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래 맨유)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시즌 맨유를 보면 포지션별로 추가영입이 절실했다. 전체적으로 스쿼드가 얇았다. 이번에 마이클 캐릭을 대체할 중원 멤버인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모르강 슈네이덜린을 영입했고, 좌우 풀백이 모두 가능한 다르미안을 영입했다.

또한, 네덜란드의 신성인 멤피스 디페이를 영입하며 전력을 한층 더 강화했다.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의 스쿼드를 두텁게 만들며 힘차게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맨유이다. 그러나 가장 기대했던 세계적인 수비수 라모스의 영입은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라모스 영입은 물음표... 블린트의 센터백 변신, 성공할까?

사실 맨유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중앙을 책임지며 이끌 센터백(중앙수비수)의 영입이었다. 지난 시즌 불안한 수비진으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더해준 반 할 감독의 축구였다. 퍼거슨 감독 이후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겪고 있는 맨유이기에 팬들의 채찍질은 더욱더 심했다. 심기일전하여 다시 리그의 정상을 목표로 해야 하는 맨유에겐 라모스는 꼭 필요했다. 하지만 아직 라모스에 대한 영입은 물음표다.

오는 8일(한국 기준) EPL이 개막한다. 얼마 남지 않았다. 개막에 앞서 반 할 감독은 수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라모스에 대한 영입은 사실 아직도 미궁이다. 라모스 영입 실패에 대비한 차선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반 할 감독의 고민은 프리시즌에서도 엿보였다. 특히 달레이 블린트를 센터백으로 기용했다는 점에서 노력의 흔적이 엿보였다.

미국 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 지난 7월 29일 미국 일리노이스 시카고 솔저 필드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경기에서, 파리 생제르맹 FC의 공격수 에딘슨 카바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달레이 블린트와 공싸움을 벌이고 있다.

▲ 미국 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 지난 7월 29일 미국 일리노이스 시카고 솔저 필드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경기에서, 파리 생제르맹 FC의 공격수 에딘슨 카바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달레이 블린트와 공싸움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EPA


블린트는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은 물론 아약스에서도 센터백을 몇 차례 뛰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주요 포지션은 아니다. 블린트는 왼쪽 풀백과 윙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자주 뛰는 선수이다. 그렇기에 중앙에서 수비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이 미흡하다. 또한, 신장이 180cm이기에 제공권 싸움에서 다소 불안한 점이 있다.

하지만 센터백으로써의 장점도 많은 선수이다. 블린트는 후방에서 여러 포지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무릇 센터백은 후방에서 게임을 잘 조율해야 한다. 여러 포지션의 선수들의 움직임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멀티 플레이어인 블린트는 센터백으로서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

그리고 블린트의 최고 장점은 패싱이다. 정확한 패싱을 통한 빌드업에 능한 선수이다. 압박이 점차 강해지는 현대축구에서 센터백 블린트의 최대 무기는 빌드업이 될 수 있다. 반 할 감독도 이러한 블린트의 빌드업 능력을 높게 사고 있으며, 센터백 자리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반 할 감독은 블린트의 센터백으로서 프리시즌에 보여준 활약에 만족했다.

"블린트의 경기력에 대해서도 아주 기뻤다. 오늘뿐만 아니라 이전 경기력도 포함해서 말이다. 나는 그가 센터백 자리에서 빌드업을 할 수 있고, 수비도 아주 잘한다고 생각한다."

향후 리그에서도 블린트를 센터백으로 기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용병술에 일가견 있는 반 할 감독, 이번에는?

이러한 반 할 감독의 실험에 믿음이 가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반 할 감독은 선수의 특징에 맞는 포지션을 찾아주는 데 탁월한 안목이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현재 은퇴했지만, 세계적인 수비수였던 카를레스 푸욜이 있다. 푸욜은 원래 라이트 윙이었다.

그러나 반 할 감독은 그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더니 라이트 풀백을 권유했다.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변화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그 후로 푸욜은 풀백은 물론 중앙 수비에서도 활약했다. 푸욜이 세계적인 수비수였다는 데 이의를 가질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블린트를 제2의 푸욜로 만들려는 반 할 감독의 의지가 돋보인다. 게다가 블린트는 전술적인 이해도가 높고 여러 포지션에 대한 적응이 빠른 선수이다. 반 할 감독의 안목과 블린트의 재능이 섞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성공한다면, 이번 시즌 맨유의 부흥을 이끌며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선수는 바로 블린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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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스포탈코리아>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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