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국가대표 사령탑에 김동광 전 삼성 감독 김동광(62) 프로농구 전 서울 삼성 감독이 남자농구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았다.

대한농구협회는 29일 "제28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대비하기 위해 김동광 감독을 국가대표 사령탑에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2013년 3월 2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인천 전자랜드와 서울 삼성 썬더스의 2차전 경기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김동광 삼성 감독.

▲ 남자농구 국가대표 사령탑에 김동광 전 삼성 감독 남자농구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은 김동광(62) 프로농구 전 서울 삼성 감독 사진은 2013년 3월 2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인천 전자랜드와 서울 삼성 썬더스의 2차전 경기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김동광 삼성 감독. ⓒ 연합뉴스


김동광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이 최종엔트리를 확정 짓고 아시아 제패에 도전장을 던졌다. 농구대표팀은 9월 23일부터 10월 3일까지 중국 후난성 장사에서 열리는 2015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지난 22일 확정된 최종명단을 보면 지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뛴 멤버가 7명으로, 여전히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주장 양동근(모비스)을 필두로, 김선형(SK), 김태술(KCC), 박찬희(KGC 인삼공사), 조성민(KT)으로 이어지는 가드진은 사실상 변화가 없다. 빅맨진에는 김종규(LG)와 이종현(고려대)이 역시 변함없이 이름을 올렸다.

문태영(삼성)과 이승현(오리온스), 이정현(KGC 인삼공사)은 이번 대표팀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다. 문태영은 대표팀에서 그간 늘 친형인 문태종이나 이승준과의 경쟁에서 밀렸으나 이번 대표팀에 승선하며 태극마크의 한을 풀었다. 프로 아마 최강전에서 오리온스의 우승을 이끈 이승현 역시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 탈락의 아쉬움을 만회했다.

하승진(KCC)와 윤호영(동부)은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하게 됐다. 하승진은 김주성-오세근 등 기존 주축 빅맨들이 이탈하며 약화된 대표팀의 높이를 책임질 히든카드로 꼽힌다. 수비력이 뛰어난 장신 포워드 윤호영 역시 3~4번을 오가며 전술적 활용도가 높은 선수로 꼽힌다.

변화보다는 안정, 대학팀 선수들 대거 탈락

사실 이번 대표팀 엔트리를 놓고 팬들 사이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문태종, 김주성 등 베테랑 선수들이 사실상 대표팀을 은퇴하면서, 이 기회에 젊은 선수들 위주로 과감한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김동광 감독은 변화보다는 다시 안정을 택했다.

기대를 모았던 대학생 선수들이 대거 탈락했다는 것은 이번 대표팀 선발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고려대 돌풍을 이끌었던 빅3중 기존 멤버인 이종현만 이름을 올렸을 뿐, 문성곤과 강상재는 고배를 마셨다. 경희대 포워드 한희원과 연세대 장신슈터 최준용 등도 탈락했다.

특히 프로 아마 최강전에서 대체로 부진했던 이종현보다 더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강상재의 탈락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202cm의 빅맨인 강상재는 지난 최강전에서 대학 선수들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유재학 감독조차 강상재의 발전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다.

반면 이종현은 최강전에서 함지훈-이승현 등 자신보다 신장이 작은 토종 빅맨들과의 몸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빅맨이 부족한 대표팀 사정상 206cm의 신장을 지닌 이종현의 높이와 대표팀 경험을 아무래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시아선수권에서 최강전보다 훨씬 수준 높은 아시아의 정상급 빅맨들과 상대해야 하는 이종현으로서는 몸싸움에 대한 적응력과 적극성을 키우는 것은 필수다.

기존 프로 선수 중에서도 지난 시즌 최악의 활약을 펼쳤던 가드 김태술이나, 최강전에서 무릎 부상이 악화된 윤호영의 발탁 등은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부분이다. 경험과 수비력 등에서 대체자가 없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래도 현재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보다는 '이름값'에 너무 기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더구나 김주성, 오세근 등이 이탈하면서 대표팀 내에서 2m 이상의 빅맨은 하승진-김종규-이종현 등 고작 세 명뿐이다. 한 명이라도 파울 트러블에 걸리거나 부상자가 발생하면 대표팀의 골밑은 붕괴될 위험이 그만큼 커진다. 대표팀은 지난 2009년이나 2011년에도 프로 최정예 멤버들 위주로 팀을 꾸렸지만, 이름값만 믿고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들을 무리하게 데려갔다가 좋지 않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김동광 감독으로서도 어쩔 수 없었던 측면도 있다. 리우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는 이번 아시아선수권의 중요성과 상대적으로 크게 부족했던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단기간에 새로운 선수들로 팀을 꾸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대학팀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보여주는 활약과 김 감독이 대표팀에서 가까이 지켜본 모습 간의 편차도 무시할수 없다.

김 감독 본인이 좀 더 잘 알고 있거나, 국제경험이 더 풍부한 프로 선수들의 발탁에 무게가 기운 이유다. 임기와 권한이 보장된 전임감독도 아니고 지난 7월에야 겨우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김동광 감독이 보수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도 감안해야한다.

20년 만의 올림픽 본선 도전

관건은 역시 높이와 득점력이다. 유재학 전 감독이 이끌던 시절 대표팀은 강력한 '수비농구'를 내세웠다. 선수들 전원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체력적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공격에서는 역습에 이은 빠른 속공과 문태종-조성민의 외곽 한 방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전술의 핵심이었다.

김동광 감독은 일단 유재학 감독이 구축해놓은 기존 틀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지만, 아무래도 선수구성의 차이로 인한 변화는 불가피하다. 유재학 감독은 김주성, 오세근, 이승준 등 기동력 있는 빅맨들을 앞선에 배치하여 외곽 수비까지 폭넓게 커버하는 수비 전술을 구사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에서는 경험 많은 빅맨들이 대거 빠졌다.

하승진은 높이는 좋지만, 기동력과 체력에 약점이 있고 부상도 잦은 편이라 그가 출전했을 때 다른 동료들이 받쳐줘야 할 수비 범위가 더 넓어진다는 게 아킬레스건이다. 어차피 풀타임을 뛰기 어려운 하승진이 코트에 있을 때와 없을 때, 수비 전술의 변화를 선수들이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하느냐에 이번 대표팀의 성공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워드진에서는 문태영이 친형 문태종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통 3점 슈터였던 문태종에 비하여 문태영은 돌파와 중거리 슛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는 스윙맨 유형의 선수다. 그동안 대표팀에서는 활용도가 어정쩡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문태영이 국제대회에서도 KBL 시절만큼의 득점력을 발휘해줄지 미지수다. 조성민과 이정현은 슈터로서 한국의 외곽을 책임져야 한다. 다만 이들 모두 190cm 이하의 단신 슈터로서 스몰 라인업으로서의 부담은 피할수 없는 대목이다.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남자대표팀은 8월 29일부터 9월 6일까지 대만에서 열리는 윌리엄존스컵 국제농구대회에 참가한다. 이후 국내에서 마지막 전력 담금질을 마치고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97년 사우디 리야드 대회 우승 이후에는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팀에게는 리우올림픽 본선 티켓이 주어진다. 한국은 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이후 20년 만의 올림픽 본선행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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