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 대 자메이카 경기에서 한국의 두번째 득점에 성공한 기성용이 첫골을 넣은 지동원과 환호하고 있다.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 대 자메이카 경기에서 한국의 두번째 득점에 성공한 기성용이 첫골을 넣은 지동원과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슈틸리케호가 지동원의 한 방과 안정된 수비로 자메이카를 대파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자메이카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지동원의 결승골을 앞세워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취임 1주년을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주 쿠웨이트를 꺾으며 기세가 올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이 유력해진 한국은 큰 부담없이 과감하게 공격을 전개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지동원, 황의조, 정성룡 등을 출전시켜 다양한 전술을 실험했다.

한국은 기성용을 전진 배치해 자메이카를 압박하며 가벼운 몸놀림과 날카로운 측면 돌파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3분 만에 코너킥 찬스에서 한국영이 흘러나온 공을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파상공세에 나선 한국은 전반 35분 만에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정우영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코너킥을 지동원이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보다 높이 솟구쳐 올라 헤딩으로 연결하며 골문을 갈랐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전에도 일방적인 경기를 예상했으나 자메이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올해 북중미 골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답게 유연한 드리블과 빠른 역습으로 한국 수비의 뒷공간을 노렸다.

그러나 자메이카의 반격에 쐐기를 박은 것은 이번에도 지동원이었다. 후반 11분 김진수의 패스를 받으며 문전으로 침투하던 지동원이 상대의 반칙을 얻어내며 한국은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다.

기성용이 키커로 나서 가볍게 자메이카의 골망을 흔들면서 한국은 2-0으로 달아났다. 한국은 후반 18분에도 상대의 패스 실수를 가로챈 지동원이 슈팅을 날렸고,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낸 것을 황의조가 여유 있게 차넣으면서 3-0으로 격차를 벌렸다.

지동원,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에 응답하다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 대 자메이카 경기에서 한국 지동원이 선취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 대 자메이카 경기에서 한국 지동원이 선취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지동원이었다. 한국이 터뜨린 3골 모두 지동원의 발끝에서 만들어졌다. 지동원은 지난 3월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이후 7개월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선발 출전했기에 더욱 절실하게 뛰었다.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려는 듯 과격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고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빈 지동원은 전반 35분 자신의 무기인 큰 키를 앞세워 헤딩 선제골을 터뜨리며 부활을 알렸다. 지동원이 대표팀에서 4년 만에 터뜨린 귀중한 골이었다.

지동원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11분에는 날카로운 문전 침투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18분에도 과감한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를 괴롭히며 황의조 골의 전초를 마련하는 등 공격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지동원은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 입단했으나 팀 동료 구자철, 홍정호 등과 달리 확고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지난 2일 파트티잔과의 유로파리그 경기에서는 자책골성 실수까지 하며 슬럼프에 빠졌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지동원을 발탁하며 기회를 줬고, 지동원은 기대에 걸맞은 활약으로 보답했다. 다시 소속팀으로 돌아갈 지동원에게 이날 활약은 슬럼프에서 벗어날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남태희, 이정협, 석현준 등 대표팀과 인연이 깊지 않은 선수들을 잇달아 부활시키며 공격진 주전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오랜만에 존재감을 과시한 지동원이 과연 슈틸리케호의 새로운 '히든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지동원 황의조 자메이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