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소속 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가 올 시즌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커쇼는 7월 4일(아래 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뉴욕 메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으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고 평균 자책점만 내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 날 다저스와 메츠의 경기는 커쇼와 노아 신더가드 두 선발투수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되었다. 올 시즌 예년에 비해 기복이 심한 커쇼는 오랜만에 깔끔한 투구를 선보이며 필승의 의지를 불태웠다.

3안타 1득점에 그친 다저스 타선, 커쇼 5경기 연속 불운

커쇼는 1회초 메츠의 선두 타자 커티스 그랜더슨을 초구 헛스윙 이후 나머지 4구를 연속 볼을 기록하며 볼넷으로 내보냈다. 후안 라가레스와 대니얼 머피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지만 4번 타자인 존 메이베리를 다시 볼넷으로 내보내며 커쇼는 2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커쇼는 루카스 두다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흔들릴 수도 있었던 1회를 간신히 마무리했다.

커쇼는 2회초 수비에서는 2사 후 루벤 테하다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타석에 들어선 상대 투수 신더가드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1회보다는 안정적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1회말 공격에서 삼자 범퇴로 무력하게 물러났던 다저스 타선은 2회말 선두 타자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솔로 홈런이 터지며 앞서 나갔다(1-0).

커쇼는 3회초 자신의 첫 삼자 범퇴 이닝을 만들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어갔다. 그러나 4회초 선두 타자 메이베리에게 초구 2루타를 맞았고, 1사 상황에서 윌머 플로레스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이 날의 유일한 실점을 기록했다(1-1). 커쇼는 이어서 케빈 플라웨키를 야수 선택으로 처리했고, 테하다에게 다시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투수 타석이 돌아오면서 커쇼는 신더가드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이닝을 끝냈다.

다저스는 4회말 공격에서 선두 타자 저스틴 터너가 2루타로 출루하고 곤잘레스의 1루 땅볼 때 3루까지 진루하면서 다시 도망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야시엘 푸이그와 안드레 이디어가 연속 범타로 물러나며 기회를 놓쳤다. 푸이그의 내야 땅볼 때 터너가 홈에 들어오지 못하고 3루에 묶인 것이 뼈아팠다.

커쇼는 다시 5회초 수비에서 상위 타순을 맞이하여 삼자 범퇴로 이닝을 끝냈다. 그러나 다저스는 5회말 공격까지 5번의 기회 중 3번을 삼자 범퇴를 당했고, 5회말 커쇼 자신도 삼진을 당했다. 6회초 커쇼는 플로레스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아웃 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다저스의 6회말 공격은 크게 아쉬웠다. 1사 상황에서 하위 켄드릭이 8구 대결 끝에 메츠 선발 신더가드의 실책으로 출루했고, 터너의 8구 볼넷으로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곤잘레스가 7구 대결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푸이그도 6구 풀 카운트 대결 끝에 삼진을 당했다. 신더가드의 투구수가 크게 불어나던 상황에서 그를 무너뜨리지 못했던 상당히 아쉬웠던 부분이었다.

6회에 투구수가 불어났던 신더가드는 7회초 자신의 타석에서 대타 마이클 커다이어로 교체되면서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경기를 마쳤다(107구).

7회초 수비를 삼자 범퇴로 마친 커쇼도 7회말 자신의 타석에서 대타 알렉스 게레로와 교체되면서 이 날의 투구를 마쳤다. 커쇼는 7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자신이 좋았을 때의 투구 모습으로 돌아왔다(102구). 그러나 다저스는 7회말 공격에서 점수를 올리지 못했고, 커쇼는 최근 5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불운을 끊지 못했다.

다저스는 8회초 페드로 바에즈에 이어 9회초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지만 확실하게 막겠다는 뜻으로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잰슨은 선두 타자 두다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2루수 플로레스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케빈 플라웨키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결승점을 내주며 무기력하게 패하고 말았다(1-2). 이 날 다저스는 도합 3안타 2볼넷에 그쳤고, 점수로 연결된 것은 곤잘레스의 홈런뿐이었다.

