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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교육부가 발표한 해명자료.
 지난 8일 교육부가 발표한 해명자료.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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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초등역사>(초등<사회> 5-2) 교과서의 무더기 오류 지적에 대해 내놓은 '해인사 대장경판' 관련 해명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편수용어 대신 문화재청 공식 명칭을 써서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해명은 '교과서 용어의 혼란'을 우려한 황우여 장관의 최근 발언과 자신들이 만든 지침까지 무시한 것이란 지적이다.

편수용어 준수 지침 보내놓고, 지키지 않아도 된다?

지난 8일 교육부는 교과서 오류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고 "편수용어와 다르다고 지적된 112쪽의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 표현은 2014년도 문화재청에서 제시한 문화재 공식 명칭을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편수용어는 2011년에 개발된 것으로 현재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증보판을 개발 중"이라고도 했다. 편수용어를 반드시 쓸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10일, 이 같은 교육부의 공식 해명은 자신들이 만든 2009 교육과정 교과서 검정 지침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침은 "교과서 용어는 최신 편수자료를 활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2009 교육과정에 따라 만든 <초등역사>가 따라야 할 최신 편수용어집은 교육부 주장과 달리 2011년판이 아니라 2012년 10월 31일에 나온 것이다. 당시 교육부는 이 개정판 편수용어집에서 '을사조약'과 함께 '을사늑약'도 함께 쓸 수 있도록 했다.

이 편수용어집에는 해당 대장경에 대한 명칭을 고유명사로 '팔만대장경' 또는 '고려 대장경'으로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교육부는 <초등역사>에서 '해인사 대장경판'으로 엉뚱하게 써놓고, 문제가 없다고 변명하고 나선 것이다.

교육부는 최근 행정예고한 2015 개정 초등 사회과 교육과정에서도 '팔만대장경'이라고 두 차례 모두 사용했다. '해인사 대장경'이란 말은 없었다. 교과서에 표기할 때 '해인사 대장경'이 아니라 '팔만대장경'으로 하라는 것이다.

또한 이 같은 교육부의 변명은 황우여 교육부장관의 '교과서 용어 혼선 우려'와는 상반되는 것이다. 황 장관은 지난 8월 11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교과서를 보면 을사조약도 있고 을사늑약도 있다. 이런 교과서를 가지고 어떻게 수능 시험을 보겠는가"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교육부는 <초등역사>에 편수용어에도 없는 고유명사를 잘못 써놓고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버티고 나선 것이다.

지난 8일 교육부는 교과서 88쪽 말풍선 "…생각을 버려야겠구만"을 국어 맞춤법상 "버려야겠구먼"으로 고쳐야 한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신라시대 상황을 고려해서 시대상을 그대로 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독 이 부분만 '시대상을 살리려고 했다'는 해명은 궁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교육부는 '고춧가루가 없는 고려시대에 김치 모습을 그려 넣었다'는 지적을 받은 110쪽 삽화에 대해서는 "고추 재배 이전에도 김치에 붉은 색을 내기 위해 맨드라미를 활용한 사례가 있다"고 색다른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일반 국민과 유네스코도 팔만대장경 또는 고려 대장경으로 알고 있는데, 교육부만 교과서에 '해인사 대장경'이라고 잘못 쓴 것"이라면서 "이렇게 변명으로만 일관하는 교육부가 중고교에서 국정 역사교과서를 만들게 된다면 학생들은 잘못된 역사를 배우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의 해명을 듣기 위해 담당자들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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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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