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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적경제 분야의 화두 중 하나는 마을공동체와의 통합이다. 지난 2011년부터 서울시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지역 현안들을 주민들이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마을 단위의 소규모 공동체의 복원을 지원해 왔는데, 바로 그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의 통합이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얼핏 생각해보면 전혀 다를 것 같은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 왜 이 두 분야는 통합을 고민하고 있는 것일까?

사회적경제는 뭐고, 마을공동체는 뭐야?

성북구에서는 이미 실험 중이다
▲ 성북구 마을사회적경제 센터 성북구에서는 이미 실험 중이다
ⓒ 이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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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통합이 거론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주민들의 편의성 때문이다. 사실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구분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조직을 꾸려가는 당사자나 두 분야를 일자리경제과와 자치행정과로 나누어 지원하는 관의 입장에서 보면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지만, 정작 일반 주민들에게 있어서 그 차이는 아주 미세하다.

예컨대 어떤 이가 현재 우리 사회의 육아 시스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에게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는 매우 흥미로울 수 있다. 두 분야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혹은 가정에서의 보육이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가, 마을이 아이를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나 품앗이라는 대안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가 공동육아나 품앗이에 관심이 생겨서 그와 관련된 자료를 찾기 시작한다면 그는 십중팔구 헷갈릴 가능성이 높다. 공동육아와 품앗이 개념부터가 생소한데 그 두 분야는 각기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으로 운영해서 공동육아는 사회적경제이고, 동아리 형식으로 운영해서 품앗이는 마을공동체라고 하지만 그 경계는 애매모호하다. 

또한 지역에서 유기농 재료들만 가지고 찬거리를 만드는 모임이 있다고 하자. 그들은 찬거리를 만들어 경로원이나 지역아동센터 등에 가져다주며 봉사활동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역에서 가끔 열리는 장터에도 참여해 수익을 내어 불우이웃을 돕기도 한다. 그럼 이들은 경제행위를 했으니 사회적경제 틀로 이끌어야 하는 것일까? 아님 동아리 개념으로 마을공동체의 일원으로 봐야 하는 걸까?

결국 위와 같은 사례들은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경계가 때로는 종이 한 장 차이임을 보여준다. 물론 각 분야에 특화된 사례들도 있지만 범위가 일정한 지역으로 한정되는 경우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경계는 불분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지역의 문제를 지역의 자원을 이용하여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두 분야는 일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 홍보, 교육, 상담 등의 부분에서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사업이 변별력을 갖지 못하고 중복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목적 및 운영 메커니즘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즉, 신뢰와 협동이 사회적경제의 핵심요소인 동시에 마을공동체의 기본 조건인 이상 일반 주민들에게 두 분야의 통합은 당연한 수순이다.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통합

통합을 위한 노력
▲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 한마당 통합을 위한 노력
ⓒ 이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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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통합이 거론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현재 두 분야가 직면해 있는 한계와 관계가 깊다.

우선 사회적경제를 보자.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 발효 이후 사회적경제는 폭발적인 성장을 해왔다. 2015년 11월 현재 협동조합은 8241개로 하루 7~8개 꼴로 설립되고 있으며, 다른 사회적경제 관련 조직들 역시 양적으로 꾸준히 성장하여(2014년 기준으로 인증사회적기업(1423개), 예비사회적기업(1466개), 마을기업(1297개)),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고용 인원만도 5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와 같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사회적경제는 분명한 한계를 지닌다. 과거 산업화와 함께 동반 성장을 이룬 서구의 사회적경제와 달리,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과 사회복지 서비스 전달체계 개선이라는 제한적인 목적을 갖고 국가 주도로 출발하면서 사회적 가치보다는 사업성에 집중하는 등 내실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끊기면 그 존립여부가 불투명한 것이 현재 우리 사회적경제의 냉엄한 현실이다.

