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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에서 이어집니다.)

방송이 나오는 날 K는 미키를 비롯해 늘 모이던 동호회 회원들과 저녁을 겸한 술자리에서 함께 TV를 봤다. K의 집에서 가까운 곳에 한 회원이 운영하는 조그마한 선술집이다.

취업준비생 유카타가 문화 프로그램에 자신이 소속된 커뮤니티가 소개된다는 얘기에 믿기지 않는다며 즐거워한다.

"K 선생님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네요."
"워낙 포토제닉한 얼굴이니 훌륭하게 잘 나오지 않겠어요?"

무역업자 가네모토 신지의 부인 에리코는 당연하다는 듯 반문한다. 드디어 K가 출연한 방송분이 나온다. 모두 숨죽이며 시선을 TV로 모았다.

약 5분간 K는 미모의 리포터에게 인터넷 커뮤니티 한국문화라운지에 대한 설명과 특징, 향후 동호회의 장래 계획 등을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통해 전했다. 인터뷰가 별 무리 없이 끝나자 일행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도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미키님, 질투 나겠다."

커뮤니티 시삽이자 A그룹 일본 지사 직원인 김윤아가 일본에서 알아주는 미녀 리포터와 재미있게 인터뷰 하는 K의 모습을 보고 미키를 약올린다.

"역시 K 선생님은 카메라에 강하군요. 지난번 캠핑 갔을 때, 찍은 사진을 보고 친구들이 소개시켜 달라고 난리였어요."

언론에 동호회가 소개되는 것을 보고 회원들이 상당히 고무된 것 같다. K도 미키 덕택에 일본에 와서 TV에도 나왔다며 미키를 치켜세운다.

미키는 인터뷰를 잘했다고 칭찬했지만, 더 일본말을 열심히 배워서 버벅거리지 않도록 하라며 K를 꼬집었다. 그리고는 예쁜 리포터에게 절대 눈길을 주지 말라며 바가지 아닌 바가지를 가볍게 긁는 것을 잊지 않는다.

미야자와 회장이 오카자키의 보고에 귀를 기울인다. 다케우치가 일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산하 최고의사결정연구단에 관한 설명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 산하 연구기관으로 국가 주요 의사결정을 연구한다는 취지로 최고의사결정연구단이 구성됐다는 게 공식적인 정보입니다만, 그 규모나 참여 기관, 조직구조, 구성원 수, 연간 예산과 같은 실질적인 내용은 아무도 모른답니다. 다케우치는 거기서 기획조정실장을 맡으면서 전체적으로 총괄하고 있고요. 제 선에서는 여기까지 밖에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미야자와 회장은 오카자키의 변명에 대해 탐탁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

"알았어. 다케우치의 행동에 대해 한시도 한눈팔지 말고 계속 미행 붙이고 감시하도록. 나가 봐."

미야자와 회장은 느낌이 좋지 않았다. 오카자키가 들쑤시고 다녔는데도 비밀에 가려져 있다면? 뭔가 있는 게 틀림없다. 어떤 거대한 힘이 느껴진다. 정부 내부에서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일이 진행 중이라는 반증이다.

옛 수첩을 뒤적인다. 핸드폰에 입력하지 않고 수첩에 직접 적어 놓고 다니는 것은 오래된 그의 습관이기도 했지만, 누구도 엿볼 수 없게 관리한다는, 주도면밀한 그의 살아가는 방식이다.    

"미우라 총리님, 평안하십니까. 미야자왑니다."
"어쩐 일이긴요. 총리님 뵌 지도 오래되고 해서 연락드렸습니다. 그간 격조했던 것 널리 양해해 주시고요."
"제가 후쿠오카에 갈 일이 있어서요. 겸사겸사 찾아뵙겠습니다."

"이번 주말에 시간 괜찮으시면 한번 모시겠습니다. 사업이야 뭐, 늘 그렇죠. 그래도 한국과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돈이 되고 있어서 그럭저럭 합니다.  본토와 미국, 한국 식구들을 합치면 한 5만 명이 조금 넘는데요. 그 친구들 호구지책 할 수 있을 정도만 벌면 되는 거죠 뭐. 네, 이번 주말, 토요일 저녁 때 뵙는 것으로 하고 제가 장소는 준비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시고요."

