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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일이었던 19일, 평일임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찾았다.
 개막일이었던 19일, 평일임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찾았다.
ⓒ 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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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집 중에 일곱 집은 아파트에 살만큼 도시를 중심으로 한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 된 요즘이다. 편리함은 늘었지만 한편으로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만큼 꽉 막히고 삭막한 삶의 공간이 된 것도 사실이다.

이러다보니 누구나 한번쯤은 마당이 있는 주택에 살고 싶은 꿈을 가지게 된다. 전원주택, 세컨하우스, 황토집 등 이런 꿈을 직접 실행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에 비례해 직접 집을 짓거나 인테리어 DIY, 각종 건축자재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

건축박람회 답게 건축자재를 전시하는 부스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건축박람회 답게 건축자재를 전시하는 부스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 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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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건축업계 종사자는 물론 이렇게 개인적으로 인테리어나 건축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위한 대규모 박람회가 열렸다. 바로 제15회 대구건축박람회다. 지난 19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막한 박람회에 직접 다녀왔다.

대구광역시와 대구MBC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대구건축박람회는 한국산업마케팅연구원과 (사)대구실내디자이너협회가 함께 주관해 엑스코 1층에서 열렸다. 1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2일까지 전시가 계속된 이번 박람회에서 주체측이 제시한 주제는 '생활을 편리하게 공간을 아름답게'였다.

하이테크시대의 새로운 주거공간 창조, 주택자재와 장비의 비교 전시를 통한 관련 산업 활성화, 영남지역 신규수요 창출 및 마케팅 강화, 최신 시장동향 및 기술정보 교류의 장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이번 박람회에는 186개업체 471개 부스가 설치되 관람객들을 맞았다.

벽을 꾸미는 자재 전시부스
 벽을 꾸미는 자재 전시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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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박람회, 참가 부스 많지만 볼꺼리는 글쎄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첫인상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규모가 크다는 것이었다. 엑스코 1층을 거의 모두 사용한 면적도 넓었지만 각 부스에 전시하는 물품들이 여느 전시회나 박람회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었다. 건축자재류가 많았던 탓이다. 사람 키를 훨씬 넘어서는 대리석 판넬이나 나무로 뼈대를 세운 임시 건물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압도했다. 

한 업체에서 전시한 조립식 온돌 판넬
 한 업체에서 전시한 조립식 온돌 판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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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주변에는 주로 건축에 사용하는 자재나 설비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각종 문을 전시하는 부스가 있는가 하면 바닥자재, 황토벽돌 등 관람객들이 관심 있을 만한 것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외에도 실내용 화목난로나 각종 가구류들도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각종 건축용 공구나 소모품들은 그 자리에서 직접 시연을 하기도 하고 현장 판매도 이루어졌다.

시골집에 황토방을 짓고 싶다는 한 아주머니는 전시된 부스들이 유익하다며 꼼꼼히 살피는 모습이었다. 이런 전시회가 흔하지 않은 탓에 관람객들은 발걸음이 바빴다.

건축박람회가 아니라 시장 같은 느낌

그런데 입구 주면 구역을 지나자 조금은 다른 부스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각종 운동기구를 파는 부스가 있는가 하면 정원관리용 장비를 파는 곳도 있었고 심지어 건축이 도저히 연상되지 않는 건강 팔찌나 안구건조증 치료기를 파는 곳도 있었다. 한쪽 구석에 줄지어 선 부스들은 건축박람회라기 보다 시장 같은 느낌이었다.

눈 건조증을 치료한다는 한 판매 부스의 시연장, 건축박람회와는 어울리지 않는 대표적 부스였다.
 눈 건조증을 치료한다는 한 판매 부스의 시연장, 건축박람회와는 어울리지 않는 대표적 부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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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를 첫날 관람한 국우동에 사는 도주현(42)씨는 "이전부터 관심 있던 전시라 남편과 함께 관람했다. 전체적으로 전시 자체는 괜찮았는데 일부 장사하는 것 같은 부스들이 제법 보여서 좀 산만하고 실망스럽기도 했다. 예를 들어 건축 박람회에 왜 안구건조증 기구를 큰 부스까지 차지하면서 시연을 하고 파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박람회에 참가하는 각 부스들은 적지 않은 금액의 부스 사용 비용을 내고 참가하게 된다. 다시 말해 박람회의 내용과 맞지 않는 이런 부스들은 결국 주최 측에서 수익을 위해 자리를 내어준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건축박람회 다운 전시를 기대하고 온 이들에게는 씁쓸함을 남기는 부분이다.

승합차를 개조해 만든 미니 캠핑카, 관람객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승합차를 개조해 만든 미니 캠핑카, 관람객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 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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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눈길끈 야외 캠핑카 전시

이번 전시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다른 이슈는 바로 캠핑카였다. 박람회가 열린 엑스코 정문 앞 마당에서 열린 캠핑카 전시는 요즘 인기 있는 캠핑 트렌드를 반영하듯 상당히 많은 이들이 관람하고 있었다. 또한 마찬가지로 실내에서는 다인승 밴을 미니 캠핑카로 개조하는 업체의 샘플 차량이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관람객들은 참가 업체 관계자에게 개조 비용이나 조건 등에 대한 많은 질문 공세가 이어져 관심도를 보여줬다.

벌써 15회를 맞은 대구건축박람회가 성장한 규모와 늘어난 시민들의 관심만큼 세밀한 기획과 전시내용에 대한 관리로 내년에는 좀 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보며 전시장을 나서는데 뒷맛이 깔끔하지는 않았다.

곳곳에 임시로 지어진 구조물들이 건축박람회의 분위기를 한층 돋보이게 만들었다.
 곳곳에 임시로 지어진 구조물들이 건축박람회의 분위기를 한층 돋보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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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대구 강북지역 작은 언론인 강북신문(www.kbinews.com)에 함께 실렸습니다.



태그:#대구건축박람회, #박람회 돈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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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살고 있는 두아이의 아빠, 세상과 마을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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