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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준대형 신차 쉐보레 임팔라가 '없어 못 팔' 정도로 한국에서 인기가 높다. 12월 말 현재 1만 2000여명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지엠이 미국에서 가져와 판매하는 임팔라는 소비자들이 3개월 이상 기다려야 겨우 받을 수 있을 정도다.

이렇게 잘 나가는 임팔라는 미국에선 이미 유명한 차다. 2014년까지 전 세계에서 1600만대가 판매된 임팔라는 말 그대로 글로벌 베스트 셀 카다. 1958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반세기 넘게 인기를 얻은 지엠(GM)의 대표 차종이다. 한국에 수입되는 임팔라는 2013년 '풀 체인지'된 10세대 차량이다. 작년에 북미시장에서 14만 280대가 판매돼 세단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그래서 임팔라 국내 출시에 한국 소비자들의 기대가 많았다. 특히 가격대도 저렴해 국내 출시 이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해외에선 2만 7670~3만 895달러에 팔리는데, 국내에선 3409~3951만원대다. 관세ㆍ물류비ㆍ개조비 등을 감안하면 저렴하다. 차체 길이가 5m를 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부터 아슬란, 제네시스와 경쟁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시장 반응이 좋다.

문제는 임팔라 물량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국내서 팔리는 임팔라는 캐나다 오샤와공장과 디트로이트 햅트리믹 공장 등에서 생산돼 평택항으로 들어온다. 이로 인해 수요를 제 때 맞추지 못한다.

임팔라의 국내 판매 실적은 파도를 탄다. 한국지엠은 지난 11월 한 달 동안 839대밖에 팔지 못했다. 10월 1499대보다 44%나 감소한 실적이다.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9월에도 1500대 가량을 판매했다. 북미에서 생산된 차량의 입항이 늦어져 출고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2월 말 현재 임팔라 구매 예약자는 1만 20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적어도 3개월 이상 기다려야 임팔라를 탈 수 있다.

쉐보레 임팔라.<제공 : 한국지엠>
 쉐보레 임팔라.<제공 : 한국지엠>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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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불안 해소와 준대형 시장 공략 가능한데

한국지엠 노동자들은 회사가 준대형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만큼, 임팔라의 국내 생산을 요구해왔다.

지엠의 기술력으로 만들어 국내에 내놓은 중형 세단 알페온은 문제가 많았다. 미국과 중국에선 쉐보레보다 한 단계 고급인 차종으로 통하는 뷰익으로 잘 팔렸으나, 국내에선 반응이 좋지 않았다.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기본적 사양도 정착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트렁크에 골프백 한 개도 여유 있게 들어가질 않아 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다. 뷰익이 아닌, 독립 브랜드와 로고를 사용했고, 여기다 소비자들의 예상 기대가격보다 200만~300만원이나 높게 출시됐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회장은 임팔라 출시 후 3개월간 판매 추이를 살핀 뒤 부평공장 생산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3개월이 경과했지만, 한국지엠은 임팔라 생산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엠이 한국지엠에서 임팔라를 생산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지엠 노동자들은 임팔라 국내 생산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엠은 '비지니스 케이스(=경제성)'를 이유로 부정적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엠 글로벌 생산 총괄 부사장 제임스 델루카와 고남권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은 지난 17일 면담했다. 이 면담에서 최근 보도(관련기사-지엠, 한국지엠 생산물량 단계적 감축 계획)된 한국지엠 생산물량 축소 계획 의혹과 임팔라 국내 생산 등을 논의했다.

델루카 부사장은 한국지엠 생산물량 축소 계획 의혹과 관련해 "전 세계 공장의 절반 정도가 최대 가동치보다 낮게 유지되고 있고, 기자들은 작은 조각을 가지고 기사를 쓴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또한 델루카 부사장은 노조의 임팔라 국내 생산 요구에 대해 "임팔라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생산되는데, 세 번째 생산기지 투자 여부를 보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케이스를 봐야하고, 이를 위해선 물량이 충분한지, 장기적으로 물량 조달이 될지, 이 차량의 생산주기까지 장기적으로 투자가치가 있을지 봐야한다. 이것이 비즈니스 케이스를 결정하는 데 주요하게 작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한국지엠은 국가기간산업으로 인천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만큼 1월 중순까지 확실한 답을 달라"고 요구했다.

노조, 고용불안 해소 투쟁 예고

임팔라가 국내에서 생산돼 판매된다면 지엠과 한국지엠에 공히 이익이 돌아갈 공산이 크다. 한국지엠 본사가 있는 부평공장의 생산물량이 감소하고 있는데, 임팔라를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면 고용불안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군산공장과 함께 부평공장에서도 고용불안 문제가 대두되면서, 노조는 새해부터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3일 확대간부합동회의를 열고 엔진구동과 부평공장 승용공장을 중심으로 내년 초부터 투쟁을 전개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노조는 생산물량 감소에 따른 고용불안 문제가 가시화되는 만큼, 외주로 생산하던 엔진 물량을 다시 직접 생산하라고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또한 군산공장의 생산물량 감소에 대해선 고용안정특별대책위원회에서 논의해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군산공장은 지엠의 쉐보레 유럽 철수 결정으로 몇 년 전부터 고용이 불안한 상태다. 1교대 체제로 운영되고, 상당수 비정규직도 일터를 떠나야만 했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현장발의로 투쟁이 제안됐고, 이에 대해 검토를 하자는 취지로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국지엠, #쉐보레 임팔라, #한국지엠 생산물량, #델루카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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