 "창조경제라고 이렇게 이야기 했던 분이 있는데, 노조 파괴를 창조적으로 했다"며 "노동의 착취를 당하고 있는 이 속에서 이것은 나 한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홍종인 유성기업지회 조합원은 "새벽에 너무 추워 침낭을 덮으려 해도 경찰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빼앗아 간다"며 말을 이었다.

"어제는 그나마 몸을 녹이기 위해서 쓰레기 봉투를 샀습니다. 그런 쓰레기 봉투마저도 뺏아갑니다. 항의했더니 결국 돌려줬지만, 우리 노동자들이 이곳에서 결국 쓰레기 봉투 안에 들어가야지만이 눈감아주는 이런 더러운 인간 취급도 못받는 쓰레기같은 존재가 됐습니다. 이런데 어떻게 안 죽겠습니까.

현장에서 매일같이 체증당하고 그로 인해서 고소 고발 경고장 징계 법정에 드나들고 죄인 취급 받는데 어떻게 스스로 목숨을 안 끊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곳에서 한광호 동지의 영정 사진을 볼 때마다 울분이 터집니다.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단 생각도 가끔가다 듭니다. 이게 본심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죽으라면 죽겠다. 하지만 우리 한광호 열사(를 위해) 이 자리에 분향소를 차려야겠다. 이 동지가 스스로 죽음으로 몰아갔던 그 심정을 생각한다면 그 뜻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분향소를 차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 죽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도 사람답게 인정받으면서 살고 싶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안영철 동양시멘트지부 사무국장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정규직 판정을 받자마자 101명의 노동자가 길거리로 나앉았다. 동양시멘트를 인수한 삼표자본은 어떤 해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한광호 열사 정신계승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오는 30일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태그:#유성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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