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이준익 감독과 출연 배우들이 100만 돌파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동주> 이준익 감독과 출연 배우들이 100만 돌파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 메가박스㈜플러스엠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귀향>이 지난 12일, 300만 명을 돌파했다. 같은 날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 <동주>는 100만을 넘어섰다. 두 영화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저예산으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 작품의 동시 흥행은 대기업 자본이 장악한 영화시장에서 저예산 영화의 승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귀향>은 개봉 18일 차인 지난 12일 하루 14만을 추가해 누적 관객 303만 명을 기록했다. 개봉 25일 차인 <동주>는 하루 2만4000명을 추가하며 101만을 기록했다. 순제작비 26억 원과 5억 원으로 만들어진 두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각각 관객 60만 명과 30만 명 정도였다.

저예산 영화의 특성상 대기업 상영관이 자사 투자나 배급이 아닌 상태에서 스크린 배정에 인색한 게 일반적이라 개봉 전에는 흥행 전망이 불투명했었다. 하지만 관객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대기업이 스크린을 열었고 이후 입소문을 통해 영화가 흥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영화의 흥행은 천만 영화 이상으로 값지다. 스크린 독과점을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인위적 관객몰이가 일상화된 상태에서 <귀향> 300만 명과 <동주> 100만 명은 순도 높은 흥행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해 한국영화 수익률의 경우와 비교할 때 두 작품 흥행은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해 10억 원 미만 저예산 영화의 경우 수익률은? -42.4%였다. 평균제작비(52억 원) 미만 영화의 경우 수익률은? -56.9%로 더 떨어진다. 손해를 보는 게 일반적인 저예산 영화의 현실에서 <귀향>과 <동주>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흥행한 것은 그만큼 가치가 상당하다.

이슈와 맞물린 민족사적 아픔

 <귀향>과 <동주> 포스터

<귀향>과 <동주> 포스터 ⓒ 메가박스㈜플러스엠, 와우픽쳐스


<귀향>의 경우, 영화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단점이 주목받기 보다는 고통당한 분들의 마음을 잘 위로했다는 정서가 퍼지면서 흥행에 탄력을 받았다. 개봉 17일간 박스오피스 1위의 자리를 지켰다. 300만을 넘긴 12일 개봉 후 처음으로 한 계단 내려서 2위를 차지했다. 한국영화 원로인 정진우 감독은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과 위로하는 마음을 잘 담았고, 그래서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고 평가했다.

<동주>는 윤동주의 생애와 함께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혁명가 송몽규의 존재를 부탁시켰다. 국민시인으로 자리 잡은 윤동주의 시 세계와 흑백화면으로 표현된 영상은 감성을 자극하며 일제 강점기의 아픈 현실을 잘 전달했다. 천만 영화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저예산 영화로 역량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의미 깊게 다가온 작품이다. 스크린 지원 없이 철저히 작품성으로 대결했고,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냈기 때문이다.

특히 두 작품은 최근 박근혜정부의 위안부 문제 굴욕 협상 등이 이슈화 되며 더욱 관심을 끌었다. 3·1절을 앞둔 개봉 시기도 흥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민족사적 아픔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꾸준한 상영을 통한 흥행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귀향 동주 위안부 윤동주 저예산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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