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일본인 투수 구로다 히로키가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무리하고 일본의 고향 팀 히로시마 도요 카프로 돌아간다. 히로시마 구단 측은 12월 27일 뉴욕 양키스에서 FA로 풀린 구로다를 영입했음을 밝혔다.

구로다는 1996년 드래프트 2순위로 히로시마에 입단하여 1997년에 데뷔했다. 그리고 11년 동안 오직 한 팀에서만 뛰면서 103승 89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3.69를 기록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7년 중 6번의 시즌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며 히로시마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구로다는 2005년에는 15승으로 다승왕 타이틀을 따낸 적도 있다. 2006년에는 평균 자책점에서 1.85를 기록하며 타이틀을 따냈다. 히로시마의 홈 경기장이 타자들에게 비교적 유리했던 경기장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기록이었다. 구로다는 이후 FA 자격을 취득하여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구로다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3년 3530만 달러에 계약했다. 당시 2008년 다저스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거쳐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있었으며, 현재 다저스의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가 시즌 도중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시기이기도 하다.

구로다는 2008년 31경기에 선발로 등판하여 2번의 완봉승을 포함한 9승 10패 평균 자책점 3.73을 기록했다. 삼진을 많이 잡는 위력적인 구위보다는 제구력을 앞세워 타자들을 상대했지만 당시 다저스 타선의 득점 지원 부족으로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구로다는 2009년에 부상으로 인하여 21경기 등판에 8승 7패 3.76에 그쳤지만 2010년에 31경기 선발 등판에 11승 13패 3.39를 기록, 메이저리그 진출 이래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커쇼가 리그 트리플 크라운으로 생애 첫 사이영 상을 수상한 2011년에는 32경기 선발 13승 16패 3.07로 그 뒤를 든든히 받쳤다. 득점 지원 문제로 16패를 당했지만 처음으로 200이닝을 넘긴 시즌이었다(202이닝).

이후 구로다는 뉴욕 양키스와 계약하며 아메리칸리그로 이적했다. 이적 첫 해인 2012년에는 16승 11패 3.32로 개인 최다승 시즌을 기록했다. 만년 하위권이던 히로시마 시절에도 16승을 기록한 적이 없었던 구로다에게 양키스 타선의 넉넉한 득점 지원이 최다승 시즌을 만들어 준 것이다.

구로다는 2010년 부터 2014년까지 꾸준히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2010년에 다저스와의 3년 계약이 만료된 이후로는 장기 계약을 맺고도 남을 정도의 실력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1년 단기 계약만을 고집하며 스스로 벼랑 끝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구로다는 2014년에도 양키스 선발투수들 중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32경기 풀 타임을 치렀다. 만 39세 시즌이었지만 내구성과 안정성에 있어서 다른 팀의 매력을 끌기에 충분한 투수였다. 원 소속 팀이었던 양키스는 물론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특히 파드레스는 구로다에게 무려 1800만 달러의 연봉을 제시하는 등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히로시마는 꾸준히 구로다와 접촉했고, 구로다는 힘이 있을 때 고향 팀으로 돌아가겠다는 기존의 공약을 지키기 위하여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구로다는 메이저리그 통산 79승 79패 3.45를 기록하고 일본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구로다는 내년 2월 10일이면 만 40세가 된다. 40대가 되어도 지금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구로다의 의리는 많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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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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