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가 대역전극을 선보였다. KIA는 지난 23일 광주 북구에 있는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9회말 브렛 필의 극적인 동점 만루 홈런과 이홍구의 끝내기 몸에 맞는 공에 힘입어 7-6 승리를 거뒀다.

경기 초반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롯데 선발투수 심수창은 5회까지 KIA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했고, KIA의 선발투수 조시 스틴슨도 2회까지는 롯데 타선을 잘 막았다. 그러나 승부는 3회부터 롯데로 기울기 시작했다.

3회초 공격에서 롯데는 선두타자 짐 아두치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손아섭의 볼넷과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로 1사 2, 3루가 됐다. 여기서 4번 타자 최준석이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며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0-2).

4회초 롯데는 다시 한 번 불을 뿜었다. 7번 타자 정훈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김문호의 안타로 1사 1,2루가 됐다. 이후 오승택 타석에서 야수 선택이 나오며 2사 1, 3루. 여기서 아두치가 비거리 115m 짜리 스리런 홈런을 날리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리는 듯했다(0-5).

KIA는 6회말 반격에 나섰다. 롯데 선발투수 심수창 상대로 강한울이 안타로 포문을 열었던 KIA는 브렛 필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얻었다. 여기서 4번 타자 나지완이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고(1-5), 이범호 타석에서 야수 선택이 나오며 1사 1, 2루가 됐다.

김다원이 삼진을 당하고 최용규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KIA는 다시 2사 만루 찬스를 맞이했다. 여기서 KIA의 김기태 감독은 8번 타자 차일목 대신 대타 최희섭을 냈다. 만루 상황에서 파워가 강한 최희섭을 심수창과 승부하게 하여 많은 점수를 만회하기 위함이었다. 최희섭은 일단 침착하게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점수를 만회하고자 하는 주어진 역할을 해냈다(2-5).

롯데의 선발투수 심수창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심수창은 5.2이닝 8피안타 2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무려 1335일 만의 선발승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다(109구). 피안타가 다소 많았지만, 탈삼진 개수에서 볼 수 있듯 구위가 위력적이었고, 점수 차가 워낙 컸기 떄문에 1335일 만에 선발승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롯데 심수창, 선발승 눈앞에 있었지만...

롯데는 9회초 황재균의 솔로 홈런(비거리 110m)으로 쐐기를 박으며 승부를 보는 듯했다(2-6). 롯데는 확실히 경기를 끝내기 위해 김승회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승부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믿기지 않는 대반전이 일어났다.

KIA는 선두타자 이홍구가 중견수 앞 2루타로 출루했고, 김호령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맞이했다. 그리고 강한울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찬스가 왔다. 그리고 타석에는 외국인 용병 브렛 필이 들어섰다. 그리고 필은 김승회의 4구 째 공을 잡아 당기며 믿기지 않는 동점 만루 홈런을 기록했다(6-6).

필은 프로 생활 이래 첫 만루 홈런을 기록하며 김승회를 마운드에서 끌어 내렸다. 심수창은 1335일 만에 도전했던 선발승이 그대로 날아갔고, 김승회는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4실점하는 대참사를 당하고 말았다. KIA의 선발투수 조시 스틴슨은 3회와 4회에 다소 많은 점수를 내줬음에도 6.1이닝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버텼고, 기적 같은 동점 그랜드 슬램으로 패전을 면했다.

KIA의 입장에서는 일단 동점을 만들고 연장전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든 셈. 그러나 KIA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만루 홈런으로 주자가 깨끗이 비워진 상황에서 나지완이 다시 안타로 출루한 뒤 대주자 최병연으로 교체됐고, 이범호의 대타로 나온 이성우가 고의 4구로 출루했다. 그러나 다음 타자 김다원의 타구가 3루 땅볼이 됐고, 3루수가 베이스를 밟은 뒤 1루로 송구하면서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KIA는 다시 최용규가 고의4구로 출루했다. 다음 타자인 대타 박기남은 3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5구 연속 커트 접전 끝에 10구 째에 볼넷을 얻어 냈다. 2사 만루에서 KIA는 9회말 선두타자였던 이홍구가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초구가 이홍구의 몸에 맞으며 밀어내기 사구가 됐다(7-6).

KIA의 입장에서는 믿기지 않는 대역전승이었으며, 롯데 심수창의 입장에서는 선발승 기회를 또 뒤로 미뤄야 하는 경기였다. 심수창의 마지막 선발승은 2011년 8월 27일 현 소속 팀인 롯데를 상대로 이뤄낸 경기다.

지난 2012년 5월 6일 KIA를 상대로 선발로 등판한 뒤, 처절한 생존 경쟁을 거쳐 올 시즌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뒤 호투를 거듭하고 있었으나 심수창의 선발승 기회는 오지 않고 있다. 심판의 경기 종료 선언이 나올 때까지 승부를 확신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경기가 또 연출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 KBO리그 KIA타이거즈 브렛필만루홈런 심수창선발승도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