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오리온은 무려 14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오리온을 이끄는 추일승 감독은 감독 생활 이래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오리온은 물론이고 추일승 감독에게도 우승이 절실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리온 입장에서는 지난 19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 원정 승부가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하지만 오리온은 4쿼터에 역전패를 당하면서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오리온에 1차전 대역전패를 안긴 가장 큰 요인으로는 김민구의 4쿼터 3점포 두 방을 꼽을 수 있다. 김민구의 3점포는 분명 오리온에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김민구의 3점만큼이나 오리온에 큰 치명타를 남긴 것이 있다. 주전 포인트가드 조 잭슨의 파울 관리 실패다. 잭슨의 파울 관리 실패는 김민구의 3점 두 방에 버금갈 정도로 오리온에 큰 타격이 됐다.

화려한 공격력에 가려져 있지만 잭슨은 사실 수비 능력 역시 뛰어난 선수다. 또한 파울 관리에 능하기도 하다. 잭슨은 정규시즌 당시 평균 21분여를 뛰면서 경기 당 1.6개의 파울만을 범했다. 정규시즌 54경기에서 잭슨이 3개 이상의 파울을 범한 경우는 총 11경기에 불과했다.

잭슨 있을 때와 없을 때, 너무 다른 오리온

오리온은 잭슨이 2개 이하의 파울을 범한 43경기에서 30승 13패 승률 0.698의 호성적을 올렸다. 특히 잭슨은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매 경기마다 2개 이하의 파울을 범했고 그 3경기에서 오리온은 모두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잭슨이 파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치거나 오랜 시간 코트에서 활약하지 못한 경기에서는 오리온의 승률이 매우 좋지 않았다. 오리온은 정규시즌 당시 잭슨이 3개 이상의 파울을 범한 11경기에서 2승 9패에 그쳤다. 잭슨이 파울 관리 실패로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현민, 한호빈, 정재홍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했지만 토종 포인트가드들은 좀처럼 잭슨의 공백을 커버하지 못했다.

실제로 챔피언 결정전 1차전 2쿼터까지만 하더라도 잭슨과 오리온은 희망적이었다. 잭슨은 2쿼터까지 단 한 개의 파울도 범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리온은 2쿼터까지 34-26으로 8점을 앞섰다. 2쿼터까지 6점에 그친 잭슨은 3쿼터에 무려 12점을 올리며 오리온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너무 신이 난 탓일까? 잭슨은 3쿼터에만 무려 4개의 파울을 범하고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잭슨의 3쿼터 4반칙으로 인해 추일승 감독은 4쿼터에 잭슨을 투입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잭슨 대신 코트에 투입된 포인트가드는 이현민이었다. 공교롭게도 3쿼터까지 59-54로 리드한 오리온은 잭슨이 벤치에 앉은 4쿼터 7분 동안 KCC에 66-69로 역전 당했다. 이현민은 중요한 순간에 추가 자유투 허용과 턴오버를 범하면서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추일승 감독은 4쿼터 3분을 남기고 잭슨을 투입했지만 이미 상황은 기운 뒤였다. 2분 30초여를 뛴 잭슨은 경기 종료 29초를 남기고 5반칙을 범하면서 코트를 물러났다.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28분 가량을 뛴 잭슨은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불과 21분을 뛰는데 그쳤고 오리온은 1차전을 패배로 마무리했다.

잭슨의 파울 관리, 2차전 변수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오리온은 가드 포지션이 가장 큰 약점인 팀이었다. 그리고 그 약점을 메꾸기 위해 잭슨을 영입했다. 잭슨의 가세로 가드 포지션이 강화된 오리온은 양동근이 버틴 모비스를 꺾고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하지만 잭슨의 존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잭슨이 코트에 있을 때는 오리온의 포워드 군단이 그들이 가진 능력 이상을 발휘한다. 그러나 잭슨이 벤치에 있고 이현민, 한호빈, 정재홍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할 때는 오리온의 전력이 크게 약화되어 버리곤 한다.

14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노리는 오리온 입장에서도, 감독 생활 이래 첫 우승에 도전하는 추일승 감독에게도 잭슨의 파울 관리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1차전에서 파울 관리 실패로 오리온의 대역전패를 지켜보고 만 잭슨이 21일 열릴 2차전에서는 파울 관리를 효과적으로 해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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