미야자와 회장은 최선을 다해 예우는 해줬지만 별로 유쾌하지 않다. 30여년 전부터 이어져 온 나쁜 인연 때문이다. 그때 미우라 전 총리는 검사직을 그만두고 정치에 입문하려는 했고, 당연히 돈이 필요했다. 그러나 북방 시골 아오모리현 출신 검사가 큰돈을 조달하기는 마땅치 않았다. 처가 또한 평범한 집안이었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자신이 맡았던 세금 포탈 수사와 관련,  지하 금융계의 떠오르는 신성이었던 미야자와를 알게 됐다. 그리고 넌지시 그에게 정치자금을 지원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그것은 분명히 젊은 미야자와의 실수였다. 미우라는 앙심을 품고, 상납을 받으며 뒤를 봐주던 당시 최대 야쿠자 조직인 야마구치구미를 앞세웠다. 미야자와를 협박했고, 결국 선거자금을 뜯어냈다. 그 이후 그렇게 미우라가 총리가 될 때까지 거의 20여년 간 미야자와는 본의 아니게 미우라의 정치자금 후원자로 그를 도왔으며, 그 대가로 합법적인 대형 대부업체를 만드는 데 그의 도움을 받았다.

자신을 협박했던 전직 검사와 과거 악연으로 인해 원치 않게 공생해 온 편치 못한 관계였던 것이다. 그러나 미야자와 회장은 스텔라를 위해 그런 불편한 관계의 노정객 미우라를 만나는 수고 정도는 꺼리지 않는다. 아니 기꺼이 할 마음이다.

7월 말 주말 늦은 오후 미야자와 회장이 오랜만에 들린 후쿠오카는 무덥다. 구름 한 점 없어서 하늘은 맑았다. 그러나 습기 머금은 공기는 습식 사우나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도쿄보다 더 훨씬 덥게 느껴진다.

미야자와 회장은 원래 여름철에는 거의 홋카이도에 오래 머무른다. 나이가 들수록 여름이 견디기 힘들어서다. 공항에는 리무진이 대기하고 있다. 모모치하마에 있는 미우라 전 총리의 집으로 향한다. 원래 시내에서 유명한 스시집을 예약했지만0 미우라가 번거롭게 밖에서 만날 일 없다며 집으로 초대했기 때문이다.

미우라의 고향은 아오모리현이지만 처의 고향이자 장인이 물려준 집 때문에 후쿠오카가 제2의 고향이 됐다. 비교적 선선한 고향 아오모리를 등지고, 그의 정치적 고향인, 무덥기 짝이 없는 후쿠오카에 터 잡은 지 오래라는 것이다.

깨끗하고 정돈된 부촌이다. 대부분 집마다 담 너머로 보이는 꽃과 나무들은 정원사가 정성을 들여서 다듬은 흔적이 역력하다. 미우라의 집 앞에 도착했다. 전직 총리가 살만할 만큼 정갈하고 정제된 느낌이다. 자동문이 열린다. 주차장에서 널찍한 정원을 지나 본채로 가는 길은 하얀 돌이 박혀 있어 징검다리 같다. 한쪽에는 비단잉어가 사는 연못도 자리 잡았다.

의외로 미우라가 현관까지 마중 나와 있다. 세월은 속일 수 없다. 미야자와 보다 두어 살 위니까 80줄에 다가선 미우라의 머리에 서리가 가득하다. 얼굴은 좋아 보이지만 피어오른 검버섯은 감출 수 없다.

"미야자와 회장, 먼 걸음 하셨네. 고마우이."
"별 말씀을요. 좀 더 일찍 찾아뵀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총리님."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국화차 한 잔 하지."
"네."

차를 준비하는 동안 미야자와는 거실을 찬찬이 둘러본다. 미우라의 도쿄 집은 가봤으나 후쿠오카의 집은 처음이다. 문화와 예술을 좋아하는 미야자와에게 제일 눈에 띄는 것은 반가사유상이다. 한국문화재 전시회에서 본 것과 흡사하다. 자기도 모르게 소파에서 일어나 반가사유상을 유심히 살핀다. 옛날의 것을 본 따 만든 모조품인 듯하다. 그래도 정취와 세밀한 표현이 진품에 손색없다. 그 오묘한 온화한 미륵의 미소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 옆 벽면에는 난을 친 시화 액자가 걸려 있다. 흥선대원군의 석란도와 비슷하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의 낙관이 맞다. 다른 게 있다면 시서화의 일치를 늘 추구했던 흥선대원군의 시라기 보다는 '國泰民安(국태민안)'을 짧게 써 놓았다는 것. 놀랍다. 그림 속의 난은 부드럽게 뻗어있으면서도 마치 칼처럼 예리하다. 욕심과 번뇌를 칼처럼 자르고 국태민안에만 힘쓰겠다고 자신을 다잡는 것 같기도 하다.

