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팀 다 아쉬운 무승부 지난 2일 오후 일본 오사카 긴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1-1로 경기가 끝나자 양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 양팀 다 아쉬운 무승부 지난 2일 오후 일본 오사카 긴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1-1로 경기가 끝나자 양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개최국 일본은 그야말로 배수의 진을 치고 나왔다.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 월드컵 최근 두 대회를 치르며 '우승(2011년)-준우승(2015년)'의 위업을 이룬 바 있기에 일본은 여자축구 무대에서 최고의 실력자로 인정받은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너무나 달라졌다. 매우 유리한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 예선에서 쓴잔을 마시고 있다. 한 수 아래라 여겼던 한국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했으니, 그녀들은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지난 2일 오후 7시 35분 일본 오사카에 있는 긴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 리우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2차전에 나섰다. 대표팀은 일본과의 맞수 대결에서 골잡이 정설빈의 극적인 동점 골에 힘입어 1-1로 비겼다.

페널티킥 선취골 기회 놓친 지소연

아쉬운 지소연 지난 2일 오후 일본 오사카 긴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1-1로 경기가 끝나자 지소연이 아쉬워하고 있다.

▲ 아쉬운 지소연 지난 2일 오후 일본 오사카 긴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1-1로 경기가 끝나자 지소연이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호주와의 예선 첫 경기에서 1-3으로 완패당한 일본은 한국을 상대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는 부담을 안고 경기를 시작했다. 야박하게도 올림픽 본선에 나갈 수 있는 아시아 초대권이 겨우 2장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은 경기 시작 후 4분 만에 골대 불운을 겪었다. 공격형 미드필더 요코야마 구미의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이 한국 골키퍼 김정미의 키를 살짝 넘어서 크로스바를 때렸다. 이번 예선 대회 개최국이기도 한 일본에 얼마나 운이 따르지 않는가를 말해주는 장면이었다.

39분. 주장 완장을 찬 일본의 미야마 아야의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미드필더 가와무라 유리의 위력적인 헤더가 또 한 번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왼쪽 기둥을 벗어나고 말았다.

태극낭자들의 끈질긴 수비력 때문에 골을 뽑아내지 못한 일본. 후반전 시작 후 비교적 이른 시간에 사사키 노리오 감독은 선수 교체의 결단을 내렸다. 58분에 슈퍼 서브 이와부치 마나를 들여보낸 것. 그녀는 간판 골잡이 오기미 유키와 나란히 투 톱을 형성하며 한국 수비 라인에 부담을 가중하기 시작했다.

이에 윤덕여 감독도 67분에 오른쪽 풀백 서현숙을 불러들이고 공격형 미드필더 전가을을 들여보내며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장슬기를 풀백으로 내리고 전가을을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게 하는 과감한 공격적 조치였다.

그리고 2분 뒤에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슈퍼 서브 전가을이 논스톱으로 올린 크로스 상황에서 이금민과 몸싸움을 벌이던 일본 수비수 긴가 유카리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다. 안나-마리 케이글리(뉴질랜드) 주심이 바로 앞에서 보고 있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이 절호의 기회에서 11m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주인공은 지소연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오른발 인사이드킥은 일본 골키퍼 후쿠모토 미호가 왼쪽으로 몸을 날려 쳐내고 말았다. 그렇다고 태극낭자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준비한 역습을 침착하게 전개하는 일이 더 남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어이없는 실점... 3분 뒤 극적인 동점골

정설빈, '이건 골이야' 지난 2일 오후 일본 오사카 긴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정설빈이 골을 넣고 있다.

▲ 정설빈, '이건 골이야' 지난 2일 오후 일본 오사카 긴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정설빈이 골을 넣고 있다. ⓒ 연합뉴스


아무리 그래도 태극낭자들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84분에 어이없는 골을 내주고 말았다. 가와스미 나호미의 오른쪽 크로스가 우리 골문 앞으로 날아왔을 때 믿었던 골키퍼 김정미가 공을 제대로 쳐내지 못했고 그 뒤에서 멋모르고 기다리던 가와부치 마나의 헤더 선취골이 터진 것이다.

후반전 우리 선수들의 경기 운영이 돋보였던 것을 고려하면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3분 뒤에 극적인 동점 골이 터진 것이다. 장슬기가 오른쪽 크로스를 완만하게 올렸을 때 일본 골키퍼 후쿠모토 미호가 과감하게 달려 나와 잡았지만 착지하면서 동료 수비수와 부딪치며 공을 흘렸다. 이 기회를 한국 골잡이 정설빈이 놓치지 않고 오른발 돌려차기로 멋지게 성공시킨 것이다.

정설빈은 이 극적인 골로 2경기 연속골 행진을 이어나가며 윤덕여호가 그녀를 얼마나 믿고 있는가 잘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후반전 추가 시간까지 5분 정도의 시간이 이어졌지만, 승리의 여신은 어느 쪽에도 미소 짓지 않았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친 일본의 표정은 더욱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두 경기를 치르며 겨우 승점 1점을 따내는 데 그쳤다. 반면에 태극낭자들은 1위 후보 일본의 발목을 잡고 승점을 1점이라도 따냈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제 태극낭자들은 오는 4일 금요일 오후 7시 35분, 얀마 스타디움에서 2연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강팀 호주와 만나게 된다. 윤덕여호로서는 일본과 베트남을 차례로 상대하며 무려 12골을 터뜨린 호주의 득점력을 어떻게 막아내느냐 하는 점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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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2016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예선 결과(2일 오후 7시 39분, 긴조 스타디움-오사카)

★ 한국 1-1 일본 [득점 : 정설빈(87분) / 가와부치 마나(84분,도움-가와스미 나호미)]

◎ 한국 선수들
FW : 정설빈
AMF : 이금민, 지소연, 이민아(25분-경고/77분↔이소담), 장슬기
DMF : 조소현
DF : 김수연, 황보람, 김도연, 서현숙(67분↔전가을)
GK : 김정미

★ 북한 1-1 중국
★ 호주 9-0 베트남

◇ 현재 순위표(2위까지 리우올림픽 본선 진출)
호주 6점 2승 12득점 1실점 +11
중국 4점 1승 1무 3득점 1실점 +2
한국 2점 2무 2득점 2실점 0
북한 2점 2무 2득점 2실점 0
일본 1점 1무 1패 2득점 4실점 -2
베트남 0점 2패 0득점 11실점 -11
여자축구 한일전 리우올림픽 지소연 정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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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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