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감독의 작품, 예능은 PD의 작품, 드라마는 작가의 작품이라는 말이 있다. 각각의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를 담당하는 인물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런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 긴 호흡으로 시청자와 밀고 당기기를 해야 하는 브라운관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작가의 필력이다. 그만큼 스타작가의 입지는 공고해졌다.

그러나 드라마 <맨도롱 또똣>과 <프로듀사>의 첫회가 방영되고 난 후, 반응은 생각보다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맨도롱 또똣>은 홍자매 특유의 유머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살지 못했다는 평이 주를 이뤘고 <프로듀사>는 새로운 형식에 적응이 안된 것은 물론, 전체적인 내러티브가 지루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맨도롱 또똣>은 6%대의 시청률로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고 <프로듀사>는 10%를 넘기며 선방했지만 박지은 작가에 김수현 주연이라는 카드를 쓴 것 치고는 생각보다 파급력이 크지 못했다.
 드라마 맨도롱 또똣과 프로듀사의 포스터

드라마 맨도롱 또똣과 프로듀사의 포스터 ⓒ mbc, kbs


그러나 여전히 스타작가들에게 쏟아지는 기대감은 크다. 그것은 그들의 작품이 가지는 수많은 장점과, 그들에 대한 굳건한 믿음 때문이다.

스타작가들의 드라마는 편성에서 유리한 고지를 지닌다. 홍자매의 <맨도롱 또똣>이나 박지은의 <프로듀사>는 모두 공중파 황금시간대의 입성에 성공했다. <맨도롱 또똣>은 MBC 수목드라마로 방영중이고 <프로듀사>는 KBS에서 금, 토 9시 15분에 방영되는 드라마라는 전례 없는 시도를 가능케 했다.

이뿐이 아니다. 캐스팅 역시 순풍에 돛 단 듯, 순조로웠다. <맨도롱 또똣>은 <응답하라 1994>로 단숨에 주목받은 유연석과 <미생>으로 한 단계 주가가 상승한 강소라가 주인공을 맡았다. <프로듀사>라인업은 무려 영화 <어벤져스>에 비견되기도 했다. 무려 김수현, 공효진, 차태현에 톱 가수로 주가가 높은 아이유까지 캐스팅하며 논란과 화제성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이 모든 것들은 철저히 작품을 집필하는 작가들의 이름값에 기인했다. 홍자매는 <쾌걸춘향>을 시작으로 <마이 걸> <환상의 커플><쾌도 홍길동>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등을 성공시켜왔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낸 홍자매의 작품의 특징은 바로 캐릭터 구성력에 있다. 홍자매의 작품 속에서 이야기 구조 보다는 캐릭터들이 뿜어내는 매력이 가장 강력하다. 이는 곧, 홍자매 드라마에 출연하면 스타가 될 확률이 크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홍자매 작품에 출연했던 이다해, 한예슬, 차승원, 공효진, 소지섭등은 주가가 상승하며 승승장구했다.

박지은 작가의 작품은 이런 특징을 그대로 가져가며 흥행력은 더욱 두드러진다. 박지은 작가는 <내조의 여왕><역전의 여왕><넝쿨째 굴러온 당신><별에서 온 그대>을 모두 히트 시키며 스타 작가로 거듭났다. 특히 작년 <별에서 온 그대>는 한국의 흥행 뿐 아니라 중국의 흥행도 성공하며 김수현을 최고의 한류스타로 발돋움 시켰으며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게 만들었다.

박지은 작가의 작품의 특징은 캐릭터 구성능력에 더해 개성적인 스토리 라인을 완성한다는 데 있다. 박지은 작가가 보여주는 세계관은 어렵지 않으면서도 대놓고 막장이거나 유치한 분위기로 흐르지 않는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등에서 보여준 캐릭터의 현실성이나 <별에서 온 그대>에서 보여준 로맨틱 코미디의 기술은 그의 특별한 유머와 합쳐져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이런 스타작가들의 작품이 방송국에서 우선순위를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무엇보다 그들의 강점은 '꾸준히' 히트작을 써 냈다는 데 있다. <맨도롱 또똣>과 <프로듀사> 모두 1회 보다는 다음 회로 넘어갈수록 더 좋은 평을 얻었다. 시작이 미약하다고 해서 그 끝까지 미약하지는 않을 수 있다. 그들은 시청자들을 만족시킬만한 이야기 구성 능력을 그동안 충분히 보여주었다. 그래서 아직 <맨도롱 또똣>이나 <프로듀사>의 평가를 함부로 내리기는 힘들다.

그러나 지난 작품이 보여주었던 신선함이나 새로움에 비해 이번 작품들이 조금은 아쉬웠던 것만은 사실이다. 과연 그들이 이런 평가를 뒤집어 엎고 다시 성공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을 것인가. 아직까지 이런 기대감을 가지는 이유 역시 그들이 '스타 작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 드라마의 다음 회를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그들 드라마에 쏟아진 실망스러운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믿음직한 작가들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들이 다시 한 번 신뢰를 쌓게 되길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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