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우리은행이 갈 길 바쁜 삼성의 발목을 잡았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 한새는 29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경기에서 삼성 블루밍스를 72-63으로 제압했다.

올스타전 이후 3연승 행진을 달린 우리은행은 6개구단 중 가장 먼저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다. 우리은행에는 박혜진, 임영희, 양지희 등 스타들이 즐비한 팀이지만 이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뽐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있다. 바로 만22세의 어린 포인트가드 이승아다.

우리은행 리빌딩의 핵심이었던 '포인트가드' 이승아

만년 하위권팀이었던 우리은행은 지난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주원급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던 삼천포여고의 장신가드 박혜진을 지명했다. 박혜진은 슈퍼루키답게 입단 첫 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보장받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팀 성적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박혜진이 합류한 후에도 두 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며 한계를 느껴야 했다. 우리은행은 2009-2010 시즌 종료 후 센터 김계령(삼성)과 홍현희(은퇴)를 트레이드시키며 팀을 재정비했다.

그렇게 2010년 신인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 2장을 확보한 우리은행은 인성여고의 가드 이승아와 청주여고의 센터 이정현(KDB생명)을 지명했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성적을 위해 달려들기보다는 미래를 위해 유망주를 끌어 모으는 전략이었다.

물론 당장 성과가 나올 리는 없었다. 우리은행은 이승아가 합류한 이후에도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며 4년 연속 꼴찌라는 부끄러운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사이 우리은행의 어린 선수들은 착실하게 성장했고 위성우 감독이 부임한 2012-2013 시즌 드디어 통합우승이라는 대형 사고를 쳤다.

이승아는 고교시절 평균 9.4리바운드를 기록했던 듀얼가드였다. 하지만 우리은행 입단 후에는 수비와 게임리딩에 주력하는 포인트가드로 변신했고 이승아의 변신이 우리은행에게 미친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승아가 뒤에서 든든하게 경기를 리드해준 덕분에 나머지 선수들은 코트를 넓게 활용하며 공격에 주력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임영희와 박혜진은 2012-2013 시즌과 2013-2014 시즌 정규리그 MVP를 휩쓸었고 우리은행도 2회 연속 통합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우리은행 압박수비의 핵심, 이제 외곽슛까지 장착

2014-2015 시즌에도 우리은행의 독주는 계속됐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경험을 쌓으며 경기를 읽는 노련미를 더한 이승아는 우리은행이 추구하는 압박수비 전술의 핵심 멤버로 활약하며 팀의 무패 행진을 이끌었다.

하지만 작년 12월17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고 이승아가 결장한 기간에 우리은행은 개막 16연승 행진이 끊어졌다. 백업 가드 이은혜가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며 고군분투했지만 주전가드 이승아의 빈자리를 메우기엔 다소 역부족이었다.

이승아는 지난 5일 KDB생명 위너스전에서 복귀 신고식을 치렀고 승부처였던 4쿼터에서 홀로 11점을 몰아 넣으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어딘가 모르게 부족했던 우리은행이 다시 완전체로 돌아온 것이다.

이번 시즌 이승아는 평균 27분30초를 소화하며 7.2득점 3.9리바운드 2.5어시스트 1.1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수치는 지난 시즌에 비해 다소 하락했지만 평균득점은 데뷔 후 최고 성적이다.

이승아가 이번 시즌 가장 향상된 부분은 역시 외곽슛이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3점슛 성공률이 29.3%에 불과했던 이승아는 올 시즌 무려 45.5%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외곽 수비가 이승아의 외곽슛에 신경을 쓰면 당연히 다른 곳에서는 손쉬운 득점 기회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이승아는 29일 삼성전에서도 7득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특히 어시스트와 스틸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맞대결 상대 이미선을 7득점 3어시스트 1스틸로 묶으면서 수비에서도 톡톡히 제 역할을 다했다.

지난 시즌 MVP이자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영플레이어로 성장한 박혜진과 같은 팀에서 뛰는 이상 이승아는 항상 '조연'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승아는 이제 '최강' 우리은행 전력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완벽한 한 조각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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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한새 이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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