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LG 트윈스 출신으로 올 시즌 코리안 해적 강정호의 동료로 활약했던 오른손 투수 레다메스 리즈(이상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소속 팀에서 기회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피츠버그는 5월 26일(이하 한국 시각) 경기가 시작되기에 앞서 리즈에 대한 지명 할당(Designed for Assignment) 소식을 발표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활약하다가 작년까지 KBO리그에서 활약했던 리즈는 LG 트윈스 시절 주로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시즌 종료 후 LG와의 재계약이 불발되자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선택했고, 강정호와 함께 스프링 캠프에 합류했다. 스프링 캠프에서 리즈는 2경기 선발을 포함하여 7경기에 등판, 15이닝 평균 자책점 1.80의 성적을 기록하며 강정호와 함께 당당히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25명)에 들어갔다.

LG에서 활약했지만... 높았던 빅 리그의 벽

LG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했지만 피츠버그의 선발 로테이션에 리즈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피츠버그는 프란치스코 리리아노(좌), 게릿 콜(우), A. J. 버넷(우), 제프 로크(좌) 그리고 찰리 모튼(우)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려 했다. 그러나 모튼의 부상으로 밴스 월리(우)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기회를 얻었으며, 이에 따라 선발투수 경험이 있는 리즈가 롱 릴리프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롱 릴리프 역할을 맡은 리즈는 팀에서 전천후로 활약했다. 팀의 승패와 관계 없이 상황에 따라 등판했고, 연장전 승부에 등판하기도 했다. 선발투수가 조기 강판되거나 경기가 큰 점수 차로 벌어졌을 때, 그리고 연장전 상황 등 롱 릴리프는 불펜에서 각종 궂은 일을 도맡는다. 왼손 타자를 상대하는 스페셜 리스트나 필승 역할의 셋업맨, 마무리투수 등 충분히 등판이 예상되는 상황에 등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만큼 등판 여부도 가장 불확실한 자리가 롱 릴리프이다.

이에 따라 리즈는 짧게 1이닝을 던진 경기가 4경기 있었고, 2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도 5경기가 있었다. 특히 5경기 중 2경기는 구원투수로서는 상당히 긴 3이닝을 던지기도 했다. 리즈가 정규 시즌에서 등판한 11경기의 성적은 17.1이닝 1승 3패 평균 자책점 3.63으로 롱 릴리프인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는 않은 성적이었다. 4월 24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는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즈는 잘 던질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기복이 너무 컸다. 안타를 내주지 않았던 경기는 4월 13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1이닝을 던졌던 경기 뿐이었다(1볼넷 2탈삼진 무실점). 또한 패전을 기록했던 3경기는 모두 연장전 승부로, 볼넷과 안타 등의 연속 출루를 허용하며 갑자기 무너진 경기들이었다.

그래도 4월 5경기에서는 피안타율이 0.214에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이 1.43이었다. 그러나 5월 6경기에서는 피안타율이 0.350까지 크게 치솟았고, WHIP도 1.97로 사실상 한 이닝에 주자 2명 가까이 쌓아 놓고 경기를 하는 위험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탈삼진 18개를 잡을 정도로 구위가 크게 나쁘진 않았지만 볼넷도 10개나 되었다.

그런 와중에 모튼이 부상에서 복귀하게 됐다. 2008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데뷔한 모튼은 2009년부터 피츠버그에서 활약했는데, 풀 타임 선발로 등판했던 2011년에는 29경기에서 10승 10패 평균 자책점 3.83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2014년에도 승운은 없었지만 26경기 선발에서 6승 12패 평균 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부상으로 인하여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지 못했던 모튼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함에 따라 선발 기회를 얻었던 월리가 롱 릴리프로 보직을 이동하게 됐다. 2010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데뷔했던 월리는 2015년 피츠버그에서 8경기에 등판했는데, 그 중 7경기에서 선발 기회를 얻었다. 월리는 피츠버그에서 등판한 8경기에서 2승 3패 평균 자책점 4.17을 기록했다(피안타율 0.301 WHIP 1.54).

그런데 오른손 투수인 월리가 롱 릴리프로 이동하면서 같은 오른손 투수인 리즈와 역할이 겹쳤다. 대부분의 팀들은 1~2명의 롱 릴리프를 운영하는데, 2명인 경우는 대개 오른손 투수와 왼손 투수를 각각 로스터에 포함시켜 운영한다. 그리고 다른 로스터 운영에 있어서 롱 릴리프를 많이 배치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리즈에게 불똥이 튄 것이다. 지명 할당 조치는 선수를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사실상의 방출 대기 과정이다. 선수는 10일 동안 웨이버 상태로 공시되는데, 그 동안 다른 팀에서 영입 제의를 하면 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 그러나 10일 동안 자신을 찾는 팀이 없을 경우 원 소속 구단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다시 체결하거나, 자유계약선수(FA)를 통해 제한 없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com에 의하면 피츠버그의 클린트 허들 감독은 10일의 웨이버 공시 기간에 리즈를 원하는 팀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허들 감독은 "우리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리즈와 함께하길 바라지만 웨이버를 통과하고 팀에 남으면 정말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라는 말로 리즈의 가치를 평가했다. 또한 월리가 롱 릴리프로서도 많은 이닝을 책임질 것으로 믿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루 쉰 강정호, 다음 경기도 안타 칠까?

한편 7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던 강정호는 2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렸던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 경기에서 하루 휴식을 취했다. 이 날은 경쟁자 조디 머서가 유격수 겸 8번 타자로 출전했고, 3루수 자리에는 조시 해리슨이 1번 타자로 출전했으며, 2루수 자리도 닐 워커가 5번 타자로 출전했다.

이날 머서는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타율이 0.190이다. 워커도 4타수 2안타를 기록했지만 삼진도 2개를 기록했고(타율 0.259), 해리슨은 4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다(타율 0.255).

또한 이날 선발투수로는 부상에서 복귀하며 리즈가 짐을 싸게 된 원인을 제공한 모튼이 시즌 첫 등판했다. 모튼은 7이닝 8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등판에서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87구). 피츠버그는 이 날 말린스를 상대로 4-2 승리를 거두며 승률 5할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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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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