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 모습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 모습
ⓒ 대한염업조합

관련사진보기


국내산 천일염 생산자조합과 천일염 연구 교수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지속적으로 천일염에 대해 위생 문제를 제기한 것이 그 이유다. 17일 대한염업조합(이사장 제갈정섭)과 천일염연구센터(센터장 함경식 교수) 측은 "황교익씨가  단편적이고 비전문적 정보를 토대로 천일염에 대해 왜곡된 공격을 하고 있다"며 "방송에 출연하면서 만들어진 인지도를 이용해 국민들을 현혹시키지 말라"고 반박했다.

황교익 씨는 케이블채널인 TVN 수요미식회, SBS라디오 '황교익, 강헌의 맛있는 라디오', MBC FM '오늘아침 정지영입니다' 등 다수의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황씨는 최근 언론인터뷰(노컷뉴스, 한국일보, JTBC)와 블로그,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국내산 천일염에 대한 문제제기를 이어오고 있다. 이 같은 황 씨의 주장은 다수 매체에서 인용보도를 했다.

황씨가 주장하는 문제제기는 크게 세 가지다. 천일염은 깨끗하지 못한 서해안 바닷물을 이용해 비위생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졌으며, 미네랄 함유라는 것도 비과학적 또는 거짓이라는 것이다. 또 천일염은 일제시대 때 들어온 일제 잔재로 한국에만 남아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교익 "천일염은 오염 심한 서해에서 비위생적으로 만들어져"

황교익 맛칼럼리스트. 페이스북 캡쳐
 황교익 맛칼럼리스트. 페이스북 캡쳐
ⓒ 황교익

관련사진보기

황씨는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가진 인터뷰에서 천일염이 비위생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천일염 위생이 안전한가에 대한 걱정들이 있다. 밑에 비닐장판이 깔려있어 환경호르몬 문제가 있다. 그리고 포도상구균, 대장균 등 세균도 있다. 일본에서는 식용소금에 대해서는 세균에 대한 기준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또, 황씨는 "천일염이 생산되는 서해안은 오염이 심한 지역이며 염생식물 제거를 위해 매년 농약을 살포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표적 천일염 생산지가 전남 신안인데 경상도 정부가 면밀한 조사없이 무식한 몇몇의 말만 듣고 시혜성 결론을 내린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발 더 나아가 황씨는 블로그페이스북에 '천일염이 얼마나 더러운지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이라는 글을 올렸다. 황씨는 글을 통해 "일본은 식용 소금 불용분(불순물) 허용치가  0.01%미만 이지만, 한국은 천일염은 0.15%이하이고 토판염은 0.3%이하로 일본과 비교하면 천일염은 15배, 토판염은 30배 허용기준치가 높다"라며 "천일염에 불용분과 사분이 얼마나 많은지 감이 잘 안 오면 천일염을 물에 풀어 한나절 두어 보라"며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어 황씨는 특정 업체를 거론하며 천일염 대신 정제염이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황씨는 "재제염과 정제염이 그 대안이다. 정제염은 OO가 유일하다. OO의 정제염 설비는 박정희 정부 인사들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것이다. 서해안이 오염되자 천일염 대신에 안전한 소금을 먹이겠다는 당시 정부의 의지가 지금의 OO소금을 만들었다. OO 가서 보고 박정희 정부가 잘한 것이 있구나 하고 느꼈다. 일본과 대만도 정제염을 주로 먹는다. 여기까지가 내가 말해줄 수 있는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천일염생산자 조합과 연구 교수들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목포대 천일염사업단 김인철 교수는 "천일염 식품위생 안전관리 기준 11개 항목에 대해 매년 4차례 조사하기로 되어있고, 올해는 현재까지 2번 조사했는데 모두 기준을 충족했다. 또한 매년 천일염 주변 해역에 대한 수질등급을 매기는데 4등급 이하면 천일염을 생산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국내산 천일염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안 일대는 1~2등급이다"고 덧붙였다.