커쇼뿐 아니라 그레인키도 불운... ERA 전체 1위인데도 6승

사실 커쇼는 이전까지 메츠를 상대로 등판했던 7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 자책점 1.62로 상당히 강했고, 홈에서 등판했을 때는 3승 무패 0.39로 더 위력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노 디시전으로 경기를 끝냈던 나머지 두 경기에서도 다저스는 진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 날 9회의 실점으로 인하여 다저스는 메츠를 상대로 커쇼가 등판했던 경기에서 처음으로 패했다.

커쇼는 최근 5경기에서 3패만 당했는데, 5경기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던 경기였다. 2경기는 퀄리티 스타트였고, 최근 마지막 3경기는 모두 7이닝을 채운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였다. 5경기에서 커쇼가 기록한 평균 자책점은 2.41로 점차 페이스가 좋아지는 모습이었다(33.2이닝 9자책).

커쇼가 2011년부터 보여줬던 모습(4년 연속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부문 평균 자책점 1위)을 감안하면 올 시즌의 모습은 분명 기대에 많이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4월에 5경기 1승 2패 3.73, 5월에 5경기 2승 1패 3.97로 예년에 비해 많이 부진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3점 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한 것 치고는 팀의 득점 지원이 너무 따라주지 못하며 불운의 조짐이 보였다.

커쇼는 6월 6경기에서 2승 3패 2.16을 기록했다. 평균 자책점에서 보여준 모습대로 커쇼 개인은 좋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쇼의 6월은 승리보다 패전이 많았다. 최근의 호투로 시즌 평균 자책점은 3.08까지 많이 내려갔고, 후반기에는 2점 대 평균 자책점을 바라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올 시즌 커쇼는 17경기에서 5승 6패에 그치고 있다. 커쇼는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5인 로테이션이 유지된다면 9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 경기에 등판하면 전반기 일정을 마치게 되는데, 이 경기를 이긴다고 해도 6승 6패다. 일반적으로 풀 타임을 소화하는 메이저리그 선발투수가 33경기에 등판하기 때문에 후반기에 15경기를 더 등판한다고 계산하면, 두 자릿수 승수를 넘기기 어려울 수도 있다.

커쇼는 시즌 중반에 승격되어 코리안 특급 박찬호(은퇴)의 자리를 대신하여 선발로 등판했던 2008년과 본격적인 풀 타임 첫 해였던 2009년을 제외하고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풀 타임으로 등판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평균 자책점이 3점 이상으로 올라간 시즌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꾸준한 위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커쇼도, 커쇼의 뒤를 받쳐주는 2선발 잭 그레인키도 득점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커쇼는 처음 두 달에 다소 부진했기 때문에 그랬다 쳐도, 그레인키는 16경기에 선발로 등판한 현재까지 평균 자책점 1.58로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6승 2패에 그치고 있다.

2009년에 아메리칸리그 사이 영 상을 수상했던 그레인키는 커쇼가 다소 부진한 올 시즌 현재까지 1점 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며 생애 두 번째 사이 영 상을 노리고 있지만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2013년 아메리칸리그 사이 영 상 수상자였고 FA 계약을 통해 올 시즌 내셔널리그로 온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 16선발 9승 6패 1.82 139탈삼진)와 은퇴 직전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A. J. 버넷(피츠버그 파이어리츠, 16선발 7승 3패 2.05) 그리고 다승 1위 게릿 콜(피츠버그 파이어리츠, 16선발 11승 3패 2.20) 등 상당수의 수준급 투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레인키는 5일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커쇼와 마찬가지로 메츠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다.

다저스의 선발투수들이 득점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다저스는 45승 36패로 내셔널리그 15개 구단 중 3위, 서부지구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규 시즌만 보면 지구 우승에는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발투수들에게 득점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선발투수들이 지쳐서 후반기에 무너질 수도 있다. 다저스가 앞으로 이어질 경기에서는 타선의 분발로 선발투수들에게 얼마나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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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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