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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보낸 초등 역사교과서 수정 문서.
 지난 18일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보낸 초등 역사교과서 수정 문서.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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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국정으로 나온 초등 <5-2 사회> 역사교과서에 대한 53개 오류 지적 사항 가운데 5개만 고치기로 했다. 특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도종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문제 삼은 표기법 오류에 대해서는 단 하나도 수정하지 않았다.

현재 5학년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교과서의 잘못을 방치하기로 한 것이어서 '무책임한 직무유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려시대 붉은 김치', '해인사 대장경판' 그대로 방치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8일 시도교육청에 초등 역사교과서에 대한 수정·보완 대조표를 보냈다. 10개의 수정 내용이 담겨 있는 이 대조표를 보면 교육부는 지난 7일 역사교육연대가 발표한 30개의 오류사항 가운데 5개만 받아들였다. 나머지 5개는 교육부가 자체로 수정한 내용이다.

앞서 역사교육연대는 역사교과서 가운데 ▲ 고추가 없던 고려시대의 밥상에 붉은 김치를 그려넣은 삽화(110쪽) ▲ 편수용어에 없는 '해인사 대장경판' 표기(112쪽) ▲ 노비 속량문서를 노비문서인 것처럼 잘못 표현한 사진(152쪽) 등 30개의 오류를 발표했다(관련기사 : '해인사 대장경판' 용어 혼란에 교육부 "문제 없다" / 맞춤법 틀린 교과서, 교육부 해명이 "신라시대라서")

하지만 교육부는 이 내용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일부 고구려 지도와 보신각에 대한 잘못된 서술 등 5가지만 수정했다.

또한 교육부는 도종환 의원이 지적한 교과서 속 23개의 비문과 띄어쓰기 잘못은 모두 그대로 놔뒀다. "버려야겠구만"(88쪽, '버려야겠구먼'의 오기), 그릇같은(111쪽, '그릇 같은'의 오기), "주인 딸의 시중드는"(155쪽, '주인 딸을 시중드는'의 오기) 등을 모두 방치한 것이다.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대표는 "역사학계가 면밀한 검증을 통해 발표한 분명한 오류 수정을 외면한 교육부의 '배짱'은 어처구니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종환 의원도 "이번 교육부의 수정 포기 행위는 학생들이 비문과 오탈자 투성이 교과서로 배우도록 방치하는 무책임한 직무유기"라면서 "앞으로 중고교 <역사>교과서도 국정으로 만든 뒤 이 같은 뻔뻔한 행동을 할 것 같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내년 교과서에 반영"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역사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살펴본 결과 역사교육연대의 오류지적이 전부 맞는 것이 아니어서 우선 10개만 고친 것"이라면서 "나머지 지적사항과 비문 등 표기법의 문제는 앞으로도 수정 대조표를 만들 것이며 내년에 새로 찍을 교과서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전교조는 지난 21일 초등 역사교과서에 대한 오류 수정 자료를 따로 만들어 일선 교사들에게 배포했다. 교사용과 학생용으로 나눈 이 자료는 학생들이 직접 잘못된 교과서 페이지에 53개의 수정사항을 각각 오려 붙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노미경 전교조 초등위원장은 "오류 교과서를 고쳐달라는 교사들의 요구가 많아 이런 뜻을 교육부에 전달했지만 반응이 없어 우리가 직접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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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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