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을 기다리는 고양 시민들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 입장을 기다리는 고양 시민들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 강윤기


신생 구단인 엔씨 소프트는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 새로운 획을 긋고 있다. 특히 캐릭터 마케팅에 적극적인 NC 다이노스는 '단디'(똑바로 해라)와 '쌔리'(때려라)를 통해 경상도 민심을 얻고 있다. '지역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구단으로 성장한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 이태일 NC 다이노스 대표는 1군과 2군 모두를 챙기고자 "일 년에 50000km 가 넘는 거리를 달린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고양시는 프로야구 구단 NC 다이노스와 지난해 11월 18일 '고양스포츠타운 야구장' 사용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추후 3년간 야구장 사용 등 시설을 임대했다. 이후 NC 다이노스는 2군 이름을 고양 다이노스로 변경하며 사업팀까지 독립시켜 독자적인 구단처럼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 이는 KBO 타 구단이 기존에 보인 것과는 다른 행보다. 대다수의 구단들은 선수 육성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퓨쳐스리그(2군)는 유망주 육성과 1군에 올라가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다른 사례들이 많다. 류현진 선수가 뛰고 있는 LA다저스의 경우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 이름을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로 했다. 로스앤젤레스와 오클라호마시티의 거리는 대략 1898.64km 떨어져 있다. 즉 연고지의 위치도 다르다. 강정호의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마이너리그 트리플A팀 명칭은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이다. 팀명이 다른 것처럼 마찬가지로 연고지 또한 다르다.

이 팀들은 국내 프로야구의 2군이나 유럽 축구의 경우처럼 산하 구단이 아니다. 마이너리그 구단들은 구단주도 따로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선수에 대한 권리만 갖고 연봉만 지불한다. 그렇기에 마이너 구단들은 운영비와 수익 창출을 위해 '지역 밀착'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인다.

고양 다이노스 캐릭터                               고양 다이노스 캐릭터 고양고양이

▲ 고양 다이노스 캐릭터 고양 다이노스 캐릭터 고양고양이 ⓒ 강윤기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퓨처스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다. 퓨처스리그는 그저 컨디션 조절을 위해 잠시 머물러 있거나 어린 선수들을 키워 내기 위한 1군의 보조 개념이었다. 스포츠 마케팅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KBO 퓨처스 리그에 커다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미 젊은 구단인 넥센 히어로즈가 2군 팀을 화성 히어로즈를 운영 하고 있다. 화성 히어로즈가 지역 밀착을 통해 육성과 관심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고양 다이노스는 한 발 더 나아가 따로 사업팀까지 구축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즐기는 야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열린 KBO 리그 5경기는 전 경기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그러나 고양 국가대표 야구장 또한 마찬가지였다. 우리 동네 야구단인 고양 다이노스를 응원하기 위해 고양 시민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야구장을 방문하였다. 어린이날 특별 홈경기로 열린 경기에 무려 800여 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아이들은 고양 다이노스의 캐릭터 고양고양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마음껏 어린이날을 즐겼다.

"단디가 정말 예쁜 캐릭터이긴 한데 캐릭터 명칭 자체가 경상도 사투리다 보니 고양시하곤 좀 안 맞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많은 고민을 하다가 고양시의 마트코트 고양고양이로 결정 했다. 또한 고양시의 경우 대화역에서 10분 거리로 가까운 편이고 다른 2군 경기장들과 달리 도심에 있다 보니 근접성에서 매우 뛰어나다. 저도 야구 마니아인데 정말 야구만 보려면 TV 중계를 보지 직접 와서 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야구 이외의 즐거움이 있어야 경기장을 찾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양한 즐길 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 심보영 고양 다이노스 사업팀장

이미 야구장 주변에선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구단은 공룡체험, 피칭 존과 티볼 배팅을 통해 자연스럽게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또 특성화고인 경기영상과학고 학생들이 각종 영상을 찍어 편집하고 있었다. 푸드트럭 또한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야구장투어               고양 다이노스 라커룸을 돌아보고 있다.

▲ 야구장투어 고양 다이노스 라커룸을 돌아보고 있다. ⓒ 강윤기


이와 관련 심 팀장은 "가장 중요한 건 야구장으로 소풍가는 것이기 때문에 음식이 맛있어야 한다"면서 "저희가 돗자리도 제공한다, 스웨덴 핫도그와 고양시의 명물 중 하나인 고양막걸리와 다이노스 김치전을 판매하고 있다, 돗자리 펴고 앉아 지역 막걸리를 마시며 풍류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퓨처스리그가 낮에만 열리다 보니 평일의 경우 야구팬들의 참여가 저조해 아쉽다"면서 "올 시즌은 조명탑 문제로 야간 경기가 없다, 내년 시즌은 야간 경기를 꼭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퓨처스 리그의 경우 오후 1시에 모든 경기가 시작한다. 1시에 게임을 하기에는 혹서기 때는 매우 덥고 관중들 또한 오기 힘들다. 말 그대로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이다. 또한 선수들의 건강에도 한낮은 피하는 편이 좋다. KBO리그와 퓨처스리그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시간대 변경 또한 필요하다.

고양 다이노스를 책임지고 있는 박종훈 본부장은 "퓨처스리그의 선수들은 못하는 선수들이 아닌 언제든지 1군 선수들을 대체할 수 있는 훌륭한 선수들이다"라며 "팬들이 즐길 수 있는 보는 야구 KBO 리그와 퓨처스리그가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 관계를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퓨처스리그가 중소 도시에 자리를 잡아 소규모 도시시민들의 야구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고 풀뿌리 야구로 발전한다면 더 많은 야구 소년 소녀들이 생겨 날 것이다. 이는 설사 엘리트 야구 뿐 아니라 팬 층이 더욱 두터워지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꿈을 담는 아이                     먼 훗날 이 야구 소년은 NC 다이노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도 모른다.

▲ 꿈을 담는 아이 먼 훗날 이 야구 소년은 NC 다이노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도 모른다. ⓒ 강윤기


고양 다이노스의 캐치프라이즈는 3D이다. Dynamic(역동적)과 Distinctive(독특한), 즉 퓨처스 리그에서의 새로운 시도를 뜻한다. 마지막으로 'Dear'는 당신이다. 우리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 받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경기가 끝나고 진행된 야구장 투어는 고양의 캐치프라이즈 중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우리동네 사람들에게 사랑 받기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 자체였다. 선수들이 옷을 갈아 입는 라커룸과 선수들의 실내 연습장 등 평소엔 갈 수 없던 곳을 돌아보며 카메라에 소중한 표정으로 사진을 담아내던 야구 소년의 모습에서 행복과 꿈을 찾아 볼 수 있었다.

밖에서는 꼬마들이 진지한 얼굴로 캐치볼에 한창이었다. 그 바로 옆은 고양 다이노스 선수들이 사용하는 불펜연습장이다. 앞으로 십년이 지나 옆에서 캐치볼 하던 꼬마가 불펜 연습장에서 걸어 나와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던진다면 고양 다이노스의 새로운 도전은 성공한 것일지도 모른다.

캐치볼을 하는 소년들                               야구 소년들이 캐치볼을 하고있다.

▲ 캐치볼을 하는 소년들 야구 소년들이 캐치볼을 하고있다. ⓒ 강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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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U, 스포츠 야구 전문기자 , 강윤기의 야구 터치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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