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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잔디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돼 폐쇄된 일부 학교 운동장의 재개장이 2학기 이후로 늦춰져 일선 학교의 불편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시행한 인조잔디 학교 운동장에 대한 유해성 검사를 통해 대구의 경우 89개 인조잔디 운동장 보유 학교 중 9개교가 유해물질 수치가 초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조치로 올해 1월부터 해당 학교의 운동장 사용이 금지됐다.

출입이 금지된 이들 운동장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올해 안에 문제가 된 학교의 운동장에 대한 개보수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개학이후 두 달이 되도록 대구시교육청은 이렇다 할 계획을 내놓지 않았고 일선 학교에서는 언제까지 기다려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체육 수업 등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이번 운동장 개보수는 면적에 따라 적게는 1억에서 많게는 3억에 이르는 비용이 소요돼 학교별 예산으로는 추진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담당자는 "예산 편성 등 행정절차가 늦어지면서 계획이 늦게 제출됐다, 이번주 중에 일선 학교에 지침이 내려가 운동장 교체 또는 개보수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청의 지침이 내려오더라도 설계용역과 공사입찰, 실제 공사기간을 고려하면 빨라도 8월말은 돼야 운동장에 대한 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1학기 동안은 고스란히 학교 운동장 사용이 불가능한 것이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에서 인조잔디 유해물질 검출로 지난 1월부터 운동장 사용이 중지된 학교는 모두 9개이다. 이중 2개 학교는 강북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학교 운동장 바닥을 조성하는 방식에는 인조잔디, 천연잔디, 마사토 세 가지가 있다. 각각의 방식마다 장단점이 있는데 우선 인조잔디의 경우 내구 연한이 7∼8년 정도이고 이 기간마다 개·보수나 교체 비용으로 운동장 한 곳당 평균 2억 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하다. 가장 큰 단점은 화상과 피부염, 아토피, 기관지염 등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운동장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중금속에 대해서도 안전하지 않은 편이다. 반면 흙먼지가 나지 않아 일선 교사들이나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천연잔디는 환경적으로는 인조잔디에 비해 월등하지만 물도 자주 주고 종종 잔디를 깎아 줘야하기 때문에 새순이 나는 3∼4월,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는 출입이 통제돼 1년에 두세 달은 관상용으로 전락하곤 한다. 관리 문제로 시민 개방도 쉽지 않다. 또한 내구성이 떨어져 주로 장애인학교나 여학교를 중심으로 대구에 8개교 가량 설치되어 있다.

마사토의 경우 환경적으로 큰 무리가 없고 관리 면에서도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있다. 우선 학교 주변에 흙이 날려 민원이 발생할 수도 있고 학생들의 옷이 더럽혀 지기 쉬워 당사자인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선호하지는 않는 편이다.

문제가 된 9개 학교의 경우 이번 공사를 통해 초등학교는 모두 마사토 운동장으로 복원되며 나머지는 인조잔디 방식으로 교체 설치된다.

한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난해 전국에 걸쳐 인조 잔디 운동장 유해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1037개 중 174개소인 16.8%에서 납 등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에 대해 국민체육진흥공단과 교육청이 자세한 검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단체 등의 정보공개 요청에 대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비공개를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 법률은 '공개될 경우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비공개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이번 사안의 경우 오히려 비공개가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든 유해성 물질로 인한 피해든 이는 모두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문제인 만큼 학교 운동장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과 당국의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대구 강북지역 작은 언론인 대구강북신문(www.kbinews.com)에 함께 실렸습니다.



태그:#인조잔디 유해성, #운동장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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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살고 있는 두아이의 아빠, 세상과 마을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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