국화차를 손수 내오는 미우라는 그림을 보고 있는 미야자키를 본다.

"아, 당신도 이름난 메세나지. 역시 보는 눈은 있구먼. 그 그림은 내가 가장 아끼는 애장품 중 하나야. 진품이라네."
"어려웠을 텐데 어떻게 조선의 흥선대원군 그림을 구하셨는지?"
"선물 받았네. 일한의원연맹 회장일 때. 한국의 한 그룹 오너가 일한 간 활발한 교류를 이룰 수 있게 해 줘서 고맙다며, 회장 퇴임식 때 개인적으로 선물한 거지. 진품이라고 온갖 공치사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받은 거라서 신고는 하지 않았네. 그러니 자네만 알고 있어. 허허허."

미야자와는 국화차의 향기를 음미하며 생각한다. 수억 엔을 뇌물성 정치자금으로 받고도 전혀 고마운 기색을 보이지 않았던 미우라에게, 그 묵란화는 진정으로 가벼운 마음의 표시였을 거라고.

"그나저나 미야자와 회장께서 아무 이유 없이 이 먼 곳까지 나를 찾아오지는 않았을 테고?"
"아뇨.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연로한 어르신께 오랜만이라도 인사드리는 거야 당연히 제가 할 일 아니겠습니까?"

연로하다는 얘기에 미우라는 언짢아하는 눈치였다.

"이보게. 백세 시대에 아직 80도 안 된 사람에게 할 소리는 아닌 듯싶네. 지금부터라도 꿈을 하나라도 안고 살아간다면, 그게 젊음이라는 얘기니까."

미야자와는 말을 줍지는 못하고, 얼른 방향을 튼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죽기 전까지는 꿈과 늘 동반하는 사람만이 행복할 테니까요. 그런데 총리님의 요즘 꿈은 무엇인지요?"

미우라의 조금은 굳었던 표정이 이내 밝아진다.

"작지만 원대한 꿈이지."
"선문답 같군요. 무슨 꿈인데요?"
"세계에서 유일한 '만세일계(萬世一系)' 천황폐하를 모신 대일본의 영광을 재현하는 꿈."
"……."
"내 개인적인 꿈이라는 뜻에서 작다는 얘기고, 또한 우리 일본이 세계적으로 다시 비상한다는 뜻에서 크다는 얘기야."
"아, 그렇군요. 하지만 총리님께서 지금은 현직에서 물러나 계시지 않습니까?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방도라도 따로 마련해 두셨는지요."
"자네 역사를 읽을 줄 아나? 그 역사는 사람이나 사회, 그리고 국가에 늘 기회와 시련을 주지. 시련을 이겨내면, 그 시련이 기회가 되고, 기회를 잃으면, 다시 시련으로 빠지는 게 또 역사고."
"네."

"우리가 러일전쟁, 중일전쟁에서 이겼지만, 마지막 태평양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해서 천황폐하가 종전 선언 칙령을 내리는 수모를 당했지 않나. 그리고 미국이 만들어준 헌법 때문에 거의 70년간 제대로 된 군대도 없는 불완전 국가로 숨죽이며 지내왔고. 그게 시련이었다면, 이제 기회가 온 거야. 새로운 헌법도 갖게 됐고.

100여 년 전과 같이 동북아시아는 피를 부르고 있어. 미국과 중국이라는 초강국 사이에서 우리는 과거 우리를 치욕적으로 굴복시켰던 미국의 편을 들었고, 미국을 등에 업었지. 중국과 충분히 대적할 수 있는 상황이고.

이 와중에 조선반도는 아직까지 남북으로 갈려 과거처럼 강대국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으니, 이게 바로 우리가 '대동아공영'의 가치를 다시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나?"

