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년 여 전인 지난해 4월 16일 오전. 병원에 있었던 류재광(60) 목포한국병원 신경외과 대표원장은 인천에서 제주를 가던 여객선이 침몰했다는 뉴스를 지켜보고 있었다. 해상날씨가 나쁘지 않았고, 여객선이 바다 위에 떠 있다는 소식에 인명사고는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안도했다. 그러나 안도는 잠시뿐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부상자가 발생하고 배 안의 승객 구조가 원활하게 되지 않고 있었다. 류재광 대표원장은 즉시 직원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

류 원장은 당시를 떠올리며 "의사 혹은 병원책임자로서 세 번의 큰 재난을 직접 겪고 해상사고 환자들을 30여년 동안 치료하며 경험을 통해 생긴 직감이었다"고 말했다. 류 원장은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대학병원 응급실 담당의사로 근무하며 부상자를 치료하고 시신을 검시했다. 1993년 목포아시아나항공기가 해남지역에 추락했을 때에는 목포한국병원장으로서 재난치료를 지휘했다.

불행한 예감은 안타깝게도 틀리지 않았다. 세월호 부상자들이 속속 목포한국병원으로 이송됐고, 류 원장은 의료진과 가동 인력을 총동원해 병원을 비상체제로 운영했다. 언론과의 인터뷰, 정부 및 정치권 인사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도 그의 몫이었다. 그 후 1년. 류 원장은 "세월호 침몰이후 1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의 재난의료 수준은 달라진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16일 목포한국병원 원장실에서 류 원장을 인터뷰했다. 그는 1년 전 세월호 참사의 생생한 기록자이다. 세월호 사고를 통해 정부의 재난 대응, 의료시스템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 재난의료 현실과 문제점에 대해 경험을 토대로 조목조목 지적했다.

류 원장은 "대형 재난의료를 세 번 겪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의료오지를 포함하고 있는 의사로서, 한편으로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할 말을 하겠다"며 가슴에 담고 있던 생각을 막힘없이 표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아시아나항공기 추락 부상자 치료 중 어머님 상

류재광 목포한국병원원장은 지난해 세월호 부상자 치료를 비롯해 5,18광주민주화운동과 1993년 아시아나항공기 추락 사건 등 국가적 대형 재난의료를 모두 겪었다.
 류재광 목포한국병원원장은 지난해 세월호 부상자 치료를 비롯해 5,18광주민주화운동과 1993년 아시아나항공기 추락 사건 등 국가적 대형 재난의료를 모두 겪었다.
ⓒ 이영주

관련사진보기


- 의사로서 대형 재난의료를 세 번씩 경험한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 우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상황을 말해 달라.
"광주민주화항쟁이 일어난 1980년에는 전남대병원 응급실을 인턴이 봤다. 당시에는 응급학과 자체가 없었다. 응급실 의사 6명 중 가장 고참이었고, 일종의 응급실 책임자였다. 5월17일 밤 12시 무렵 계엄군 1개 지대(중대) 40명이 전남대병원에 들이닥쳐 병원을 수색하고 사라졌다. 다음날 부상당한 학생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전남대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계엄군에게 곤봉으로 머리를 맞은 학생들이었다. 대부분 뇌출혈 수술을 받았다.

이후 19일까지 소강상태를 유지하다가 20일 시민군이 시내버스와 트럭을 타고 도청까지 진출했다. 그때 12시 30분 계엄군은 시민군을 향해 발포하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점심을 먹고 12시 반 부터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는데, 부상자 수가 병원 1,2층 복도까지 모두 찼다.

한차례 계엄군의 총격을 받은 시민군은 대오를 정비해 오후 4시반 경 당시 시민군가였던 '늙은 군인의 노래'를 부르며 다시 도청 앞으로 들어왔다(류 원장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늙은 군인의 노래를 몇 소절 부르다가 이내 눈물을 흘렸다). 이 때 계엄군은 화순, 나주, 담양, 송정리 등 외부에서 광주로 통하는 길을 모두 막고 광주를 고립시켰다.

병원 숙직실에서 자고 있는데 총성이 울리고 섬광이 번뜩였다. 광주를 고립시킨 계엄군이 시민군 소탕작전에 나선 것이다. 이튿날 아침 일어나보니 전남도청은 착검이 된 M16총을 들고 군모에는 흰띠를 두른 계엄군이 장악하고 있었다.

당시 죽은 시민군 시체는 모두 상무관으로 옮겨졌다. 나는 검찰, 군과 함께 시체검안 의사로 참여해 상무관으로 가서 시체를 검시했다. 모두 158구였으며 가장 어린 사망자는 무등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었다. 그 학생은 교복에 모자까지 쓰고 있었고 옆에는 노트와 책도 있었다. 지금도 얼굴이 생생하다."

