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별난 며느리>에 출연 중인 아이돌 그룹 씨스타의 멤버 다솜

KBS 2TV <별난 며느리>에 출연 중인 아이돌 그룹 씨스타의 멤버 다솜 ⓒ KBS


KBS 2TV 월화드라마 <별난 며느리>는 대놓고 'B급 정서'를 표방한다. 때때로 자막까지 등장하는 화면은 드라마가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여주인공은 방귀를 뀌어대고 춤을 추다 술상을 뒤집어엎으며 닭똥 밭에서 구르기도 한다. 이 드라마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바로 가벼운 웃음의 향연이다.

그래서 <별난 며느리>는 엄연히 '월화드라마'지만 드라마보다는 웃음 코드를 심어 시청자가 부담 없이 볼 수 있게 만든 시트콤에 가까워 보인다. 비록 경쟁작인 SBS <미세스 캅>과 MBC <화정>의 시청률을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웰메이드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흥행하지 못한 전작 <너를 기억해> 보다는 시청률 면에서도 선방 중이다. 아직 극이 초반인 만큼 향후 시청률이 반등할 여지 또한 남아 있다.

다솜과 '별난 며느리', 참 잘 만났다

여성 아이돌 그룹 씨스타의 멤버이자 <별난 며느리>의 주인공 오인영 역을 맡은 다솜은 앞서 KBS 1TV 일일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경험이 있지만, 배우로서의 입지가 충분히 다져진 인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별난 며느리>에서만큼은 제 역할을 분명히 해내고 있다. 시어머니들의 꽉 막힌 사고방식으로 수놓아진 드라마에서 다솜은 절박한 상황에서도 대책 없이 밝은 오인영을 연기하며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구심점에 섰다.

 KBS 2TV <별난 며느리>에 출연 중인 아이돌 그룹 씨스타의 멤버 다솜

KBS 2TV <별난 며느리>에 출연 중인 아이돌 그룹 씨스타의 멤버 다솜 ⓒ KBS


연기력 면에서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정통 드라마였더라면 다소 어색해 보였을 장면도 <별난 며느리>의 '시트콤적 느낌'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다솜은 이 와중에 아이돌 그룹 멤버로서의 정체성을 버리고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과거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재발견된 여성 아이돌 그룹 슈가 출신 배우 황정음을 연상케 한다. 앞서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신이 맡은 배역을 소화해 낸 황정음은 <자이언트> <내 마음이 들리니> <골든타임> <돈의 화신> <비밀> <킬미, 힐미> 등을 거치며 명실공히 주연급 여배우로 우뚝 섰다.

다솜 역시 그때의 황정음과 다르지 않다. 문제는 이후 다솜이 이렇게 얻은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 나가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 작품에서 그가 어떤 가능성을 보여주느냐가 더 큰 문제다. 정극에서도 자신의 몫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연기자로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캐릭터를 찾는 것이 다솜에게는 급선무일 것이다.

다솜이 앞으로 훌륭한 여배우로 성장할 것인지, 아니면 <별난 며느리>에서의 모습으로 그칠지 궁금해진다. 다만 그 미래를 궁금하게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별난 며느리> 출연은 다솜에게는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entertainforus.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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