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은 사제들>의 한 장면.

영화 <검은 사제들>의 한 장면. ⓒ CJ 엔터테인먼트


모처럼 한국형 엑소시즘(퇴마)을 표방한 작품이 등장했다. 영화 <검은 사제들>의 시사가 열린 28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는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 및 장재현 감독이 참석해 영화 탄생 배경을 전했다.

영화는 강한 악령에 시달리는 한 소녀를 돕는 두 사제의 이야기를 그렸다. 가톨릭 신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고, 퇴마라는 낯선 소재를 선택한 것에 장재현 감독은 "가톨릭 또한 한국에 오래 전부터 있던 종교이고, 고전적인 방법으로 신부님들이 구마(퇴마)하는 모습을 영화적으로 그리고 싶었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희생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으려 했다"고 운을 뗐다.

주변 지인들 뿐 아니라 심지어 교단에서도 무시당하는 김 신부(김윤석 분)와 최 부제(강동원 분)의 캐릭터는 그렇게 탄생됐다. 장 감독은 "제목에 '검은'이라는 수식어가 들어간 이유 역시 세상을 구하는 아웃사이더를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여타 장르처럼 추격전이나 과감한 액션신 없이 이 영화는 밀폐된 공간에서 인물 간 심리 대결에 의존했다. 악마에 들린 소녀 영신(박소담 분)을 중심에 두고 김 신부와 최 부제가 갈등과 화해를 반목하는 부분이 영화의 백미다.

인물 설정에 대해 김윤석은 "평소 오컬트(초자연적 현상)에 관심이 많았고, 배우의 길 역시 구도자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집안이 독실한 가톨릭이기도 하고 신부님들을 보면서 위대한 선택을 하신 분이라고 생각해왔다, (영화를 위해) 개인적으로 친한 신부님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김윤석은 "김 신부가 외골수에 깡패라는 별명도 얻은 사람인데 실제로 그런 신부님들이 존재한다"며 "퇴마 의식을 진행했던 곳이 광주의 한 세트장이다, 한 달 동안 밀폐된 공간에서 하루에 12시간 이상 촬영해야 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땐 너무 영화적 설정이라 생각했다"던 강동원은 "실제로 신부님과 만나 대화하면서 라틴어가 사장된 말이 아닌 가톨릭에선 굉장히 중요한 언어라는 사실에 놀랐다"는 사연을 전했다. 그는 "평소 엑소시즘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가상의 이야기로만 여겼던) 영화가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삭발을 하는 등 과감한 연기를 선보인 박소담은 "악령 들린 장면을 위해 매번 현장에서 분장을 했는데 스스로는 너무 분장이 약한 거 같아 걱정했을 정도"라며 "오히려 주위에서 충분히 괴기스럽다며 말리셨다"고 사연을 전했다. 평소 무서운 영화를 잘 못 보는 성격이라는 박소담은 "이 역할을 하면서 내 몸과 정신이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 많이 했는데 다행히 컷이 끝날 때마다 아무렇지 않게 웃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검은 사제들>에 앞서 장대현 감독은 지난해 <12번째 보조사제>라는 단편 영화를 발표한 바 있다. 두 작품의 차별성을 설명하면서도 장 감독은 "기본 골격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벌어지는 진실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받아 김윤석은 "공동묘지를 제외하고 토지 면적 대비 십자가가 참 많은 나라가 한국"이라며 "<검은 사제들>로 배우들이 신부복을 입었지만, (특정 종교 이야기가 아닌) 결국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더불어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검은 사제들>은 오는 11월 5일 개봉한다.

 영화 <검은 사제들>의 한 장면.

영화 <검은 사제들>의 한 장면.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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