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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위기의 대구 지역 문화재로, 11일 자 (관련 기사: 지자체 방치 속에서 무너지는 향토문화재 )에 보도한 도남동 솟을대문형 정려각인 정효각에 대해 대구시와 북구청 모두 별다른 대책 없이 서로 미루기에 급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훼손위기에도 대구시와 북구청의 무대책으로 방치된 대구 북구 도남동 정효각
 훼손위기에도 대구시와 북구청의 무대책으로 방치된 대구 북구 도남동 정효각
ⓒ 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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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구시의 경우 문화재에 대한 실태조사와 보수를 (사)대구문화유산에서 위탁받아 진행하고 있다. 지난 기사가 나간 직후 (사)대구문화유산 측에 확인한 결과, 북구 도남동 정효각의 경우도 최근 대구시로 민원이 접수돼 현장에서 실태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고 한다. 실태조사 결과 전면적인 보수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반면 그에 대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사)대구문화유산 관계자는 "최근 대구시로 민원이 들어와 도남동 해당 장소를 직접 방문하고 실태 파악을 한 것은 사실이다. 맨눈으로 보기에도 붕괴 우려가 될 정도로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기관은 경미한 보수작업 외에는 맡기가 어렵다. 현재 상태에 대한 보고서는 대구시로 제출했다. 해당 문화재는 지정문화재가 아니어서 예산 배정이 어렵고 사실상 보수작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대구시와 북구청 서로 예산 타령하며 떠넘기기 급급

이에 대해 대구시청 담당자의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 관계자는 "비지정문화재의 경우 문화재 관리는 소유자가 하는 것이 원칙이다. 경미한 사안의 경우 시에서 보수를 하기도 하지만 이번 경우는 간단한 보수로 해결되지 않는 사안이라 어렵다. 전면적인 해체와 보수가 필요한 수준인데 지정문화재가 아니라서 예산이 없는 상태다."라고 전했다. 결국, 정효각의 경우 대구시 차원의 대책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더불어 구청의 경우 비지정문화제라도 단체장 재량권 안에서 예산집행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구청에 문의해보라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북구청에 문의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담당 부서인 북구청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비지정문화재의 경우 구청에서 지원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문화재 보수가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구청 예산으로는 사실상 어렵다. 시에서 예산을 편성하거나 문화재로 지정되어야 지원이 가능할 것 같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열악한 재정 상황에서 최소 수천만 원이 예상되는 예산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결국, 대구시는 북구청으로, 북구청은 대구시로 예산을 핑계로 떠넘기기에 급급한 상황인 것이다. 현재 상태라면 정효각의 경우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는 한 보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 지정 가능 여부 미지수, 쉽지만은 않아

곳곳의 파손이 심각한 상황이다.
 곳곳의 파손이 심각한 상황이다.
ⓒ 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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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문화재 지정은 가능한 것일까.

문화재 지정은 소유주가 구청에 신청하면 이를 시에서 접수 받아 문화재위원회의 전문가 심사를 거쳐 지정하게 되는데, 신청에서부터 지정까지 6개월 정도 걸린다. 하지만 사유지의 경우 주변 재산권 행사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문화재 지정에 대해 예민하다. 문화재로 지정되어도 매매도 가능하고 재산권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주변 200m 구역에 건축물 높이 제한이 있는 등 여러 가지 분쟁 거리가 생기기 때문에 일부러 문화재 지정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일부 문화재 소유주는 이 때문에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취재과정에서 확인한 결과로는 현재 정효각의 소유주 측은 집안 내부 사정으로 그동안 문화재 지정을 신청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과정을 계기로 조만간 정식으로 문화재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관계자의 이야기로는 문화재 지정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고 한다. 정효각의 경우 문화재로서의 가치는 충분하지만 심의 과정에서 어떻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어쨌든 소중한 우리의 문화 자산이 이대로 방치되고 붕괴 위기에까지 간 것에 대해 문화재 지정 여부가 핑곗거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당국의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대구 강북지역 작은 언론인 대구강북신문(www.kbinews.com)에 함께 실렸습니다.



태그:#대구 북구 도남동, #솟을대문 정려각, #정효각, #유화당,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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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살고 있는 두아이의 아빠, 세상과 마을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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