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비밀>에 이어 MBC <킬미힐미>에서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고 있는 지성과 황정음.

KBS 2TV <비밀>에 이어 MBC <킬미힐미>에서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고 있는 지성과 황정음. ⓒ 팬엔터테인먼트


지성과 황정음이 또 한 번 '일'을 냈다. 2013년 말 방영된 KBS 2TV 수목드라마 <비밀>을 흥행시킨데 이어 최근 방영 중인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마저 동시간대 1위에 올려놓은 것이다. 두 드라마가 성공한 이유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지성과 황정음의 조화와 호흡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커플을 이루면 드라마가 대박을 낸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흥행 보증 커플인 셈이다.

사실 이번 <킬미 힐미>는 드라마가 방영되기 한 달 전까지 캐스팅이 확정되지 않는 등 난항을 겪었다. 그래서 지성과 황정음이 최종 캐스팅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컸던 게 사실이다. 아직 <비밀>에서 보여준 캐릭터의 잔상이 채 지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비밀>과는 완전히 다른 커플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던 것이다. 

게다가 SBS에서는 현빈이라는 최고의 스타를 앞세워 비슷한 다중인격을 소재로 한 <하이드 지킬, 나>를 동시간대에 편성했다. 지성과 황정음이 배우로서 쌓아가고 있는 커리어는 훌륭하지만, 아직 '원톱' 연기자로의 흥행성과 폭발력은 조금 부족했던 만큼 <킬미힐미>의 성공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성과 황정음은 오로지 연기력만으로 이런 난관을 돌파했다. 각자가 맡은 캐릭터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서로의 호흡을 보여줘야 할 때엔 또 기대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그야말로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비밀>에서 보여준 어둡고 슬픈 로맨스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애절하면서도 코믹한 멜로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MBC <킬미 힐미> 7회의 한 장면

MBC <킬미 힐미> 7회의 한 장면 ⓒ MBC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떻게 흥행 보증 커플이 될 수 있었던 것일까.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자신을 낮추면서 상대방을 돋보이게 만든다는 점이다. 가령 <비밀>에서는 캐릭터 상 황정음에 포커스가 맞춰질 수밖에 없었는데, 이때 지성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황정음이 돋보일 수 있도록 맞춰주는 연기를 선보였다. 반면 이번 <킬미힐미>에서는 황정음이 지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녀는 제작발표회 당시에도 "지성이 돋보일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어떤 캐릭터가 살아야 드라마가 재미있어지는지를 알기 때문에 단순히 자신의 배역에 욕심내기 보다는 상대방과의 호흡을 우선 순위에 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비록 1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다시 만났지만, 전작의 잔상을 지워내고 새로운 커플의 모습을 선보일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사실, 지성과 황정음을 '믿고 보는 배우'라 확언하기엔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황정음은 연기자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한때 연기력 논란을 동반하기도 했고, 지성은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생활을 이어왔지만 무언가 '한방'이 부족하다는 인상이 깊었다. 대신 두 사람은 '성실함'으로 승부를 봤다. 철저한 캐릭터 연구와 노력으로 쌓아온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조금씩 시청자를 끌어 모은 것이다.

방영 전에는 큰 기대를 얻지 못했지만,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입소문이 퍼지고 시청률이 상승한 드라마에 지성과 황정음이 연속으로 나란히 출연했다는 것은 우연이라고만 생각하기엔 어렵다. 지성의 성실함과 황정음의 노력이 만나 결국 이런 찬사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 아닐까? '흥행 보증 커플'로 자리 잡은 두 사람이<킬미 힐미> 남은 이야기 속에서도 찰떡호흡을 자랑하길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창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saintpcw.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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