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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C의 <일밤-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아래 복면가왕>이 반전을 거듭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복면가왕>은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된 후 4월부터 정규 편성되어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도 상승세에 있다.

복면을 쓰고 나와 노래를 부르는 <복면가왕>은 음악에 예능을 더해 재미를 주고 있다. 서인영과 조장혁, 나윤권, 진주 등 기존 가수들뿐만 아니라 안재모, 김슬기, 윤형빈 등 배우와 개그맨도 복면을 쓰고 수준급의 노래를 불렀다.

가장 반전은 '도장신부'였다. '도장신부'는 여장을 하고 여성 키로 노래를 불러 모두 여성 가수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도장신부'는 MBC 오디션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 시즌1 우승자인 백청강으로 밝혀져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초반부터 수준급의 출연자들이 노래를 불러 기대치가 높아진 탓에 그 수준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런 견해에 연출자는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20일 <복면가왕>의 연출자인 민철기 PD를 서면으로 만나봤다. 다음은 민 PD와의 일문일답이다.

"3년간 표류하던 기획물, 이렇게 잘 될 줄은..."

지난 4월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MBC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 제작발표회에서 민철기 PD가 가면을 쓴 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복면가왕' 민철기 PD, 시청률 10%까지 가면 안벗어! 지난 4월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MBC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 제작발표회에서 민철기 PD가 가면을 쓴 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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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면가왕>이 매회 반전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며 화제가 되는데 어떠세요?
"저희 제작진도 방송을 만들 때마다 '이번 방송을 보고 시청자들이 좋아하실까?'하는 궁금증을 갖고 방송에 임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방송 후 반응이 좋으면 저희도 기분 좋고 신나고, 더 좋은 방송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 <복면가왕>은 3년간 표류하던 기획물이었다던데, 처음 기획안을 받아 봤을 때 느낌이 어떠셨어요?
"처음 기획안을 접하고는 '그냥 한번 해보자'. '잘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처럼 큰 반응을 얻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잘 안 돼도 설 맞이 특집으로는 재미있는 방송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만들었습니다."

- 복면을 써야 한다는 특성상, 처음 출연자를 섭외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이런 프로그램은 없었으니까 처음에는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가수들이 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단 설특집 파일럿 방송이 반응이 좋았고, 가면을 쓴다고 해서 노래부르는 진정성까지 우스꽝스럽게 보이지 않은 것이 가수분들이 프로그램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게 된 계기인 것 같습니다." 

7일 방송에서 '미스터리 도장신부'로 출연한 백청강
 7일 방송에서 '미스터리 도장신부'로 출연한 백청강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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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반전은 '도장신부'인 백청강씨일 것 같아요. 남자가 여자 키로 부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은데, 어떻게 그런 아이디어가 나왔나요?
"백청강씨는 설특집 준비할 때부터 염두에 두고 있던 인물이었습니다. <위대한 탄생>에서 백청강씨가 부른 '희야'를 작가가 저에게 들려줬는데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렸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백청강씨를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설특집 때 하게 되면 너무 임팩트가 큰 걸 먼저 터트리는 것 같아 나중에 정규편성 되면 꼭 출연시키려고 아껴두고 있었습니다."

- 백청강씨에게 제의했을 때 반응은 어땠나요?
"재미있겠다고 흔쾌히 응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생각해서 부탁드린 모든 의상과 콘셉트를 잘 수행해주셨습니다."

- <복면가왕>은 가수뿐만 아니라 배우와 개그맨도 출연하잖아요. 음악과 예능 중 어디에 더 중점을 두나요?
"노래에 코미디를 접목한 미스터리 음악쇼이기 때문에 기본은 음악입니다. 다만 다른 음악프로그램과 다르게 예능적인 요소를 좀 많이 집어넣었습니다. 하지만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른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이기 때문에 노래에 있어서 만큼은 진정성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의외이고 재미있는 캐스팅, 섭외리스트 많이 갖고 있다"

3연속 복면가왕에 등극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3연속 복면가왕에 등극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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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자 섭외하면서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저희는 보안이 생명인데 출연하기로 섭외한 몇 분께서 '나 복면가왕 출연한다'고 주변에 얘기하셨다가 저희 제작진에게 적발되어 출연이 불발된 케이스가 몇 개 있습니다." 

- 초반에 출연자들 노래실력이 높아서 그 수준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있던데요.
"그렇죠. 노래실력이 정말 중요하죠. 하지만 저희 프로그램이 <나는 가수다>도 아니고, 저희는 웬만큼만 노래하면 시청자분들께서 보시기에 정말 의외이고 재미있는 캐스팅이라고 생각하실 정도의 섭외 리스트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 파일럿 당시 평론가 허지웅씨는 "시청률은 잘 나왔지만 그냥 틀어놔서 높게 나온 게 아닐까 싶다"라며 "전반적인 완성도가 너무 떨어진다. 마지막에 우승자인 EXID 솔지의 신상을 공개한 것부터가 '정규가 될 가망이 없다'고 포기한 게 아닌가"라고 평가했는데 어떠셨어요?
"글쎄요. 허지웅씨가 시청률 그래프를 보셨다면 그렇게 말씀 못하셨을 것 같은데요. 4%에서 시작한 시청률이 나중에 솔지 얼굴 공개할 때는 23%까지 상승했거든요. 그렇게 해서 평균 13.8%(TNS 수도권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이 나온 거고요.

그리고 전반적인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은 1회분 108분이라는 시간에 다 보여드리려고 하다보니 편집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전후맥락, 재미있는 토크가 다 날라갔거든요. 뿐만 아니라 여러 문제점들을 정규편성이 되면서 수정 보완해 나가고 있습니다."

- <불후의 명곡>이나 <나는 가수다> 등 음악+예능 프로그램이 사랑 받는 이유가 뭘까요?
"시청자분들이 TV 프로그램을 집에서 편안하게 보셔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음악프로그램은 아무 생각없이 편안하게 음악을 듣는 장점이 있죠. 만국 공통어일 정도로 사람은 누구나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음악에 예능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또한 다음주를 더 기대하면서 프로그램에는 연속성이 생기고 그것이 시청률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영광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이영광의 언론, 그리고 방송이야기'(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민철기, #복면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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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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