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의 단독 협상권을 따낸 팀이 '해적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밝혀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23일(한국시각) 강정호 포스팅에서 최고 입찰액을 제시해 단독 협상권을 획득한 팀이 피츠버그라고 확인했다. 앞서 넥센 히어로즈는 강정호에 대한 최고 입찰액 500만 2015달러를 수용했다.

그동안 수많은 추측이 난무하며 야구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강정호 포스팅 승리 구단이 피츠버그라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다. 내야가 허술한 팀도 아니고 아시아 선수에 대한 관심도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소속된 피츠버그는 1887년 창단해 월드시리즈 5회, 내셔널리그 9회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모두 70년대의 옛 영광에 불과하고 오랫동안 암흑기를 겪어야 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부진에 허덕이며 만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피츠버그는 최근 저비용으로 우수한 선수를 영입해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에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이어 중부지구 2위를 차지하며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최강 내야' 피츠버그, 왜 강정호 원하나?

그러나 강정호로서는 결코 살아남기 쉬운 곳이 아니다. 피츠버그는 2루수 닐 워커, 유격수 조디 머서, 3루수 조시 해리슨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붙박이 내야진을 갖춘 팀이어서 새로운 선수가 끼어들 여지가 크지 않다.

한국에서의 강정호 포지션과 겹치는 유격수 머서는 타격이 평범하지만 뛰어난 수비가 강점이다. 2루수 워커도 수비 실력은 물론이고 메이저리그 전체 2루수 중 홈런 1위(23개)를 차지했을 정도로 장타력까지 겸비했다. 3루수 해리슨 역시 안정된 수비로 입지가 탄탄하다.

더구나 피츠버그의 홈구장 PNC파크는 홈런이 잘 나오지 않기로 유명한 투수 친화적 구장이다. 올 시즌 40홈런을 터뜨리는 등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과시한 강정호라도 PNC파크에서는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피츠버그는 '스몰마켓' 구단이다. 거액의 연봉을 받는 선수를 찾기 힘들다. 강정호에게 500만 달러가 넘는 입찰액을 써낸 것이 의아할 정도다. 포스팅 제도 특성상 피츠버그가 '아님 말고' 식의 협상을 펼친다면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도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워낙 뛰어난 경쟁자가 많은 팀이지만 강정호도 강점이 확실한 선수다. 아시아 타자로는 드물게 다양한 내야 수비가 가능하고 홈런포까지 갖췄다. 게다가 주루 능력도 뛰어나다.

포스팅에서 승리한 피츠버그는 강정호와 한 달 동안 단독 협상권을 갖게 된다. 협상이 타결되면 강정호는 내년 시즌부터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게 된다. 험난한 도전에 직면한 강정호가 과연 '해적선'에 무사히 탑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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