- 그로부터 13년 후에는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건 발생했다. 당시는 상황은 어땠나.
"그 때는 매우 무더운 여름이었다. 김영삼 정부 초기인 1993년 7월26일 오후 3시50분경 아시아나 헬기가 인근에서 추락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전 직원을 비상대기 시켰다.  밤7시부터 부상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망자 시신도 30구가 왔다. 당시 목포한국병원은 240베드 규모의 크지 않은 병원이었다. 시신을 안치할 수 있는 냉동고는 4기에 불과했다. 고육지책으로 일반 관에 넣고 드라이아이스로 채웠다.

그런데 정신없이 보내던 그날 새벽 어머님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왔다. 어머님을 내가 일하는 병원에서 모시고 싶었지만, 이미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 사건 사망자들로 모두 차 있어 병원 옆 건물의 창고를 빌렸다. 그 창고에서 어머님의 장례를 치렀다."

- 5·18과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고에 이어 세월호 참사까지 12,13년 마다 대형 재난을 경험했다. 의료인으로서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기도 한데.
"공교롭게도 지난해 2월 24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목포한국병원이 외상센터를 개관한 직후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형 재난의료 경험 뿐 아니라 그동안 일해 온 지역의 의료환경이 대단히 소중하다. 목포는 전국 섬의 90%가 밀집돼 있는 전남서남해안 일대 낙도오지를 포함하고 있어 긴박한 재난사고가 아니라도 섬에서 오는 환자가 대부분 응급환자다. 달리 말하면 한국서 가장 의료오지다. 지금은 나아졌지만 다리가 골절돼도 대여섯 시간 만에 병원에 도착하는 곳이다.

더구나 전남에는 대학병원도 없다. 이 때문에 긴급한 응급환자나 해상사고 환자를 겪으며 우리나라의 의료현실을 직접 겪고 느끼는 게 많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국의 의료제도는 교수 중심의 학회의견이 대부분 반영된다. 그러나 제도가 실행되는 곳은 의료현장이다. 의료정책 수립에 있어 제발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야 된다."

"소도시에 서울대병원급 시설 요구"...정부 재난거점병원 확대 현실성 없어

- 세월호 참사 후 정부에서는 재난거점병원(권역응급의료센터) 설립 확대 등 재난의료 체제 정비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했다. 성과나 변화는 있는가.
"안타깝게도 세월호 사고 후, 현장에서는 재난응급의료 발전이나 재정비는 거의 없다고 생각된다. 또한 재난거점병원은 전국 22개로도 충분하다. 병원이란 응급실과 중환자실이 중심이어야 한다. 솔직히 말해 감기 등 가벼운 환자들은 집에 있어도 일주일이면 나을 수 있다. 영국 등 의료선진국에서 증상과 응급정도에 따라 환자에게 색깔별 딱지를 나누어주고 위급한 환자를 먼저 진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에선 40개의 재난 거점병원 설립을 서두르는데 이보다 더 급한 것은 중소도시와 군 단위에 한 개 이상의 지역거점병원을 지정하여 육성하는 것이다. 즉, 불이 나면 멀리 있는 소방서보다 내 옆에 있는 값싼 소화기가 더 큰 역할을 한다. 현재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와 수도권에는 재난을 담당할 재난응급의료센터가 가동이 잘되고 있어 재난 응급의료시스템에 문제가 없다."

-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재난거점병원 확대는 어떠한 문제가 있나.
"올해 1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40개 새로운 권역응급의료센터 방안은 현실성이 없다. 중소도시에 5천만 전 국민을 상대하는 서울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처럼 장비와 인력, 시설 등을 만들라는 것이다. 그 내용 중에는 중증 중환자를 동시간대에 치료할 수 있는 10병상을 준비하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중증 환자가 2~3명이 동시간대에 응급실에서 진료받고 있는 병원은, 우리나라에서 5군데 미만이다.

다시 말해 5천만 국민을 상대하는 서울대학병원 응급실 같은 것을 인구 100만도 상대하지 않는 목포한국병원 등과 같은 소도시에 설치한다는 것은 국가 재원의 낭비다. 또한 의료인력 수급문제도 있다. 정부 계획에 따라 전국의 재난 거점병원 응모를 준비하는 병원에서 응급전문의를 대량 모집해 권역별 응급 지역센터가 응급전문의 부족으로 붕괴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특히, 현재 외상 전담의사는 비번 때에도 외상환자 외에는 다른 환자를 볼 수 없도록 되어있다. 외상센터에 환자가 없어도 그냥 자리만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목포한국병원이나 안동병원 등 지방에서는 외상전담 전문의를 국가에서 보조해 주는 급여만으로는 절대 구할 수 없다. 당직 때에는 외상에 전담하고 비번인 경우에는 다른 환자도 볼 수 있도록 해주어야, 외상전담 전문의 확보(총 27명)가 가능해 제대로 된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나중에는 국가의 보조 없이도 스스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권역외상센터가 되도록 운영방법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난은 전국 어디서나 발생...지역거점 병원 양성 시급

