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페라 앨범을 발표한 가수 박기영

팝페라 앨범을 발표한 가수 박기영 ⓒ 포츈엔터테인먼트


지난 2012년 tvN 서바이벌 프로그램 <오페라스타>에서 오페라 아리아를 멋지게 소화하며 우승을 차지했던 가수 박기영이 정식으로 팝페라에 도전했다. 3~4개월간 고심해서 곡을 고르고, 심혈을 기울여 녹음했다. 팝페라 테너 임형주의 프로듀서인 이상훈 음악감독이 그의 도전을 곁에서 도왔다.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스트라디움에서 박기영의 크로스오버 앨범 < A Primeira Festa(어 프리메이라 페스타, 첫 번째 축제라는 뜻) >의 음감회가 열렸다. 박기영은 이 자리에서 타이틀 곡 'Nella Fantasia(넬라 판타지아)'를 비롯해 '어느 멋진 날', 'Caruso(카루소)', 'Starry Wind(스타리 윈드)' 등을 차례로 들려줬다.

'Nella Fantasia(넬라 판타지아)'는 이번 앨범 중 박기영이 처음으로 녹음한 곡이다. 영화 <미션>에 등장했던 이 곡은 사라 브라이트만이 처음 부른 이후 많은 이들이 리메이크했다. "너무 많은 가수가 리메이크해서 부담감도 있었다"고 털어놓은 이상훈 음악감독은 "첫 녹음이었는데, 첫 소절에서 '됐다'고 생각했다. 가능성을 굉장히 많이 봤다"고 말했다.

평소 '넬라 판타지아'를 짝사랑했다는 박기영은 "임신과 출산, 육아에 힘쓸 때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의 '남격 합창단' 편으로 유명해져서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는데 어쩌지'하고 생각했다"면서 "너무나도 많이 알려진 곡이지만, 오랫동안 좋아한 곡이기에 선택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박기영의 목소리가 팝페라에 맞아 떨어지기까지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OST로 잘 알려진 '어느 멋진 날'은 일본 영화 및 드라마 OST 계의 거장인 요시마타 료의 연주곡 'The Whole Nine Yards(더 홀 나인 야즈)'를 원곡으로 한다. 원곡자의 승인을 얻고 가사를 확인받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이 곡의 가사는 박기영과 사촌 언니인 김선미씨가 함께 썼다.

이상훈 감독은 "좋은 노래는 멜로디만으로 가치가 있기 때문에 '가사가 들어가면 어떨까' 불안하기도 했다"면서 "내심 (원곡자의 승인이) 안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감독은 "대중가수가 클래식을 크로스오버하는 것은 처음이지 않나 싶다"면서 "클래식을 기반으로 하는 이들과는 다른 섬세한 폭이 있더라"고 뿌듯해 했다.

영어에 이탈리아어, 프랑스어까지 소화해야 했던 박기영은 자신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테너 진성원과 함께 부른 'Caruso(카루소)'에서는 나지막히 읊조리며 가사의 감성에 집중했고, 오페라 <카르멘>의 'Habanera(하바네라)'에서는 원음에서 한 옥타브를 과감히 내려서 노래를 시작했다. 그는 이 곡의 합창 부분까지 솔로로 소화했다.

"정서 전달의 도구 다를 뿐... 소리의 길은 하나"

 팝페라 앨범을 발표한 가수 박기영

ⓒ 포츈엔터테인먼트


"팝페라 앨범을 오랫동안 꿈꿔왔다"는 박기영은 <오페라스타> 이후 많은 이들에게 팝페라 앨범을 내보자는 제의를 받았다. 박기영은 "클래식 음악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처음부터 앨범을 내려던 것은 아니고, 자연스럽게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다. 물흐르듯이 자연스러운 과정에서 '결국 소리의 길은 하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상훈 감독은 정서를 전달하는 도구가 다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감독은 "클래식 음악은 기록의 측면이 있는데, 팝페라는 팝의 녹음 기법을 사용하기도 하고 후반 작업에 공을 많이 들인다"면서 "녹음 과정은 굉장히 수월했다. 30분~1시간을 넘긴 곡은 거의 없다. 박기영이 곡의 이해도가 좋았고 잘 준비되어 있었다"고 뿌듯해 했다.

입밖으로 소리를 내는 작업보다 생각을 많이 하고 고민하며 소리를 떠올렸다는 박기영. 그는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으면서 가사의 감성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 크로스오버 앨범을 냈다고 해서 박기영이 대중가수로서의 활동을 접은 것은 아니다. 박기영은 "밴드 어쿠스틱 블랑을 결성해서 활동하고 있다"면서 "대중가수로서의 행보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기영 팝페라 크로스오버 오페라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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