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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2일 만덕고 매화관에서 신입생과 2학년 재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내빈들을 모시고 입학식이 열렸다.
 지난2일 만덕고 매화관에서 신입생과 2학년 재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내빈들을 모시고 입학식이 열렸다.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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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부산에서 혁신 학교로 지정된 학교는 10개교다. 그 중 고등학교는 만덕고등학교가 유일하다. 부산시 북구 만덕동에 위치한 만덕고등학교는 지난 2일 오후 7시, 3층 강당(매화관)에서 264명의 신입생을 맞아 '뜨거운 가슴으로 맞이합니다'라는 문구로 입학식을 열었다.

만덕고는 2013년도부터 저녁 시간에 입학식을 진행하고 있다. 학부모가 보다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였다. 매화관에는 신입생과 2학년 재학생, 학부모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황재관 부산 북구청장, 손상용 부산시의원 등이 내빈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 식이 진행되는 동안 부산 교육청 학교혁신팀(부산 혁신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조직)도 식을 지켜봤다.

혁신학교 만덕고의 입학식 풍경

식전 행사로 학교 홍보 영상의 상영과 더불어 밴드부의 역동적인 연주가 있었다. 영상은 이동형(2학년), 이희광(2학년) 두 학생이 학생회 활동, 경제 체험 대회 출전, 교내 신문 만들기 등 여러 활동을 하던 중, 곧 입학할 신입생 후배들에게 이런 학교 활동을 알리고 변화하는 학교의 모습을 알리기 위해 동영상을 제작했다고 한다. 단 둘이서 지난해 11월쯤 시작한 촬영과 편집은 2주간 밤을 새워가며 완성했다고 한다.

여느 입학식과 마찬가지로 국민 의례와 내빈 소개, 입학 허가 선언이 있었다. 신입생 대표의 선서,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김대성 교장은 신입생을 위한 환영사를 시(홍광일의 <가슴에 핀 꽃>)낭송으로 진행했다.

위쪽은 김대성교장의 환영사, 황재관 북구청장의 환영사
아래쪽은 신입생 대표학생과 교장, 신입생과 재학생의 인사
 위쪽은 김대성교장의 환영사, 황재관 북구청장의 환영사 아래쪽은 신입생 대표학생과 교장, 신입생과 재학생의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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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가슴에서 빛나는 별

별을 보았다
그대 가슴에서 빛나는 것은
별이었다

세상에는 없는 것이라고 떠나지 마라
더 이상 길은 없는 것이라고 돌아서지 마라

그대 가슴 무너질 때에도
저 별은 저 하늘에서 빛나고 있었고

그대 마음 헤매일 때에도
저 별은 그대 가슴에서 빛나고 있었으니

그대가 보지 못했다
그대가 보려고 하지 않았을 뿐

별이 빛을 발하는 것은
저 하늘 그대에게 보여주는 아름다운 진실이니
그대 품으라
그대 가슴으로 저 별빛을 안으라
그대 그렇게 빛나게 될 것이니

- 홍광일의 <가슴에 핀 꽃> 중

"지금 이 날을 기쁜 마음으로 회상하게 될 것입니다."

3학년 학생회장 정찬규 학생의 자신감 넘치는 환영사는 큰 박수를 자아냈다.

"여러분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여러분들은 만덕고 매화관에 있습니다. 곧 여러분의 3년은 만덕고에서의 3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 자리를 원치 않아 마음이 착잡할 수도 있고, 어떤 이들은 이 자리를 간절히 원해 기쁨과 설렘으로 가득한 이도 있을 것입니다. 고등학교 입학 자체가 두렵고 막막하기만 한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만덕고에서의 생활은 그 마음들을 바꿀 것입니다. 용기가 될 것이고, 열정이 될 것이고, 패기가 될 것입니다. 이것들을 발판삼아 꿈을 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졸업할 쯤에는 모두가 꿈에 한 걸음 더 가까워져 지금 이 날을 기쁜 마음으로 회상하게 될 것입니다."

만덕고 밴드부의 입학식전 공연
 만덕고 밴드부의 입학식전 공연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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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덕고는 2013년 김대성 교장이 취임한 후 '교사들에게 가르치는 보람과 학생의 배우는 기쁨을 찾아주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다'는 취지 아래 타 지역의 성공 혁신 학교의 모델을 가져와 2학기에 적용했다. 많은 갈등과 혼란이 있었지만, 부산 혁신학교로 지정 받았다. 올해 이 학교는 62(교장, 교감 제외)명의 교사 중 26명의 교사가 바뀌었다.

이에 부산혁신학교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우려와 부담을 느끼는 교사도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 교장은 "새로 오시는 선생님들은 공통점이 있다. 학생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가득한 분들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며 "시행착오는 있지만 결국 교육의 본질인 가르치는 기쁨, 배우는 즐거움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고 우리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믿는다"고 전했다.

변화의 조짐은 그 누구보다 (학생회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에게서 일어났다. 2014년에 학생회가 중심이 된 체육 대회가 열렸고, 학교 홍보 영상을 스스로 제작하기도 했다. 동아리 활동이 활성화 됐고, 열의을 가진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었다.

여느 고등학교 입학식과 크게 차이가 있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녁 시간에 입학식을 열어 학부모와 지역 사회 인사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학생이 스스로 만든 홍보 동영상을 상영하고, 밴드부의 식전 축하 공연 그리고 재학생 대표의 환영사 등에서 변화를 느꼈다. '배움의 즐거움이 넘치는 교실 수업, 소통과 배려, 민주적 자치 공동체, 학교 구성원의 자발성과 자율성에 기초한 학교 운영'이라는 혁신 학교로 향하는 한 걸음을 볼 수 있는 입학식이었다.

덧붙이는 글 | 부산시교육청 블로그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태그:#만덕고등학교, #입학식, #부산혁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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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폐지, 헌옷, 고물 수거 중 하루하루 살아남기. 콜포비아(전화공포증)이 있음. 자비로 2018년 9월「시(詩)가 있는 교실 시(時)가 없는 학교」 출간했음, 2018년 1학기동안 물리기간제교사와 학생들의 소소한 이야기임, 책은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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