지나나해 4월 16일 밤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이 목포한국병원을 찾아 류재광 원장으로부터'세월호'에서 구조돼 입원해 있는 환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나나해 4월 16일 밤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이 목포한국병원을 찾아 류재광 원장으로부터'세월호'에서 구조돼 입원해 있는 환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목포한국병원

관련사진보기


- 그렇다면 정부의 재난대응 응급의료 시스템은 구축은 어떠한 방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보나.
"권역외상센터는 우리나라의 중증외상환자 예방가능 사망률(30%)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15%수준으로 높여 젊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이 갑자기 사고로 사망하거나 심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국가 경제력에 큰 미치는 손해를 끼친다고 판단해 도입됐다.

암환자나 고난이도 진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를 여기서 보는 것은 의미가 크지 않다고 본다. 서울까지 빠르면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데 서울에 가서 치료를 받아도 충분하다. 그러나 응급환자는 다르다. 외상성 질환 및 심뇌혈관질환의 경우 30분 이내에 치료계획수립을 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높아지는 응급질환이 많기 때문에 응급을 중점으로 의료 시스템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

최근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 진도 앞바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면서 인근 지역거점병원의 응급환자관리 능력이 빛을 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역할 수행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지역거점병원의 기준과 지원이 없어 다수의 중소병원은 응당한 대우를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재난의료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연간 22억원 규모의 재난의료지원예산을 올해 208억원으로 9.5배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 확대된 예산을 재난거점병원과 지역거점병원을 통합 또는 융합시키는 일에 지원하면 더 나은 재난위기대응 병원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의 재난의료체계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가.
"재난의료 취약지구인 군 단위에, 지역거점병원을 빨리 선정하여, 이를 육성시켜야 한다. 소도시나 군지역에 있는 재난응급의료기관이 취약하다. 소도시나 군 단위의 병원이 취약한 원인은 인구 감소도 있지만, 간호등급제 시행으로 새로 배출된 간호사들이 중소도시나 군 단위 병원에는 취업하지 않고, 대도시 병원에만 집중돼 군 단위 병원에는 정규 간호사를 구경하기 힘들 정도다.

이러한 이유로 중소도시나 군 단위에 이미 지정된 응급의료기관마저 반납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월호 참사처럼 재난이란 대도시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전국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군 단위의 병원에는 전문 의사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재 설치되어 있는 22개의 권역응급센터 및 권역외상센터와 군 단위 지역거점병원 간에 원격화상 진료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야간이나 휴일에 응급환자 진료에도 도움을 주고, 재난 시에도 이를 활용하면 큰 재원이 필요치 않고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나 응급 관련 전문의도, 당장 군 지역 거점병원에 배치시키지 않아도 응급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다."

- 그러나 의협 등에서 원격진료를 반대하지 않았나.
"현행 의료법상 의사와 의사 간에는 원격화상진료가 법으로 허용되어 있다. 즉, 응급실과 응급실 간에는 원격화상진료가 법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원격화상진료에 따른 의료보험 수가가 정해지지 않아서, 편리하고 좋은 제도를 아직 현장에서 이용하지 않고 있다. 목포한국병원의 경우 진도한국병원, 완도대성병원, 강진의료원, 영암김병원, 신안 대우병원 등에 원격화상진료앙을, 병원 자체 비용으로 시범 설치하여 운영 중에 있다.

현행법에 보장되어 있는 응급실과 응급실 간에 원격화상진료를 먼저 활성화시킨 후에 환자와 의사 간의 원격화상진료를 진행해야 한다. 이미 법으로 정해진 의사와 의사 간에 원격화상진료의 수가도 지정되지 않는 상태에서, 환자와 의사 간에 신뢰성과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원격화상진료를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반대했던 것이다.

