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축구대표팀 계약을 앞둔 자말 하지 감독의 갑작스러운 증발을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이라크 축구대표팀 계약을 앞둔 자말 하지 감독의 갑작스러운 증발을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 AFP


이라크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이 부임 하루 만에 도망가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각) 이라크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었던 보스니아 출신의 자말 하지 감독이 이라크 도착 후 하루 만에 아무런 통보 없이 출국, 이라크 축구계가 당혹해 하고 있다.

하지 감독은 이라크 축구협회와 구두 계약을 마치고 전날 이라크에 도착했다. 그는 바그다드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 대표팀의 새로운 감독이 되어 매우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라크 축구협회도 70, 80년대 옛 유고슬라비아와 영국 스완지 시티에서 선수로 활약했고, 중동 무대에서 지도자로서 많은 경험을 쌓은 하지 감독이 이라크의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하지 감독은 2일 정식 계약을 앞두고 갑자기 사라졌다. 하지 감독의 출국을 확인한 이라크 축구협회 관계자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계약서 사인과 기자회견만을 남겨두고 이런 일이 발생해 매우 놀랐다"고 밝혔다.

이라크 축구협회는 하지 감독이 누군가의 위협을 받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가 체류했던 호텔 측에 CCTV 영상을 요청했고, 하지 감독이 이라크에서 사용했던 휴대전화 통화 내역도 조사하고 있다.

일부 이라크 축구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하지 감독이 섭씨 50도를 넘는 이라크의 살인적인 무더위에 놀라서 도망간 것 같다"는 농담을 주고받고 있다.

그러나 AFP통신은 "아직 하지 감독이 떠난 정확한 이유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계약 과정에서 이라크 축구계의 고질적인 부패와 뇌물 요구 탓에 갑작스럽게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내달 3일 대만을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1차전을 치러야 하는 이라크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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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말 하지 이라크 축구 러시아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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