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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12회 운행하는 셔틀페리는 월요일에는 휴항한다.
▲ 관공선 셔틀페리 승강장으로 들어가는 길 일 12회 운행하는 셔틀페리는 월요일에는 휴항한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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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뚝섬유원지와 잠실한강공원을 잇는 관공선 셔틀 페리의 운항이 지난 1일 시작됐다. 시 관공선인 한가람호를 하루 12번 운항하는 셔틀 노선으로 확충한 것.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 운항할 예정이다. 운항 첫 날인 1일은
오전
장애인 20명이 특별 승선해 오후 2시부터 일반 승객을 받고 운항하기 시작했다.

넓은 실내공간서 바라본 서울 모습에 "와"... 첫날 운영 미숙도

뚝섬유원지에 도착하자 관공선 페리 승객들은 이 곳으로 오라는 팻말이 먼저 눈에 띄었다. 다만 포스터를 잘못된 곳에 붙여 선착장의 위치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반대편으로 갔다가 선착장으로 뛰어 오는 해프닝도 있었다.

오후 2시에 첫 배가 출항했다.
▲ 한강 셔틀페리 첫 날 안내문 오후 2시에 첫 배가 출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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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상 미숙한 점도 보였다. 탑승 수속을 위한 절차를 배 바깥에 마련한 공간에서 밟는 경우도 있었고, 배 안에 마련된 공간에서 밟는 경우도 있었다. 첫 날임을 감안해도 시민에게 고지했던 바와 달리 수속이 진행된 모습이었다.

유람선 타는 곳 옆에는 관공선 페리 셔틀에 승선하는 공간이 있었는데, 승선표를 사고 영수증과 간단한 서류를 작성한 뒤 바로 타는 방식이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앞으로는 배 외부가 아닌 배 내부에서 승무원이 직접 표를 받는 방식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했다.

페리에 올라 선실에 들어서자 꽤 넓은 선실의 풍경이 보였다. 버스나 지하철보다 편안한 좌석에 앉아 창가를 바라보니 한강의 넓은 풍경이 나타났다. 30명이 앉을 수 있는 넓은 공간에 팔걸이와 탁자, LCD가 마련돼 있는 등 10분에서 15분 남짓한 짧은 시간동안 편안한 승선 환경을 조성하는 시설이 마련돼 있었다.

1일 운행을 시작했다.
▲ 뜩섬유원지에서 대기 중인 셔틀페리 1일 운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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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나루를 떠나가는 셔틀페리
 잠실나루를 떠나가는 셔틀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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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출발하기 전 구명 조끼 입는 방법과 홍보 영상물이 상영됐다. 선실 뒤편에는 와이파이 시설이 구비돼 있어 여행 중이거나 출·퇴근 중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듯했다. 페리에 승선한 한 시민은 "배를 탄다면 오래 걸린다는 고정 관념이 있었는데 의외로 빠르게 도착해 놀랐다, 버스 대신 이용할만 한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교통 혼잡 해소는 "글쎄", 환승 할인 도입 중요

애초 서울시에서는 셔틀 페리가 강남과 강북을 연결하기 때문에 강남과 강북의 교통 혼잡이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뚝섬에서 잠실까지 15분 정도 소요되는 데다, 잠실 선착장에서는 바로 앞에 버스, 뚝섬 선착장에서는 바로 앞에 7호선 전철이 지나간다는 점을 들면 도로 교통 수단보다는 훨씬 고속이고, 철도 교통 수단보다는 약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환승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어 공원과 공원을 연결하는 데 그치는 유람 수단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환승 할인 도입과 함께
시범 운행 기간 중 출·퇴근객이 몰릴 가능성이 큰 시가지 인근의 선착장에서 운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민이 놀이 수단이 아닌 실질적인 교통수단으로써 한강의 셔틀 페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용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출·퇴근 시간 맞춤 페리를 운행해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방식의 단말 장치로 환승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의 교통 정체를 완화할 수 있는 교통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다.

새 노선은 세금 먹는 하마될 우려... 기존 노선 변경으로 해결해야

잠실에서 한강공원으로 가려는 수요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의 상태에서의 무리한 운행은 자칫 혈세의 낭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 텅 빈 8331번의 내부 잠실에서 한강공원으로 가려는 수요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의 상태에서의 무리한 운행은 자칫 혈세의 낭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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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셔틀페리가 개항됨에 따라 재개통했다.
▲ 8331번 버스 잠실 셔틀페리가 개항됨에 따라 재개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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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버스로 공기를 수송한다는 오명을 쓰고 폐선된 전례가 있는 8331번이 셔틀 페리의 개통과 함께 연계 교통 수단으로써 재개통하게 됐다. 하지만 당일 탑승한 버스에는 잠실 선착장에서 하선한 승객 중 절반만 탑승했을 뿐, 그마저도 잠실역에서는 잠실 선착장까지 향하는 승객을 태우지 못한 채 운행했다.

이미 연계 교통 수단을 개발해 이용객을 끌겠다는 계획은 청와대 맞춤버스 8000번을 비롯해 8441번, 8331번 등의 사례가 있었다. 선착장에 들어오는 버스를 관광을 겸한 맞춤 버스로 신설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 수색에서 출발해 반포한강공원을 거쳐 삼성역으로 가는 740번 버스의 선례와 비슷하게 부도심과 도심을 연결하는 버스가 자연스럽게 선착장을 거쳐 지나갈 수 있도록 변경하는 노력이 더 중요해 보인다.

특히 노선 신설에 추가로 소모되는 인력과 비용 소모를 노선의 단순한 연장으로 줄일 수 있고, 수요 예측에 실패해 이용객이 적을시 빠르게 단축,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별도의 노선 개설보다 현명한 방식으로 지목된다.

싱가포르, 암스테르담, 뉴욕 등 페리가 대중 교통 수단으로써 자리잡은 다른 도시의 사례를 거울 삼고, 수상콜 택시 등 지난날 시민이 외면한 한강 대중 교통 수단 정책을 반면 교사 삼아야 한다. 이는 관공선 셔틀 페리의 물꼬를 트고, 내륙 수운 대중교통 서비스를 현실화 하는 길이다. 이번 셔틀 페리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태그:#셔틀페리, #관공선 셔틀페리,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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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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