즉, 지역거점병원을 빨리 지정하고 적은 재원으로 병원을 활성화시켜, 이 지역거점병원과 현 권역응급의료센터 및 권역외상센터 간에 응급실 간 원격화상진료를 지원해 준다면 원격화상진료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부처 예산 줄어들까봐 헬기 통합운영 무산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는 응급 헬기 통합운영을 논의했지만, 부처 예산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미뤄지고 있다. 사진은 목포한국병원에 배치된 닥터헬기 모습.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는 응급 헬기 통합운영을 논의했지만, 부처 예산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미뤄지고 있다. 사진은 목포한국병원에 배치된 닥터헬기 모습.
ⓒ 목포한국병원

관련사진보기


- 세월호 침몰이라는 대형 참사 이후에도 가거도 해경 헬기추락 사건 등이 발생한 것을 보면 응급의료 시스템 정비는 요원한 일로 보인다.
"가거도 해경헬기 추락사건은 의료취약지역의 의료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작년 세월호 사고 때도 119와 해경, 닥터헬기가 통합 일원화되지 못해서 운영상의 문제점을 도출했다. 화제나 재난 시에는 헬기가 가장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고, 가장 큰 역할을 한다.

한국에는 산림청 약 60대를 비롯해 119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 국방부 등이 헬기를 보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닥터헬기도 목포, 인천, 원주, 안동 네 군데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40대 이상의 닥터 헬기가 각 현에 한대 이상씩 반경 60Km를 커버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한민국 5개 부처에 있는 헬기가 전혀 통합 운영되지 않고, 각 부처 소속으로 운행되고 있다.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시 응급환자의 요청을 119는 119대로, 해경은 해경대로, 닥터헬기는 닥터헬기대로 다른 전화번호로 접수를 해 출동하고 있다. 이런 통합 운영이 되지 않아 섬에서 한 명의 환자가 발생한 경우에 그 환자가 119에도 신고하고 목포한국병원 닥터헬기로도 신고하면, 동시에 119와 닥터헬기가 그 한 명의 환자를 구급하기 위해 동시에 현장으로 날아가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실제로 대한재난의학회가 발표한 '재난 대응 매뉴얼의 문제점'에 따르면 소방방재청과 병원간 중복 출동이 빈번하다. 예컨대 올초 전라남도의 한 섬의 응급 환자를 목포의 종합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헬기 2대가 동시에 뜨는 일이 발생했다. 소방방재청과 병원이 보유한 닥터헬기가 서로 연락 체제를 공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재난 대응체계가 부처별 일원화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지난해 국가안전처가 신설됐지만 아직 의료체계에 대한 일원화는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류재광 대표원장 프로필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전남대학 의과대학원 박사학위 취득
△대한의사협회 의료상담위원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
△목포한국병원장
△광주전남병원회 회장
△지역거점병원협의회 회장
- 헬기 통합운영은 세월호 참사 이후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나.
"보건복지부 주최로 세월호 사건 후에 산림청, 국방부,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 닥터헬기 운영 병원 대표 등이 보건복지부 회의실에 모여 통합 운영되어야 한다고 결론을 보았다.
그런데 실무진끼리는 통합에 동의하였으나, 이 사안을 가지고 각 부처에 보고를 하니까 만약 통합 운영을 하면 헬기에 의한 후송 실적이 줄어들어 헬기 운영에 따른 예산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통합 운영 자체가 무산되어, 현재까지 각 부처가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이것은 국민을 위한 생각이 아니고, 공무원들의 부처 이기주의에 의한 잘못된 관행이다. 국민을 위한 헬기 운영 방법이 아닌 예산 확보만을 위한 공무원의 사고로 예산낭비만 이뤄지고 있다.

제발 국민을 위해 신고는 119로 일원화하고, 현장의 119 구급대가 환자 상태를 판단하여, 닥터헬기를 부른 것인가, 119 구급차로 후송할 것인가, 야간에는 119나 해경 헬기를 이용할 것인가를 판단하여야 된다. 이렇게 하면 가거도 해경 헬기 추락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출동 과정에도 119 구급차와 헬기 운영 병원 응급실 간에 원격화상진료를 설치하여, 신속한 후송과 치료가 이루어져야 진정한 국민을 위한 헬기 운영이 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서울시민이나 섬주민이나 같은 비율로 세금을 낸다. 그런데 섬이나 군지역은 병원마저 문 닫게 하는 정부 의료정책 때문에 피해를 보는 건 국민이다. 정부의 의료기관에 대한 보조가 대학병원 위주다. 우리나라는 제도만 좋았지, 아랫목만 따뜻하다. 1개 대학병원에 한해 평균 3400억 원을 지원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의료혜택이 부족한 군 단위 등 어려운 지역에 지원해야 한다.

돈 잘 벌어서 직원들에게 보너스 주는 대학병원에 지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결국, 이는 결국 국민 평균 소득수준은 높지만 의료 분야에서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돈을 제발에 지역에 지원하고 지역의료 기관을 육성해야 국민이 모두 동등한 의료혜택을 받는다. 또 섬이나 군 단위 지역거점병원을 만들어야 된다. 수도권에는 의사 80%가 집중되어 있다. 이건 불평등이다."


태그:#류재광, #목포한국병원, #세월호, #518, #아시아나항공기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