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좌완 에이스 장원삼이 일본 챔피언을 상대로 빅게임 투수의 명성을 이어갔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27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 오크 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친선 경기에서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은 선발 장원삼의 호투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비록 타이틀이 걸린 경기는 아니었지만 삼성은 일본 시리즈 우승팀 소프트뱅크를 적지에서 제압하면서 한국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소프트뱅크에서 활약중인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는 출전하지 않았다.

2011년부터 시작된 장원삼의 빅 게임 투수 본능

현대 유니콘스와 히어로즈의 에이스였던 장원삼은 2010 시즌을 앞두고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그리고 이적 첫 해 13승5패 평균자책점 3.46의 호성적으로 삼성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13승은 삼성의 팀 내 최다승이었다.

하지만 장원삼은 이듬해 '홀수 해 징크스'에 시달리며 8승8패 4.15에 그쳤다. 장원삼은 SK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등판해 5.1이닝 3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0-0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삼성이 4승1패로 우승하면서 장원삼의 6차전 등판은 실현되지 못했다).

팀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소 실망스런 시즌을 보낸 장원삼은 아시아시리즈를 앞두고 "(정규리그에 8승을 했으니) 아시아 시리즈에서 2승을 채워 10승을 달성하겠다"고 큰 소리쳤다.

호주의 퍼스 히트전에서 6이닝 10탈삼진 2실점 승리투수가 될 때만 해도 장원삼의 공헌이 이뤄질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장원삼은 이어진 소프트뱅크와의 결승전에서 6.1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내며 극적으로 시즌 10승을 채웠다(물론 아시아시리즈 성적이 장원삼의 공식기록으로 남진 않는다).

2011년 아시아시리즈를 계기로 장원삼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빅게임 투수'로 자리 잡았다. 2012년 한국시리즈에서는 13이닝 3피안타 16탈삼진 1실점 0.69의 성적으로 2승을 거뒀고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도 1승 2.25(12이닝 3자책)의 성적으로 삼성의 통합 3연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장원삼은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6.1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장원삼은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빅게임 투수의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3년 3개월 만에 다시 만난 소프트뱅크 압도한 장원삼

장원삼은 27일 소프트뱅크와의 친선 경기에서도 선발로 등판했다. 류중일 감독은 한국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일본 챔피언 소프트뱅크와의 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선언했고 좌완 에이스 장원삼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리고 큰 경기에 유난히 강한 장원삼은 3년3개월 만에 다시 만난 소프트뱅크 타선을 확실하게 요리했다. 소프트뱅크는 4번타자 이대호가 출전하지 않았지만 우치카와 세이치, 나카무라 아키라, 마쓰다 노부히로 등 재팬시리즈 우승의 주역들이 대거 출전했다.

하지만 장원삼은 일본 챔피언을 상대로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4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장원삼은 소프트뱅크의 강타선을 5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투구수는 단 61개로 장원삼 특유의 경제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재팬시리즈 우승팀을 적지에서 완벽하게 봉쇄한 장원삼은 이번 시즌 전망도 대단히 밝아졌다. 장원삼은 비시즌 기간에도 개인트레이너를 고용해 어깨, 허리, 하체 등 투구에 필요한 근력 강화에 주력했고 소프트벵크전 호투를 통해 이런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삼성은 3회 박석민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후 6회 최형우가 우월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야마히코 나바로 대신 선발 2루수로 나선 백상원은 8회 2사 후 좌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운드에서는 장원삼이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데 이어 차우찬(2.2이닝), 심창민(0.1이닝), 안지만(1이닝), 임창용(1이닝)이 남은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4년 연속 KBO리그를 지배했던 삼성 특유의 '지키는 야구'가 일본 챔피언에게도 통한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소프트뱅크 호크스 장원삼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