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이 또 다른 신기록에 한 걸음 다가섰다. 이승엽은 지난 22일 광주 북구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8호 및 KBO리그 통산 398호 홈런을 기록했다. KBO리그의 전무후무한 '400홈런' 대기록에 단 2개만을 남겨 놓았다.

이승엽은 이날 첫 타석에서부터 기록을 만들었다.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던 이승엽은 2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이승엽은 유창식이 던진 2구 시속 142km짜리 속구가 한가운데로 몰리자, 그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이승엽이 받아 친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대형 홈런이 되었다(1-0).

이 홈런으로 이승엽은 KBO리그 통산 398호 홈런을 기록, KBO리그 선수들이 아무도 기록하지 못한 400홈런에 2개 차로 바짝 다가섰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에서 친 159개의 홈런 기록을 더하면 통산 557홈런으로, 한일 통합 600홈런 대기록에도 43개 차로 가까워진 셈이다.

이승엽의 선제포... 윤성환, 호투로 응답하다

경기 전반에 났던 점수는 이승엽의 홈런이 전부였다. 삼성의 선발투수 윤성환과 KIA의 선발투수 유창식이 나란히 호투를 펼쳤다. 이승엽에게 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고는 유창식의 투구도 빛났다. 유창식은 6회까지 이승엽의 솔로포를 제외하고는 실점하지 않았다.

삼성의 윤성환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삼성의 타선이 경기 후반 집중력을 발휘하여 윤성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삼성은 7회 초 공격에서 KIA의 교체된 투수 박준표와 문경찬을 공략하는 데 성공하며 타자 일순했다.

선두 타자로 나온 7번 타자 구자욱이 유창식을 상대로 2루타로 출루한 뒤, KIA의 투수가 박준표로 바뀌었다. KIA의 선발 유창식은 6회까지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선발투수 본연의 역할을 다했으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다(105구). 게다가 구자욱이 이후 홈을 밟게 되면서 유창식의 실점은 2점으로 늘어났다.

삼성은 도망가는 점수를 위해 구자욱 대신 대주자 박해민을 내보냈다. 이지영의 희생 번트로 1사 3루가 된 상황에서 김상수가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냈다. 김상수는 다음 타자인 야마이코 나바로 타석에서 도루에 성공하며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고, 나바로의 2타점 적시 2루타가 터지며 작전이 성공했다(3-0).

삼성의 공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박한이의 연속 적시 2루타로 나바로까지 홈을 밟았고(4-0), 채태인과 최형우까지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박한이도 홈을 밟았다(5-0). KIA는 박준표 대신 문경찬을 내보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다음 타자 박석민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3루에 있던 채태인이 홈을 밟은 것이다(6-0).

삼성은 최형우의 대주자로 출전한 박찬도가 도루에 성공하면서 또 다시 득점 찬스를 이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이승엽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삼성은 타자 일순으로 5득점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삼성은 KIA가 수비 위치를 대폭 변경한 9회 초에 또 한 번 일을 냈다. 이번에는 선두 타자 채태인의 안타와 박찬도의 연속 안타로 순식간에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박석민이 유격수 인 필드 플라이 선언으로 물러났고, 이승엽도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승엽은 첫 타석 홈런을 제외한 나머지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나며 5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2사 1, 2루 상황으로 자칫 잘못하면 추가 득점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다음 타자인 박해민의 싹쓸이 3루타로 누상에 있던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8-0). 큰 점수 차에 긴장이 풀린 듯했던 윤성환은 9회 말 최희섭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이홍구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다(8-1).

그러나 윤성환은 더 이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9회 말 실점으로 아깝게 완봉을 놓치긴 했지만, 윤성환은 8피안타 2볼넷으로 다소 많은 출루를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워 탈삼진을 11개나 잡으며 KIA 타선을 봉쇄했고, 끝내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113구). 삼성은 이 날 윤성환의 호투로 지키는 야구의 원동력이었던 구원투수들에게 휴식까지 제공했다.

KIA는 한화 이글스 출신 이적생인 선발투수 유창식이 호투했지만, 결국 고질적인 불펜의 방화가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다. 유창식의 호투로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았던 경기는 7회 박준표의 대량 실점으로 인하여 그 추격의 의지가 사라지고 말았다. 반면 이 날 승리로 삼성은 3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27승 16패로 2위 SK 와이번스에 1.5경기 차로 앞선 리그 1위를 유지했다.

이승엽은 4월 30일 대구에서 열렸던 LG 트윈스와의 경기 이후 무려 22일 만에 홈런을 기록했다. 컨디션이 아직 완전하지는 않은 상태였지만, 이승엽은 대기록을 향해 하루하루 더 다가서고 있다. 삼성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국민타자 이승엽, 그가 슬럼프를 극복하고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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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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