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10일 오후 10시 40분]

4년 만이었다. 영화 데뷔작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때 만났던 앳된 고등학생 진세연이 한층 성장했다. 두 번째 영화 출연작이 된 <위험한 상견례2>에서 진세연은 어느덧 로맨틱 코미디가 어울리는 성인이 돼 있었다. 지난 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세연을 만났다.

그 사이 진세연은 8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학업과 연기를 병행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상당한 다작이다. 숨차게 달려오진 않았는지 물으니 "오히려 주변에서 걱정하는 얘기를 듣고 힘들어야 하나 싶었다"며 "운도 따랐고 시기도 잘 맞아서 이렇게 하게 된 거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그간 드라마로 진세연은 감당하기 힘든 감정선을 쥔 채 다소 무거운 역할도 소화했다. 그것의 반 작용인듯 밝은 내면을 보여주고 싶던 차에 <위험한 상견례>가 들어왔고,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진세연은 극중 엘리트 경찰 영희 역을 맡았고, 범죄자 부모를 둔 경찰 지망생 철수와 사랑을 키워나갔다.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때 기억이 잘 안 나네요(웃음). 영화라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느껴보고 싶었고, 가벼운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어요. <위험한 상견례2>가 코미디 영화래서 가볍게 읽어야지 했는데 스릴러 느낌도 있는 거예요. 너무 진지한 거 아닌가 걱정하던 차에 대본 리딩 때 선배님들이 맛깔나게 하시는 걸 보고 놀랐어요. 쓸데 없는 걱정이었죠. 

감독님도 고민을 많이 했고, 현장에서 여러 의견 수렴을 거쳐 바뀐 부분도 있어요. 원래 제목도 <경찰가족>이었잖아요. <위험한 상견례> 속편이 될 줄 몰랐기에 오히려 부담 없이 촬영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개봉은 속편으로 이름을 바꿔 했으니 비교가 안 될 순 없겠죠? 더 반응이 좋아야 할 텐데."

소심하면서도 활발한 성격..."지금 현재가 좋아요"


평소 진세연은 밝으면서도 진지하다. 유머가 가득한 영화에 출연했다지만 정작 본인은 개그감이 없단다. "괜히 막 던졌다가 반응이 안 좋으면 상처받는 소심한 비형"이라며 웃는다. 잘 웃고 조곤조곤 얘기하는 게 자신의 성격이라며 이번 작품으로 그런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주저함 없이 말했다.

그녀도 어엿한 대학생이다. 작품 활동 하느라 휴학 기간이 길어 아직 2학년이지만 틈틈이 캠퍼스의 낭만을 알아서 누리고 있다. "올해 초엔 그래도 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며 "후문 쪽 수업인데 일부러 정문 쪽에서부터 걸어가 보기도 하며 생각에 잠기곤 했다"고 한다. 진로를 한창 고민했던 고등학생 때를 잠시 언급했다.

"오히려 고등학교 때보다 나은 거 같아요. 그땐 학생과 사회생활을 오고 가는 느낌이라 힘들었는데 대학교에선 전공도 연극영화학이고, 친구들도 연기를 하니까 동료라는 연대감이 들어요. 다만 아쉬우면서도 미안한 건 동기들과 학교생활을 많이 하지 못해서 좀 그래요.

미팅이나 소개팅이요? 아무래도 얼굴이 알려져 부담이죠.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하지만 마음먹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찾진 않을 거예요(웃음). 이상형은 제게 관심과 사랑을 줄 수 있는 남자? (웃음)"

연기와 사랑에 대한 생각을 밝히는 모습이 당당했다. "결정을 잘 못하는 성격인데 일단 내가 선택한 것에 후회하지 말자고 늘 다짐한다"며 진세연이 더욱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어린 나이에 너무 과한 짐을 지고 가는 건 아닌지 물으니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이 좋다고 말한다. 너무 어리지도, 또 너무 성숙하지도 않은 20대 초반의 배우 한 명이 마주 보고 미소를 보이고 있었다.



진세연 위험한 상견례2 홍종현 김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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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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