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개막 후 파죽의 3연승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종운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3월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조쉬 린드블럼의 호투(6이닝 1실점)와 황재균의 맹타에 힘입어 7-1 8회 강우 콜드게임으로 승리했다.

시즌 개막 전 꼴찌 후보로 꼽히던 롯데는 3경기에서 24득점을 올리는 강력한 공격력을 뽐내며 3연승 행진을 달렸다. 롯데 상승세의 일등 공신은 역시 3경기에서 6안타 2홈런 7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3루수 황재균이다.

준수한 3루수 황재균, 지난해 시즌 통해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

황재균은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순위(전체 24번)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다. 입단 동기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비하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장차 팀을 이끌어갈 유망주로 꼽히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프로에서 먼저 주목을 받은 쪽도 강정호가 아닌 황재균이었다. 황재균은 유니콘스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07년 63경기에 출전해 3할 타율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2008년부터 나란히 히어로즈의 주전 내야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강정호-황재균 콤비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황재균이 2010년 7월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하게 된 것이다. 서군 올스타에 선발됐던 황재균은 올스타전에서 동군 유니폼을 입고 옛 동료 손승락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이후 황재균은 롯데의 주전 3루수로 활약, 2할 대 후반의 타율과 20개 내외의 도루를 기록하며 롯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작년은 황재균이 부산의 스타를 넘어 '전국구 스타'로 도약하는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황재균은 지난해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321 156안타 12홈런 76타점 17도루를 기록하며 손아섭, 최준석과 함께 롯데 타선을 이끌었다. 특히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는 8회초 2타점짜리 쐐기 적시타를 터트리기도 했다.

황재균이 대표팀에 선발됐을 때만 해도  병역 미필 선수에 대한 배려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황재균은 결승전에서 가장 중요한 안타를 터트리며 논란을 불식시켰다. 황재균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테니스 금메달리스트였던 어머니 설민경씨와 함께 최초의 모자(母子) 금메달리스트가 되기도 했다.

해결사로 나선 황재균 한국 야구 대표팀 황재균이 28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결승 대만과의 경기에서 8회초 2사 2,3루 타석 때 우익수 앞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 해결사로 나선 황재균 한국 야구 대표팀 황재균이 지난해 9월 28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결승 대만과의 경기에서 8회초 2사 2,3루 타석 때 우익수 앞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 유성호


늘어난 근육량만큼 장타력도 함께 늘어난 황재균의 변신

지난해 시즌을 통해 '전국구 스타'로 떠오른 황재균은 올 시즌 3억 1000만 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하며 고액 연봉 선수로 떠올랐다. 지난해와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황재균은 KBO리그 정상급 3루수로 군림할 수 있다.

하지만 황재균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황재균은 오프시즌 동안 장타력을 키우기 위해 근육량을 늘리는 이른바 '벌크업'을 단행했다. 늘어난 근육량만큼 장타가 늘어난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자칫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장점마저 잃을 위험도 있어 함부로 시도할 변신은 아니다.

하지만 황재균은 올 시즌 자신의 커진 체형을 성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황재균은 개막 후 3경기를 치르는 동안 2개의 홈런을 포함해 4개의 장타를 때려내고 있다. 시즌 초반이라 속단할 순 없지만 현재까지 황재균의 변신은 대단히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 3월 31일 LG와의 경기에서 홈런이 나오는 과정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LG의 3번째 투수 김지용은 6회초 문규현에게 2루타를 허용한 후 짐 아두치를 고의사구로 내보냈다. 개막 2연전에서 8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한 아두치의 존재감을 생각하면 LG로서는 당연한 작전이었다.

하지만 LG의 '아거황(아두치 거르고 황재균) 작전'은 황재균의 투지를 끌어 올렸고 황재균은 김지용의 2구째를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짜리 홈런을 터트렸다. 황재균은 8회에도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3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지난 3월 31일 경기에서 3타점을 추가한 황재균은 이날 타점을 추가하지 못한 김상현(kt위즈)을 제치고 타점 부문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아두치와 함께 '강한 테이블세터'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반면, LG는 선발 루카스 하렐이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물러났고 타선에서도 3,4,5번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9타수 무안타로 부진하며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로써 LG는 개막 후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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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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