함경식 "매년 수질, 중금속, 농약 검사하지만 모두 문제없어"

함경식 교수
 함경식 교수
ⓒ 함경식

관련사진보기

목포대 천일염연구센터 함경식 교수는 "천일염 생산해역과 갯벌 등에 관한 안전성 조사를 매년 실시하는데 지난해 검사결과 취수해역 수질, 중금속 등 모두 기준에 적합했다. 또 지난해 137곳과 올해 47곳(연말까지 130곳 조사예정)에서 채취한 천일염에 대해 농약검사를 실시한 결과 검출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함 교수는 또 "현재 천일염 검사기준은 식약처 '식품공전'의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맞춰 엄격하게 설정되어 있으며, 중금속 함유량 등 식약처 기준은 국제식품규격(Codex)에 맞추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7월 24일자로 천일염 샘플 10개를 채취하여 일반세균, 대장균, 대장균군, 포도상구균 등 검사한 결과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취재결과,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은 지난 2011년부터 품질 검사를 받은 제품만 출하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밀검사 항목은 염화나트륨, 수분 불용분 등 5개 일반성분과 수은, 납, 카드뮴, 비소 등 6개 유해성분 등 총 11개 물질이다. 국립수산물품질평가원 목포지원 소금 품질검사 담당자는 "업무를 맡은 작년 이후 품질저하로 출하판매가 불허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도 지난 2013년부터 '식용천일염의 생산에 관한 안전관리기준'을 제정, 시행중이다. 식용천일염 생산에 사용되는 바닷물, 갯벌, 염전, 자재 등의 안전관리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취수해역의 바닷물은 생활환경 기준(수소이온농도 6.5~8.5pH, 총대장균군(총대장균군수/100㎖) 1,000 이하), 해수수질 기준은 수질평가지수값이 46이하여야 한다. 또 갯벌과 염전의 토양은 카드뮴(10㎎/㎏), 구리(500㎎/㎏), 비소(50㎎/㎏), 수은(10㎎/㎏), 납(400㎎/㎏)이 기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천일염 결정지 바닥재(토판 제외), 채염도구, 이송도구, 기계류, 덮개 등도 안전기준을 적용중이다.

제갈정섭 "천일염이 더럽다면서 왜 타 소금 홍보하나"
        
제갈정섭 이사장
 제갈정섭 이사장
ⓒ 제갈정섭

관련사진보기

대한염업조합 제갈정섭 이사장도 "농약은 과거 일인데 과거 이야기를 지금 이야기하면 곤란하다"며 "지난 2010년부터 소금 결정지 장판을 가소제 함량이 낮은 친환경장판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중이며, 지난 7월 장판 바닥재에서 생산된 천일염 샘플 조사결과 모두 식품기준에 적합했다고 말했다.

제갈 이사장은 자연에서 생산되는 천일염 특성상 갯벌 성분이 일부 포함될 수 있으나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 기준(0.5%까지 불용해분 허용)보다 더 엄격하다. 위생적인 천일염 생산을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산지종합처리장을 16곳에 건립했으며, 소비자에게 유통하기 전 세척, 탈수, 건조 등 공정을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제갈 이사장은 "왜곡된 사실로 천일염을 폄하 하면서 특정 소금을 홍보하는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방송을 통해 쌓은 인지도를 이용해 천일염 생산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발언을 거침없이 내뱉은 행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일염의 미네랄 성분은 조작" VS "전문지식 없으면서 국민현혹"

황씨는 국내산 천일염의 위생문제와 더불어 미네랄 성분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황씨는  "나트륨 자체가 미네랄이며 미네랄이 많다는 표현 자체를 일본에서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비과학적 (표현)이다. 한국에서 천일염을 두고 미네랄이 많다고 하는 것은 마그네슘, 칼륨, 칼슘 같은 것을 모두 포함해 미네랄이라고 한다. 소금 전체 양에서 보통 2~3% 정도의 마그네슘, 칼륨, 칼슘을 두고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OOO 같은 이가 천일염을 가지고 국민을 상대로 장난을 칠 수 있는 것은 국민이 숫자에 약하기 때문이다. 천일염의 미네랄이란 게 천일염의 종류에 따라 제각각이라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 천일염의 기타 미네랄 숫자 놀이에 제발 속지 마시라"주장했다.

