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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5일, 알바노조 이혜정 비상대책위원장이 자택 앞에서 체포당한 일이 있었다. 체포 사유는 일반교통방해와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 공모였다. 비상대책위원장은 그 자리에서 휴대폰을 빼앗겼다. 이어 갖고 있던 마스크, 알바노조 조끼 등 소지품도 빼앗겼다.

분노한 알바노조 조합원들은 비상대책위원장이 체포된 서울 마포경찰서 앞에서 석방을 요구하는 문화제를 매일 열었다.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오전 7시경에야 석방될 수 있었다. 비대위원장의 휴대폰은 석방 후 며칠이 지나서야 돌려받을 수 있었다.

1차 민중총궐기 당시 공권력의 폭력 진압은 큰 이슈가 됐다. 하지만 그 이후에 벌어지고 있는 경찰의 치졸한 수사방식은 아직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혜정 비대위원장의 체포 이후로, 경찰은 알바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집중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알바노조뿐만이 아니다. 1차 민중총궐기 당시 깃발을 들고 참가한 단체에도 과도한 출석요구서 발송 등 집요한 수사방식이 통용되고 있다. 이 글에서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알바노조 조합원들이 공권력을 탄압을 어떻게 받고 있는지 알리려 한다. 이런 식의 탄압은 알바노조가 출범한 이래 처음이다.

"이름이 예뻐서 전화해봤다, 민중총궐기 참여했나"

 이름이 예뻐서 전화해봤다는 경찰, 정말 황당하다.
 이름이 예뻐서 전화해봤다는 경찰, 정말 황당하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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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1차 민중총궐기에 참석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내거나 연락을 취한 경우가 매우 많다. 알바노조 대구지부의 A조합원의 경우 '이름이 예뻐서 전화해봤다'며, 1차 민중총궐기에 참석하지 않았느냐는 경찰의 전화를 받았다. 경찰들의 수사 매뉴얼이 어떻게 되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울산지부에서는 당일 서울 근처에도 가지 않았던 B조합원에게 출석 요구서를 몇 통이나 보낸 사례가 있다. 또한 1차 민중총궐기 참석 건으로 조사를 받으러 간 같은 지부 C조합원은 경찰로부터 'B조합원 좀 출석하게 해달라'는 황당한 부탁을 받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하지도 않은 조합원들이 대거 출석 요구를 받는 상황은 알바노조 출범 이래 처음 겪는 일이다.

울산지부와 부산지부에서는 집회에 처음 참가한 조합원에게도 일반교통방해를 명목으로 출석 요구서가 날아왔다. 보통은 이전에 연행당한 기록이 있거나, 집회에 몇 차례 참여했던 사람들 위주로 출석 요구서가 도착한다. (물론 이런 식의 혐의를 확정 짓는 수사도 부당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엔 1차 민중총궐기에 참석한 참여자들 대부분에게 출석 요구서가 도착했다. 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출석 요구서를 남발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할 지경이다.

 인편으로 보내온 출석요구서
 인편으로 보내온 출석요구서
ⓒ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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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사례는 더욱 많다. 전화나 서면으로 출석을 요구하지 않고 곧바로 경찰이 집으로 찾아오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알바노조 울산지부의 경우 경찰이 몇 차례나 집을 찾아왔고, 우편으로 보내도 되는 출석 요구서를 굳이 집까지 찾아와서 우편함에 꽂아 넣고 갔다. 후에, 출석 날짜를 잡기 위해 C조합원과 통화하던 울산 남부경찰서의 아무개 경찰은 "그 집에 아무도 살지 않느냐, 찾아가 봤는데 아무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경찰청 범죄수사규칙 제54조에 따르면 출석을 요구할 때는 출석요구서를 발부해야 하며, 긴급성을 요하는 때 전화·팩스·전자우편·문자메시지(SMS) 등으로 출석 요구를 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울산 경찰은 긴급한 상황이 아님에도 조합원의 집에 직접 방문했다. 이는 사생활 침해로 볼 수도 있다.

울산지부의 조합원들은 한동안 경찰이 귀갓길에 숨어있다 나를 체포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해야만 했다. 혐의가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마치 범법자 취급을 하는 경찰의 태도에 기가 찰 노릇이었다.

대구에서 본 경찰이 서울까지 쫓아오기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 강화하는 경찰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노동개혁 등 박근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규탄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도로를 점거한 채 광화문광장으로 이동을 준비하자, 경찰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대비하고 있다.
▲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 강화하는 경찰 1차 민중총궐기가 열린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도로를 점거한 채 광화문광장으로 이동을 준비하자, 경찰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대비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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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억압당하는 사례도 있다. 2차 민중총궐기에 참석했던 알바노조 대구지부의 D조합원은 대학 총학생회에서 활동한다는 이유로 자신을 사찰한 경찰이 서울까지 쫓아왔다고 주장했다. 이 조합원에 따르면 해당 경찰은 대구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할 때마다 자신을 감시했다고 한다.

또 1차 민중총궐기가 끝난 후 해당 경찰은 D조합원뿐 아니라 그의 주변 조합원들의 연락처까지 휴대폰에 저장했다. 이 사실은 조합원들의 휴대폰 메신저에 해당 경찰이 번호를 저장했다는 알림이 뜨면서 밝혀졌다. 얼굴 한번 마주하지 않은 경찰이 조합원들의 번호를 어떻게 알고 저장한 건지는 알 길이 없다. 울산지부에서도 몇 해 전 총학생회 활동을 했던 조합원이 경찰에게 일상적으로 사찰을 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들은 1차 민중총궐기에 참여했을 것 같은 사람들의 개인 SNS를 살피는 등 일상을 사찰하고 있다. 일어날지도 모르는 공모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아직 혐의가 밝혀지지도 않은 자들의 휴대폰을 뺏고, 체포하고, 집에 찾아오고, 사적 공간인 SNS를 염탐한다.

이렇게 우리의 일상이 하나하나 공권력에 장악 당해도 가만히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왜냐고? 이런 식으로 수사를 하는 경찰이 그 어떤 제지도 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조합원들은 민중총궐기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혹은 민중총궐기에 참석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일상을 감시당하고 있다.

우리들의 목소리를 이렇게 탄압하는 공권력은 대체 뭐가 그렇게 무서운 것일까? 사람들이 거리에 모이는 것? 현 정권의 민낯을 공개하는 것?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

알바노조 울산지부 조합원을 1차 민중총궐기 참석 건으로 수사한 아무개 경찰은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위에서 시키니까 하는 일이라고. 졸지에 공안정국이 된 2015년 현재의 모습이 그 경찰의 말에서 드러난다.

1차 민중 총궐기 때 백남기씨에게 물대포를 집중적으로 발사한 경찰들도 아마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수많은 책임 당사자들은 지금의 상황을 회피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시민들은 점차 자신의 일상을 침탈당하고, 목소리를 낼 창구를 빼앗기고 말 것이다. 알바노조는 계속해서 이런 상황을 폭로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우새하 기자는 알바노조 조합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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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알바노동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2013년 7월 25일 설립신고를 내고 8월 6일 공식 출범했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인 시급 10,000원으로 인상, 근로기준법의 수준을 높이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알바인권선언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http://www.alb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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