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싶어요! 여자부 미디어데이(2015.10.05)에 팀 대표로 나온 선수들과 각 팀의 외국인 선수들

▲ 우승하고 싶어요! 여자부 미디어데이(2015.10.05)에 팀 대표로 나온 선수들과 각 팀의 외국인 선수들 ⓒ 한국배구연맹 홈페이지

 

NH농협 2015-2016 V리그가 이번 주말에 시작해 내년 3월까지 긴 레이스를 펼친다. 여자부는 6개 팀이 6라운드를 펼치며 팀당 30경기씩, 총 90경기로 정규시즌을 치르게 된다. 이후 2위와 3위 팀 간의 3전 2선승제 플레이오프가 펼쳐지고, 여기서 승리한 팀과 정규시즌 1위 팀과 5전 3선승제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르게 된다.

 

이번 시즌 여자프로 배구에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외국인 선수 제도이다. 그동안의 자유계약 제도를 없애고 드래프트 제도를 시행하였는데, 특히 미국 국적의 21~25세 대학교 졸업예정자 및 해외리그 3년 이하의 경험을 가진 선수만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기존의 외국인 선수에 비해 낮은 인지도와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V리그에서 뛰게 되면서 예전처럼 외국인 선수의 강력한 공격에 의존하는 플레이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팀 전체의 수비 조직력과 국내 선수를 활용하는 공력 전술이 어느 시즌보다 중요해졌다. 일단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가 새롭게 꾸려졌기 때문에 우승을 향한 기회는 모든 팀에게 똑같이 주어졌다.

 

[IBK기업은행] 강력한 우승후보, 조직력이 장점

 

내 말을 들어봐! IBK기업은행 vs. 현대건설 경기(2015.07.19)에서 이정철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내 말을 들어봐! IBK기업은행 vs. 현대건설 경기(2015.07.19)에서 이정철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홈페이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역시 IBK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의 강점은 무엇보다 튼튼한 국내 선수진이다. 국가대표 공격수 김희진, 박정아가 공격을 이끌고, 김사니 세터가 팀을 노련하게 지휘한다. 채선아, 남지연, 노란의 리시브 라인도 안정적이다. 이정철 감독 아래에서 중심 선수들이 몇 년째 변화 없이 호흡을 맞추고 있어서 팀 조직력도 뛰어나다.

 

특히 외국인 선수가 바뀌면서 김희진이 국가대표팀에서 뛰듯이 센터와 라이트에서 모두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외국인 선수 리즈 맥마혼(198cm, 라이트)이 꾸준하게 자신의 득점을 책임져 준다면 IBK기업은행은 통합 우승도 노려볼 만하다.

 

[​도로공사] 지난 시즌의 한 풀까?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우승했지만 아쉽게 챔프전에서 패한 도로공사는 이번 시즌 전망 역시 그리 밝지 않다. 무엇보다 문정원이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된 것이 가장 큰 손실이다. 또한, 도로공사의 반 이상을 차지했던 니콜이 가고, 새로운 외국인 선수 레슬리 시크라(192cm, 라이트)가 왔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하던 팀 색깔을 비시즌 동안 어떻게 바꿨을지 궁금하다. 한편 비슷한 기량의 국내 레프트 선수 중 누가 주전을 차지할 지도 지켜볼 만하다. 에이스 니콜이 없는 만큼 더욱더 리시브의 안정이 필요한 도로공사이다.

 

[현대건설] 높이를 앞세운 두 개의 탑

 

현대건설은 역시 양효진, 김세영의 높이가 최고의 무기이다. 라이트 ​황연주도 공격력은 여전하다. 외국인 선수로 수비형 레프트 에밀리 하통(186cm, 레프트)을 뽑았는데,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 어느 정도 득점을 책임져 줄지 팀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레프트 한 자리의 국내 선수와 다른 팀에 비해 조금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리베로 부분에서의 분발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경기 중간에 갑자기 흔들리며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을 없애야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흥국생명] IBK기업은행의 독주 막을 대항마

 

오늘만 같아라! 흥국생명 vs. GS칼텍스 경기(2015.07.13)에서 이재영과 조송화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 오늘만 같아라! 흥국생명 vs. GS칼텍스 경기(2015.07.13)에서 이재영과 조송화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홈페이지

 

흥국생명은 지난 5일 미디어데이에서 IBK기업은행의 대항마로 가장 많이 지목받았다. 이재영과 테일러 심슨(190cm, 레프트)이 맡는 레프트는 어느 팀과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는다. 공윤희와 정시영이 담당하게 될 라이트가 힘을 보태준다면 더욱 쉬운 경기를 해나가게 될 것이다.

 

다만 조송화 세터의 무릎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이며, 김도희 세터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줄지가 문제이다. 지난 시즌부터 박미희 감독이 강조한 빠른 배구가 한층 더 정교하면서 빨라졌을지 지켜볼 만하다.

 

[GS칼텍스] 과거의 영광 재현할까

 

내가 1순위랍니다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2015.09.09)에서 1순위로 뽑힌 강소휘 선수와 GS칼텍스의 이선구 감독

▲ 내가 1순위랍니다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2015.09.09)에서 1순위로 뽑힌 강소휘 선수와 GS칼텍스의 이선구 감독 ⓒ 한국배구연맹 홈페이지

 

지난 2년간 챔프전 우승에서 5위로 추락한 GS칼텍스는 명예회복을 노린다. 높이가 낮은 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센터를 볼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캣벨(188cm, 센터)을 선발하였다. 지난 시즌 남자부 OK저축은행의 시몬처럼, 전위일 때는 가운데에서 후위일 때는 라이트에서 활약해주기를 바라는 이선구 감독의 승부수가 적중할지 궁금하다.

 

캣벨 카드가 성공하려면 국가대표로 국제무대를 밟고 온 이소영이 레프트에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뽑힌 강소희(180cm, 레프트)가 프로 무대에서 얼마나 통할지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KGC인삼공사] 공격보다는 수비가 강점

 

짝수 해마다 좋은 성적을 내온 KGC인삼공사는 이번 시즌에도 그 전통이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번으로 뽑힌 헤일리 스펠만(198cm, 라이트)은 다른 팀의 외국인 선수보다 어깨가 무겁다.

 

공격력이 뛰어난 국내 선수가 부족하므로 끈끈한 수비로 상대 공격을 버티고 외국인 선수가 포인트를 내줘야 팀이 살아난다. 부상에서 복귀한 김해란이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면 팀 색깔이 제대로 발휘될 것이다. 2년째를 맞는 센터 문명화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실력은 시즌이 시작되고 나서 어느 정도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우리나라의 문화와 팀의 색깔에 적응하는 것 역시, 실력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아직은 예단할 수 없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바뀐 만큼 각 팀 감독들이 어떤 전략을 들고나오는지 집중하면서 보면 배구가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높은 타점에서 때리는 강력한 공격은 줄어들겠지만, 빠르면서도 아기자기한 배구의 다른 맛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2015-2016 프로배구 여자부는 오는 11일에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개막경기로 시작한다. 정규 시즌은 ​금요일을 제외한 주6일 경기가 열리고, 주중은 오후 5시, 주말은 오후 4시에 시작한다. KBS N 스포츠와 SBS 스포츠에서 전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2015.10.10 09:57 ⓒ 2015 OhmyNews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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