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을 만드는 세르반테스 돈키호테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

▲ 극을 만드는 세르반테스 돈키호테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 ⓒ 오디뮤지컬컴퍼니


국내 초연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가 마지막 공연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 작품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지난 7월 30일 첫 공연을 했고, 오는 11월 1일 마지막 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맨 오브 라만차>는 스페인의 황금세기 대표작가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뮤지컬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류정한, 조승우, 전미도, 린아, 정상훈, 김호영, 황만익 등이 출연하고 있다. 류정한은 <맨 오브 라만차> 초연을 함께했던 배우이고, 조승우는 이 작품을 보고 배우의 꿈을 키웠다고 알려졌다. 실력파 뮤지컬 배우들이 함께 공연하고 있어 화제이다.

스페인의 낯선 지하 감옥에 갇힌 작가 세르반테스. <맨 오브 라만차>는 세르반테스가 다른 죄수들에게 자신을 변론하기 위해 책의 내용을 극으로 풀어내는 극 중 극 형식이다. 마을의 지주 알론조 키하나가 정신이 돈 나머지 기사 돈키호테 되어, 그의 친구 산초와 모험을 떠나는 줄거리이다. 감옥에서 이뤄지는 극이기에 무대 자체가 바뀌는 신은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배우들의 몰입도 있는 연기와 노래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돈키호테와 알돈자, 돈키호테와 산초의 '케미'를 관람하는 재미가 있고 중간중간 다른 배우들의 익살을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가득하다.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로 1인 2역을 하는 배우 류정한, 조승우는 목소리 톤과 말투로 다른 배역에 차이를 둔다. 젊고 지적인 귀족이자 작가, 세무 담당 공무원 세르반테스. 그리고 정신 나간 기사 영감 돈키호테는 나이도, 생김새도, 분위기도 다르지만 꿈을 좇는 이상주의자라는 점에서 닮았다.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 현실에 경종을 울리다

 세르반테스의 메시지 현실과 꿈의 관계

▲ 세르반테스의 메시지 현실과 꿈의 관계 ⓒ 오디뮤지컬컴퍼니


"미쳐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미친 짓은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이라오."

어린이의 꿈에는 용기를 주지만 어른의 꿈은 외면하는 현실이다. 세르반테스의 메시지는, 그런 현실 속에 사는 관객에게 경종을 울린다.

그저 주인이 좋으니까 함께 여행을 떠나고 끝까지 옆에서 보좌하는 산초는, 이 꿈을 쫓는 여정에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산초는 순수한 마음으로 함께 나누는 우정을 보여준다. 극의 절정, 거울의 기사에 의해 돈키호테가 현실을 직시하는 장면은 관객에게 좌절감을 선사한다. 그러나 끝내 돈키호테의 마음을 간직하는 장면에서는 관객에게 희망과 안도감을 되돌려준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현실에 타협할 수밖에 없는 사회에, 꿈과 이상을 간직한 세르반테스가 던지는 메시지는 시공간을 초월한다.

뮤지컬 영역에서 관록 있는 경력을 쌓아온 두 배우(조승우/류정한)는 서로 다른 개성의 아우라를 풍기며 배역을 연기한다. 성악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노래 실력과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류정한, 감미로운 노래와 상황마다 적절한 애드리브로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배우 조승우의 공연은 일품이다.

또한, 그의 친구이자 여행 동반자인 산초의 연기도 배우마다 다른 매력이 있다. 뮤지컬 배우 김호영의 산초는 노래하는 목소리가 곱다. 귀여움에 방점을 둔 산초를 연기한다. 반면 정상훈 산초는 애드리브를 가미하여 관객과 소통하는 재미있는 산초이다.

꿈도 희망도 없는 밑바닥 삶을 연기하는 알돈자/둘시네아 역의 두 배우(전미도/린아)도 저마다의 개성으로 연기하고 노래한다. 알돈자의 처절한 모습을 연기하고 노래하는 장면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알돈자에서 둘시네아로 다시 태어나는 신에서는 흐뭇한 미소를 보내게 된다. 풍부한 성량으로 깊이 있게 노래하는 린아의 알돈자와, 배역을 든든하게 소화하는 전미도의 연기 중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뮤덕(뮤지컬 마니아)이 이 공연을 여러 번 관람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저 별을 향하여 그 꿈 가질 수 없다해도

▲ 저 별을 향하여 그 꿈 가질 수 없다해도 ⓒ 오디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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