이는 마을공동체 역시 마찬가지이다. 혹자들은 마을이 예전부터 있어 왔다며 관의 지원과 상관없이도 그 지속가능성을 낙관하지만, 산업화 이후 공동체가 붕괴되어버린 우리의 역사를 감안할 때 현재의 마을공동체는 언제든지 신기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단지 같은 지역의 같은 생각을 매개로 한 현재의 마을공동체는 농사를 매개로 구성원들의 삶이 얽혀 있었던 전근대와 비교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두 분야의 통합이 주목되는 것은 그것이 바로 위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는 데 하나의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선순환 구조
▲ 지역 협동경제의 꿈 선순환 구조
ⓒ 김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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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에 있어서 마을공동체와의 통합은 곧 지역화 전략을 의미한다. 사회적경제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관의 지원이 끊기더라도 자사의 상품 혹은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한데 마을공동체와의 통합은 바로 그 근거를 제공해준다.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혁신형 사업을 펼치고 지역의 생산과 소비를 재조직함으로써 사회적경제 조직은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공공구매 활성화나 가치 지향성을 담보한 복지 서비스 등을 조직해 가면서 궁극적으로 지역 내 경제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사회적경제의 생존전략인 것이다.

반면 마을공동체는 사회적경제와의 통합을 통해 경제적 모형을 발굴해 냄으로써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결국 공동체가 뭉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것을 관의 지원이 아니라 자체적인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내야 한다.

예전 선조들이 당시의 경제활동이었던 농사를 매개로 경제공동체를 넘어 문화공동체를 만들었듯이, 단순히 동아리 활동이 아니라 경제적인 활동까지 포함하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결국 공동체가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다.

요컨대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통합은 이용자 편의성의 차원에서 주민들의 욕구를 반영하고 있으며, 또한 지속가능성의 확보 차원에서 주체들의 필요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함께강동'의 출범

강동구의 통합을 향한 첫걸음
▲ 사회적협동조합 함께강동 창립총회 강동구의 통합을 향한 첫걸음
ⓒ 강동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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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맥락으로 현재 전국 곳곳에서는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통합이 논의되어지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를 지원했던 서울시에서는 성북구 등 몇 개 구에서 이미 두 분야의 통합을 지원하고 있으며, 경기도의 경우는 '따복공동체지원센터'(따뜻하고 복된 공동체)를 설립하여 두 분야를 광역적인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기자가 살고 있는 서울시 강동구에서도 역시 이와 같은 통합에 대해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논의를 해왔는데 지난 9월 21일 창립총회를 열고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강동구의 사회적협동조합 '함께강동'은 민간 차원에서의 통합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사회적기업 3개소, 협동조합 8개소, 마을기업 2개소, 법인사업자-인큐베이팅 4개소, 시민단체 4개소, 마을공동체 2개소, 중간지원조직 2개소-가 참여한 '함께강동'의 창립은 사회적경제와 지역시민단체, 마을공동체 조직들과 연대와 협력의 가치에 동의하는 자영업자들 등 다양한 분야의 조직들이 함께 하는 강동구 최초 사례다. 앞서 언급한 두 분야의 통합이 과연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다음은 '함께강동'이 내건 설립취지에 나와 있는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 통합에 대한 일부분이다.

"사회적경제는 물질적 이익에 앞서 인간 중심의 가지 지향적 경제이념을 추구하고 있다. 마을공동체 또한 관계의 단절로 인한 소외를 극복하고 함께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 건설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연대와 협력에 기반한 경제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초기 건설 과정에 놓여 있는 사회적경제 조직들과 마을공동체 조직들이 건강한 사회적 가치를 유지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에 기초한 네트워크 위에서 공생의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통합은 매우 지난한 과정이다. 결코 같지 않은 두 분야가 합칠 수 있느냐는 직관적인 의구심 외에도, 행정적으로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는 일자리경제과와 자치행정과로 확연하게 갈라져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아직까지 관의 지원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구조 속에서 이와 같은 칸막이 행정은 두 분야의 통합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의 통합은 계속 논의되어야 한다. 주체의 필요와 열망이 존재하는 이상, 그것은 더 이상 회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통합 안에서 좀 더 나은 공동체를 꿈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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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지금은 비록 회사에 몸이 묶여 있지만 언제가는 꼭 공부를 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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