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캡틴 김태균이 FA 자격 취득을 1년 앞두고 남다른 각오를 보이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현재 일본 고치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재활조는 오키나와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이 지난 가을에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한 뒤 한화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른 의지로 훈련에 임하고 있지만 특히 캡틴 김태균에 대해서는 선수 자신도, 김성근 감독도 더더욱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태균은 2001년 한화 이글스에서 데뷔한 이래 첫 시즌 88경기 0.355 20홈런 54타점으로 신인상을 수상한 이래 2003년부터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FA 자격을 얻은 뒤 일본 지바 롯데 말린스에 2년 동안 다녀오기도 했다.

김태균은 한국으로 복귀 후에도 3년 연속 출루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꾸준한 기량을 선보였다. 현재 한국 리그 통산 1376경기에 출전하여 통산 타율 0.320으로 역대 2위(1위 故장효조 0.331)이며 역대 우타자 1위라는 기록이 그 증거이다.

그러나 김태균은 2001년 신인상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영예를 크게 얻지 못했다. 한화는 2000년대에 접어든 이래 정규 시즌이나 한국 시리즈 챔피언에 오른 적이 없으며 최근 몇 년 동안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골든글러브 수상 횟수도 2회로 의외로 많지 않으며 리그 MVP 경력도 아직 없다.

김태균은 통산 타율과 출루율 등 비율 기록에서는 꾸준한 모습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지만 타점이나 득점 등 누적 기록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홈런은 개인 능력이라 쳐도 타점과 득점 부문에서는 팀 전력이 약해서 득점권 기회가 많이 찾아오지 못했으며 자신이 출루했을 때도 후속타 불발로 득점 기회가 오지 않았다.

때문에 김성근의 부임과 한화 팀 분위기의 전체적인 반등은 김태균의 개인 성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시즌까지 한화를 상대한 다른 팀들은 김태균과의 승부를 피하고 다른 타자들과의 승부를 선택했으며 한화는 리그 정상급 테이블세터인 이용규와 정근우를 FA 시장에서 영입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게다가 김태균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제대로 된 FA 자격을 취득한다. 당시 일본에 다녀왔을 때 정식 FA 자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계약금을 포함하여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의 15억원 연봉 선수가 된 김태균은 이번 시즌이 더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김태균은 올 시즌 개인 목표를 30홈런으로 정했다. 타율과 출루율 등에서 꾸준한 관리가 이뤄지는 그이기에 홈런의 증가는 그의 가치를 더 높여줄 수 있는 확실한 지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골든글러브 경쟁 및 리그 MVP 경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같은 1루만 해도 2012년과 2013년 MVP 수상자인 박병호(넥센 히어로즈)가 버티고 있으며 박병호 역시 올 시즌이 끝나고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각오가 남다르다. 삼성 라이온즈에도 간판타자 최형우가 버티고 있다.

그러나 한화가 올 시즌 야신 효과로 성적 반등에 성공한다면 김태균이 리그 MVP를 수상할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 개인 성적이 비슷한 선수들끼리 경쟁 후보가 된다면 팀 성적에 더 큰 공헌을 한 선수에게 표가 가게 마련이다.

김태균에게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주기 위해 김성근 감독도 열성을 다하고 있다. 김태균은 1월 24일(한국 시각) 일본 고치에 있는 전지 훈련 캠프장에서 김성근의 전매 특허인 지옥의 펑고 훈련을 소화했다. 특이한 점은 김태균이 최근에 자주 수비를 보던 1루가 아닌 3루에서 훈련을 소화했다는 사실이다.

김태균은 2001년 데뷔 당시 3루수로 데뷔했다. 그리고 2014년에 한 차례 3루수로 출전하면서 통산 100경기에 3루수로 출전했다. 현재 김태균은 주로 1루수를 맡고 있지만 팀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3루수 수비 연습을 병행하게 된 것이다.

김성근은 취임 당시 김태균을 직접 언급하며 "김태균의 한국 나이가 33세인데 20대로 돌려놓아야 한다. 당분간 3루에서 반쯤 죽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지옥훈련을 암시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김성근은 그 말을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김태균이 3루 수비에 더 능숙해진다면 한화의 입장에서는 그 만큼 김태균을 활용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김태균의 입장에서도 1루수, 3루수 그리고 지명타자까지 여러 포지션 능력을 두루 갖추면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되는 셈이다.

일단 이 날의 3루 펑고에 대해서 김성근 감독은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김태균이 FA 대박을 앞두고 심기일전하여 2015년 시즌에 어떤 성적을 보여줄지, 그리고 다른 거포들과의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생애 첫 MVP를 수상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 한국프로야구 한화이글스 김태균3루수비연습 김성근지옥의펑고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