이에 대해 목포대 함경식 교수는 "학술적으로 미네랄이란 용어는 탄소, 수소 등을 제외한 모든 원소를 일컫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소금에서 미네랄이라고 하는 것은 NaCl을 제외한 나머지 원소들을 통상적으로 일컫는다. 이것은 국제 학술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쪽 분야에 거의 지식이 없으면서 마치 큰 트집이나 잡은 것 같이 공격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함 교수는 "국산 천일염에 함유된 미네랄 함량은 4~6%로 세계최고 수준이며, 세계유명 소금 60여 가지를 분석한 결과 미네랄이 있는 소금은 한국과 프랑스 게랑드 등 극히 일부다. 즉 한국산 천일염은 세계적으로 희소성 있는 자원"이라고 주장했다.

함 교수는 이어 "미네랄이 없는 소금 섭취시 활성산소 발생과 염증 반응이 고혈압, 동맥경화 등 거의 모든 대사질환의 원인이 되고, 한국산 천일염 섭취시 활성산소 발생이 적고 이에 따른 세포손상, 염증반응도 적다는 논문이 국제학술지(Food Sci. & Biotechnol,2014)에도 나와 있다."고 반박했다.

함 교수는 "황교익씨의 발언은 천일염연구센터에 참여하고 있는 목포대를 비롯해 고려대, 부산대 경상대 등 전국 16개 대학의 교수와 연구진들의 연구결과를 무시하는 태도"라며 "전문적 지식 없이 여기저기서 단편적 사실들을 취합해 언론을 통해 그럴듯하게 국민을 현혹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씨는 언론 인터뷰와 블로그 등을 통해 국내 천일염이 일제잔재이며, 위생적이지 못해 일본도 염전을 다 없앴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비슷한 생산과정을 거치는 프랑스 게랑드의 경우 관광상품으로만 판매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씨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에는 "천일염은 일제가 들여온 거라 전통소금도 아니고 불순물 때문에 몸에 좋은 것도 아니고 벌레도 들어가고 세균도 많고 언플로 만들어진 모래탑 같은 녀석" 등 그의 주장에 동조하는 댓글 등이 다수 달리고 있다.

황교익씨는 국내산 천일염에 포함됐다고 홍보하는 미네랄은 근거가 미약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교익씨는 국내산 천일염에 포함됐다고 홍보하는 미네랄은 근거가 미약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황교익 블로그

관련사진보기


이에 대해 대한염업조합 제갈 이사장은 "최초 염전이 일제시대에 북한 지역에 들어온 건 맞다. 프랑스는 첫 기록이 900년대이고 식민지였던 동남아에 기술이전 했는데, 이게 아마 대만·일본을 통해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천일염은 100여 년 지나면서 계속 진화된 것이다. 우리나라 천일염에 미네랄이 많은 이유는 한국 만의 독특한 생산방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갈 이사장은 "우리 천일염이 일본에서 왔다고 폄하하면서도 자꾸 일본 기준을 들이대는 태도가 이중적"이라며 "일본도 염전을 다 없앤 것에 대해 다양한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함교수는 "게랑드 소금 중 바다게 깔리는 소금(fleur de sel 외의 소금)을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며, 바닥에서 채취한 소금은 Fine, Coarse라는이름으로 널리 팔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중국, 미국, 호주, 멕시코 등에서도 천일염을 널리 식용으로 사용중"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천일염, #황교익, #목포대, #염업조합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