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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입니다. 이곳은 세월호의 많은 사연과 다짐이 들어 있습니다.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입니다. 이곳은 세월호의 많은 사연과 다짐이 들어 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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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팽목항에 서면 답답합니다.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슬픔과 유가족의 애처로움이 함께 담긴 아픈 현장이기에 가슴이 더욱 먹먹합니다. 침묵 속 묵념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지켜주지 못한 죄스러움을 이겨내고자 허나, 살아남은 자들의 못난 행동으로 여겨질 뿐입니다.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는 커다란 소통 창구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리본과 현수막, 조형물 등이 저승으로 떠난 이들과 가슴으로 만나 이야기하게 합니다.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등을 전체적으로 가다듬고 다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선지,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는 많은 다양한 목소리와 메시지들이 실려 있습니다. 그것들은 하나하나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등대 가는 길 입구에는 '천 개의 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이란 주제로 연중무휴 노상 전시회가 진행 중입니다.

'세월호, 기억의 벽' 전시회 속, 가슴 아픈 사연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에서 진행 중인 '세월호 기억의 벽' 전시회. 타일에는 유가족과 서울 등 전국의 메시지 등이 새겨져 있습니다.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에서 진행 중인 '세월호 기억의 벽' 전시회. 타일에는 유가족과 서울 등 전국의 메시지 등이 새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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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전시회 속 <노란 리본> 문구가 가슴 아립니다.
 세월호 전시회 속 <노란 리본> 문구가 가슴 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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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서울, 고양,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보낸 그림과 글귀들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서사시고, 명화입니다. 아울러 하나하나가 애틋한 메시지입니다. 또한 마치 옆에서 진행 중인 생방송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스스로 살아 움직이며 외치는 것 같으니까.

노란 리본

비오는 일요일 엄마 손 잡고
세월호 분향소에 갔어요.
노란 리본이 많아서
엄마한테 물어봤어요.
단원고 언니 오빠들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오늘 제 마음에
노란 리본 하나를 달았습니다.

손잡고 분향소에 간 사람이 혼자였을까?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단 사람은 넘치고 넘쳤지요. <노란 리본>은 그들이 돌아오길 학수고대하는 기다림의 표식이자 새로움을 갈망하는 미래에 대한 다짐이었습니다. '… 세월호, 기억의 벽'에는 많은 사연이 드러나 있었습니다.

세월호, 수학여행 안 보내려고 했는데...
 세월호, 수학여행 안 보내려고 했는데...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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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그렇게 이별할 줄이야...
 세월호, 그렇게 이별할 줄이야...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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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5분 전 통화 다시 네 목소리 듣고 싶어 이렇게 아플 줄 몰랐어."
"수학여행 전 손목 다쳐 안 보내려고 했는데… 너 없는 집 적응이 안 돼!"
"잊지 않겠습니다. '엄마, 저 없으면 어떡해요' 애써 태연한 목소리 그렇게 이별할 줄이야 -정수"
"금요일엔 돌아오렴"
"단원고 2-8 조찬민 마음껏 꿈을 펼쳐 보렴"

그뿐만 아니라 진도 팽목항 방파제 속 전시회에는 자식을 허무하게 먼저 떠나 보낸 부모들의 가슴 아픈 통곡 소리가 가득했습니다. 또한 한 명도 구해내지 못한 어처구니없는 광경을 지켜 본 국민들의 굳은 맹세도 담겨 있었습니다.

"내 새끼, 큰 딸 윤희야! 보고 싶고 사랑한다."
"다빈아! 엄마 딸로 와줘서 고마워! 내 딸, 보고 싶다 많이많이 사랑해!"
"유민아!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꼭 만들어 줄게…. 살아서도 죽어서도 우리 유민이만 사랑해…."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이시백, 가슴 아프게 대한민국 침몰을 외치다!

대한민국이 침몰하다, 언제까지...
 대한민국이 침몰하다, 언제까지...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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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를 둘러보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건, 이시백님이 쓴 '대한민국이 침몰하다'란 문구를 새긴 현수막 앞에서였습니다. <대한민국이 침몰하다>는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또 쉽게 잊힐 걸 두려워하는 몸부림이었습니다. 이시백님이 외쳤던 '대한민국이 침몰하다'의 뒷부분입니다.

"그러나 세월호는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맥없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틈만 나면 국격을 이야기하고, 세계 10위의 공적들을 자랑하던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국민들이 더욱 경악한 것은 400여 명의 사람을 태운 여객선의 조난을 수습하는 정부가 드러낸 무력함과 혼란이었다. 비탄과 경악은 이내 분노로 바뀌었다.

탑승객 인원부터 실종자의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몇 차례나 스스로의 발표를 번복하고, 때를 놓쳐 수백 명의 사람이 탄 여객선이 눈앞에서 뒤집어져 속절없이 가라앉는 동안 단 한 사람도 구조하지 못한 채 허둥대는 모습은 '국가'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속수무책, 좌충우돌, 갈팡질팡의 정부를 보다 못해 이번에도 민간 잠수부와 쌍끌이 어선과 오징어 배와 자원봉사자들이 나섰다.

정부가 한 일은 구급차를 가로막고 행차를 하거나, 한구석에서 라면을 먹거나, 난동을 부리지 못하도록 유족들을 가두고 감시하는 일이었다.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과연 이 나라가 세금을 바치고,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를 부르던 대한민국이 맞는가."

그렇습니다. 우리들이 세금을 바치던 대한민국은 지금, 담배 값 인상과 연말정산 등의 꼼수 증세에 시달리는 중입니다. 말뿐인 거짓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지금, 애국가 가사 "…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에 반감을 갖는 중입니다. 왜냐하면 국민의 대한민국이 아닌 정부와 정치인의 대한민국일 뿐이니까.

"부디 우리들의 대한민국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 끝에 자리한 하늘나라 우체통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 끝에 자리한 하늘나라 우체통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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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 끝에는 우체통과 등대가 서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째 되는 날 세워진 <하늘나라 우체통>은 "떠난 자와 남은 자의 소통의 끈으로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하나'됨에 대한 다짐"이었습니다.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를 돌아본 제 소감은 '어떻게 이럴 수가…'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진한 울림, 그 자체였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염원하는 민중들의 처절한 외침이 녹아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백성의 이름으로 대통령과 정부, 정치인들에게 바랍니다.

"행복한 삶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다만, 부디 올바른 정치로 대한민국 국민이 가슴으로 우리들의 대한민국을 더 없이 사랑하게 해 주소서!"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에 차려진 상...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에 차려진 상...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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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에서의 기다림, 그 끝은... 부디 대한민국을 사랑하게 하소서!!!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에서의 기다림, 그 끝은... 부디 대한민국을 사랑하게 하소서!!!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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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태그:#진도 팽목항, #세월호,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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