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김광진, 5시간 33분 필리버스터 "발바닥이 아팠다"
ⓒ 오마이TV

관련영상보기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테러방지법 의결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던 도중 목을 축이고 있다.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테러방지법 의결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던 도중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어쩌다보니 오늘(23일) 한 끼도 못 먹었다."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오전 0시 39분 발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몇 가지 준비한 자료를 못 챙겨와 그 내용들을 더 말할 수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전날(23일) 오후 7시 6분 무제한 토론을 시작한 김 의원은 5시간 33분 동안 새누리당이 만든 테러방지법의 문제를 지적하고,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비판했다. 무제한 토론을 마친 뒤 국회 본회의장을 나온 김 의원은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못 먹은 끼니를 때우고 동료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여유를 보였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무리없이 답했다.

"첫 주자라는 기록에 의미를 둘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김 의원은 수차례 "테러방지법을 국민들이 많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에는 "정자세로 서 있다보니 발바닥이 아프더라"며 "화장실이나 배고픈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아래는 김 의원이 기자들과 나눈 대화 가운데 일부 내용이다.

"텅 빈 새누리당 자리, 탓하지 않아"

2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테러방지법 의결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자정을 넘겨 총 5시간 33분의 긴 연설을 마친 후 이종걸 원내대표 등과 인사하고 있다.
 2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테러방지법 의결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자정을 넘겨 총 5시간 33분의 긴 연설을 마친 후 이종걸 원내대표 등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 5시간 33분 동안 무제한 토론을 진행했다. 지금 기분은.
"몇 가지 준비한 자료가 더 있는데 자료를 못 챙겨왔다. 그 내용들을 조금 더 말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단상 위에 서서 더 시간을 끌려고 했다면, 더 말할 수 있었겠지만 그건 국민들 보시기에 좋은 방식이 아니다. 준비한 것을 다 이야기하면 내려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단상에) 올라갔다."

- 첫 주자로서 역사적인 기록을 남기게 됐는데.
"기록에 의미를 둘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 법이 도대체 어떤 법이길래 이런 무제한 토론이란 제도까지 사용한 건가, 그걸 알아줬으면 한다."

- 첫 주자로서 부담감이 들진 않았나.
"어쨌든 제가 정보위에서 법안소위를 담당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많이 알고 있으니 처음 나서게 됐다."

- 이종걸 원내대표가 첫 주자로 지명한 건가, 아니면 자원한 건가.
"그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처음 필리버스터를 하자고 했을 때 자연스럽게 의견이 모아졌다. 의원 카톡방에서 테러방지법에 강하게 반대하는 의원 중 하나가 나였기 때문이다."

-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김광진 힘내라'가 오르기도 했다.
"그 관심만큼 테러방지법을 국민들이 많이 알게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장의 말을 빌리면 국가비상사태라고 할 정도의 상황 아닌가. 안보를 이유로 직권상정을 진행한 정 의장의 모습이 큰 염려를 낳았다. 테러방지법에는 결국 안보 때문에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겠냐는 걱정이 존재하는 건데, 이번 직권상정으로 그 모습이 여실하게 드러났다."

- 무제한 토론 도중 새누리당 의원들은 거의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
"특별히 탓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새누리당) 의원총회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 동료 의원들의 응원이 이어졌는데.
"하하. 누군가가 응원해주면 큰 힘이 되는 게 사실이다. (기침) 죄송합니다. 국회 본회의장 앞에 서면 작은 목소리도 다 들린다. 중간중간 물 마실 때 동료 의원들이 응원을 해줘 큰 힘이 됐다."

2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테러방지법 의결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자정을 넘겨 총 5시간 33분의 긴 연설을 마치고 있다. 이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1964년 4월20일 세운 국회 본회의 최장 발언 기록(5시간 19분)을 넘어선 것이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동료 의원인 김준연 의원의 구속동의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했다.
▲ 총 5시간 33분의 긴 연설 마친 김광진 의원 2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테러방지법 의결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자정을 넘겨 총 5시간 33분의 긴 연설을 마치고 있다. 이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1964년 4월20일 세운 국회 본회의 최장 발언 기록(5시간 19분)을 넘어선 것이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동료 의원인 김준연 의원의 구속동의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 끝나고 나와서 가장 먼저 뭘 했나.
"가장 먼저요?"

- 바나나 드셨다고….
"하하. 네. 어쩌다보니 오늘 시간이 애매해 한 끼도 못 먹었다. 뭘 좀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나왔다."

- 가장 힘들었던 점은.
"나오니까 많은 분들이 '화장실에 어서 가라'고 말하던데, 그 부분은 괜찮았다. 근데 정자세로 서 있다보니 발바닥이 아프더라."

- 배는 안 고팠나.
"그건 괜찮았다."

- 국회 정문 앞에서 '시민 필리버스터'가 진행되기도 했다(관련기사 : 시민도 필리버스터, 국회 정문 앞 '무제한 연설').
"국민들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본인의 의견을 표출하는 건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이다. 테러방지법 논란이 민중집회에 참석한 시민들 걱정에서 시작됐는데, 앞으로 대한민국이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출을 옥죄지 않는 민주주의 국가가 됐으면 한다."


태그:#필리버스터, #무제한 토론, #테러방지법, #김광진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만 살아가는 사람처럼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