미야자와는 황당했다. 분명 또박또박 논리를 갖춰 설명하는 것을 보니 치매는 아닌 게 분명하다. 하지만 대부업계에서도 다른 경쟁자를 꺾기 위해서 혹은 인수-합병을 시도한다면, 일시적이지만 온 현금을 다 털어 넣을 만큼 자사의 운명을 거는 큰 위험을 감수한다. 그러다가 실패해서 자신의 업체가 매물로 전락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런데 미우라는 다른 나라를 먹겠다고? 이 시대에 대동아공영? 그러니까 옛 일본 제국주의 시대로 다시 돌아가서 한국과 중국, 멀리 미얀마와 인도네시아까지 식민지로 삼겠다는 얘기 아닌가. 미우라에게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처럼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아니,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게 가능한 일일까요."

"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나, 미야자와 회장? 우리는 중국과 미국처럼 동아시아 전체를 경영한 경험이 있어. 1945년 8월 15일 이후 그 영광과 의지는 잠시 잠자는 것뿐이었지. 지금 총리가 몇 대 총리인 줄 아나?

이제 100대째  총리를 맞게 돼. 아흔 아홉 번 총리 자리가 바뀌었다고 해도 면면히 그 뒤를 받쳐 주는 대일본의 혼과 뜻과 노력이 이어져 왔네. 하기는 총리는 그냥 상징에 불과하지. 언제든지 우리 세력이 바꾸려면 바꿀 수도 있고, 올리려면 올릴 수도 있으니까 말일세. 지금 각계각층에서 모두 자신의 본분을 다하며, 그 꿈을 잃지 않고 있기에 그것이 지금 다시 한 번 꽃피려하고 있지."

점점 알 수 없는 얘기로 흘러간다. 미야자와는 본래 미우라를 찾은 목적을 떠올리며 일본의 꿈 얘기를 멈추게 하려 한다.

"총리님, 혹시 안전보장회의 산하 최고의사결정연구단이라는 조직에 대해 아십니까?"

미우라의 눈이 잠시 미야자와의 눈을 뚫어지게 본다.

"허허. 역시, 미야자와 회장이구먼. 대단한 정보력이야. 하기는 그게 뒷받침 안 됐으면, 일본의 지하경제에서 가장 많은 현금을 쥐락펴락하면서 크게 돈 장사를 하지는 못 했겠지."

"아셨군요. 그런데 그 곳은 공식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밖으로 전혀 알려진 게 없습니다만, 혹 총리님께서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라도 들어 보셨는지, 들으셨다면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미야자와는 더 이상 말을 돌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먹잇감을 놓치지 않는 여우같은 미우라도 깊이 참여하고 있다는 예감이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마저 듣다.

"미야자와 회장, 당신이 진정한 대일본인이라고 믿네. 그래서 당신에게는 얘기해 줘도 될 것 같고. 한마디로 말하겠네. 아까 말한 내 꿈, 그리고 많은 일본인들이 꿈꾸는 희망을 실현시키기 위한 전위대라고 할 수 있지. 나는 거기서 전반적인 방향을 정해주는 고문 역할을 하고 있네."

미우라는 내일 모레면 40년 지기인 미야자와를 믿었고, 그래서 극비 사항인 최고의사결정연구단의 역할을 추상적이나마 알려준다.

"그렇군요."

우려했던 것은 꼭 현실로 나타난다. 잠시 생각에 잠긴 미야자와에게 미우라는 다시 공을 던진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총리 시절, 나름대로 일본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네. 미국의 최신 무기 기술을 직접 전수 받는 것은 물론 일본의 원자력 국가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원자폭탄을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만들었다고 자부하네. 하지만 후회되는 점은 진정한 일본의 군대를 갖지 못한 것이네. 중국과 한국, 그리고 미국의 압력으로 실패했지.

그러나 지금 헌법 개정으로 우리는 우리의 군대를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판단에 의해 전투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지 않았나? 이제야 우리 국민들의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함께 그쪽으로 갈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 원로들의 일이야."


태그:#대동아공영, #야마구치구미, #석란도, #만세일계, #벤자민 버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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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Bella Vita! 인생은 아름답다며, 글쓰기로 먹고 살기 위해 애쓰는 여러분의 이웃입니다. 세계일보, 머니투데이, 한경비즈니스, 이코노미조선 등에서 기자로 일했습니다. 2019년 '아산문학' 공모전에서 '그는 제바닷타였을까'라는 단편소설로 대상을 받고, 전업작가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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