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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9일 오후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지역 중고등학생 3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전지역 강제학습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9일 오후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지역 중고등학생 3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전지역 강제학습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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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학교나 학원에서의 '강제학습'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올해 1월 4일까지 온라인 및 대전 시내 거리에서 대전지역 중고등학생 3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전지역 강제학습 실태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61.4%가 '이번 겨울방학에 보충수업이나 자율학습에 참여할 것을 강요받았다'고 응답했다. 강요 주체로는 '학교나 교사'의 무조건적 강제가 37.4%로 가장 많았으며, 불참 시 불이익을 통한 강요가 21.6%, 부모의 강요가 2.4%로 나타났다.

'자유롭게 불참할 수 있다'는 응답과 '보충수업이나 자율학습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각각 10.5%에 그쳤다. 방학 중 보충수업이나 자율학습 강요에 있어서 고등학생은 72.1%가 '강요받았다'고 응답했고, 중학생은 54.2%로 나타났다.

최근 전국적으로 9시 등교정책, 다시 말해 '0교시 자율학습이나 보충수업 폐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지역 중고등학생들의 '아침수업 강제참여'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51.2%가 '아침자율학습' 참여를 강요받았다고 응답했고, 25.7%는 '아침보충수업' 참여를 강요받았다고 응답했다. '오후보충수업(방과후학교) 강제시행'에 있어서는 중학생 응답자 93.4%와 고등학생 응답자 82.7%가 '강요받았다'고 응답, 전체 응답자 중 89.1%가 강제로 오후보충수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오전·오후 보충수업 또는 자율학습은 학생들로 하여금 오전 7시 30분-8시 부터 오후 5시-7시까지 학교에 머무르게 하여 학생들의 방과후 시간을 거의 보장하지 않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가 대전지역 중고등학생 3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전지역 강제학습 실태조사 결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가 대전지역 중고등학생 3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전지역 강제학습 실태조사 결과'.
ⓒ 아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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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야간학습'과 '주말학습'이 더해지면 학생들의 '강제학습 시간'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대전지역 중고등학생 37.7%는 '야간자율학습'을 강요받았다고 응답했다. 중학생의 경우에는 11.4%에 그쳤으나,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무려 75.3%가 '야간자율학습' 참여를 강요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주말자율학습' 강요도 고등학생 응답자의 37%에 달했으며, 중학생은 8.2%로 나타났다. '주말보충수업'을 강요하는 경우는 고등학생 28.1%, 중학생 8.8%로 각각 나타났다.

이러한 학교에서의 '강제학습'도 문제지만, 부모에 의한 '사교육 강제학습'도 학생들을 힘들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64.3%가 '1년 내에 학원교습 또는 개인과외'를 참여했다고 응답했고, 이 중 32.1%가 본인이 원하지 않음에도 강요에 의해 참여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하루 중 학원교습 또는 개인과외교습 일정이 끝나는 시간'은 중학생의 경우 밤 9시-10시가 30.5%고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밤 10시-11시가 19.5%로 뒤를 이었다.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밤 11시-12시가 40.8%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밤 10시-11시와 12시 이후가 각각 15.5%로 뒤를 이었다. 사교육 평균종료시간으로는 전체는 밤 8시 47분, 중학생은 밤 7시 43분, 고등학생은 밤 10시 44분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아수나로는 이날 오후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대전지역 학생들이 ▲반쪽짜리 방학, 사라진 방학 ▲아침부터 강요되는 학습 ▲학생의사가 무시되는 보충학습 ▲야간과 주말에도 강제학습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이러한 강제학습, 과잉학습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공공연한 강제학습은 이제 '셧 다운'해야 한다"며 "대전지역 학생들이 이러한 처참한 현식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학교와 학원을 관리 감독해야 할 대전시교육청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길어도 너무 긴 한국 학생들의 학습시간을 이제는 줄여야 한다,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자유시간을 돌려받아야 한다"며 "이는 청소년들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전시교육청에 대해 ▲학교에서 방학·학기 중 보충·자율학습 강요 금지 및 관리감독 할 것 ▲학원조례개정을 통해 밤 10시 이전으로 학원 교습을 제한할 것 ▲9시 등교, 야간자율학습 폐지를 시행할 것 ▲강제학습 금지를 포함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에 나선 청소년인권활동가 김경빈씨는 "저는 경기도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이다, 이번 대전지역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심각할 줄은 정말 몰랐다"며 "학생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강력하고 의미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지정배 전교조대전지부장은 "지난 해 통계청 발표결과, 대전은 사교육비 증가율 1위 도시, 전국 1인당 사교육비 부담 2위(서울 1위)도시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결과는 학생들의 강제학습이 전국 최고수준이라는 오늘 실태조사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대전은 지난 해 '학생인권침해시도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대전교육청의 책임이 크다"며 "교육청의 지나친 경쟁교육, 고교서열화정책이 과열경쟁을 부추겨 '강제학습'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대전시교육청 민원실에 자신들의 실태조사 결과와 요구사항이 담긴 '항의민원'을 제출하고 답변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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