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스는 18일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와 총액 35만 달러(계약금10만+연봉25만)에 계약을 체결했다. 우완 정통파 켈리는 비록 빅리그 경험은 없지만 올 시즌 트리플A에서 9승4패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했을 정도로 실력을 검증 받은 투수다.

SK는 작년 시즌 11경기에서 9승(1패 3.11)을 기록한 트래비스 밴와트와의 재계약도 임박했다. 여기에 에이스 김광현의 잔류까지 확정됐으니 내년 시즌 밴와트-김광현-켈리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의 선발 트로이카 구성도 꿈이 아니다.

하지만 SK가 내년 시즌 진정한 투수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선발 3인방의 뒤를 받쳐줄 4선발의 활약이 중요하다. SK는 올 시즌 '불운의 아이콘'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친 윤희상의 부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프로 데뷔 8년 만에 첫 승... 2년 연속 SK의 주축 선발로 우뚝

윤희상은 구리초등학교, 구리중학교를 거쳐 선린인터넷고로 진학했다. 넥센 히어로즈의 타자 윤석민과는 초등학교, 중학교 동기동창이고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투수 윤석민은 윤희상의 1년 후배다.

윤희상은 193cm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한 풍부한 잠재력을 인정받아 200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순위로 SK에 지명됐다. 당시 윤희상이 받은 2억 원의 계약금은 SK의 1차지명 선수였던 박권수(은퇴, 8000만 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2004년 11경기, 2005년 3경기에 등판해 18.1이닝 동안 24점을 내주며 3패를 당한 윤희상은 어깨부상으로 고전하다가 2006 시즌이 끝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했다. 공교롭게도 윤희상이 군복무를 하는 사이 SK는 김성근 감독(한화 이글스)이 부임하면서 강팀으로 거듭났다.

2009년 다시 팀에 합류했지만 1군 엔트리에 윤희상의 자리는 없었다. 결국 윤희상은 2010년까지 프로 7년 동안 19경기에서 3패 10.03이라는 창피한 기록을 남겼다.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보이면 좀처럼 선수를 방출하지 않는 김성근 감독의 소신이 아니었다면 진작 유니폼을 벗었어도 이상하지 않은 성적이었다.

기회는 입단 8년째인 2011년에 찾아왔다. 윤희상은 시즌 초반 추격조 및 임시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던 윤희상은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렸다. 윤희상은 2011년 9월에만 3승을 올리며 7년 동안 지겹게 따라 붙던 '0승 클럽'에서 탈출했다.

윤희상은 2012년 10승(팀 내 최다승) 9패 3.36을 기록하며 SK의 주축 투수로 자리잡았고 좀처럼 승운이 따르지 않아 고전했던 작년에도 151.1이닝(8승6패 3.87)을 책임지는 믿음직한 투구를 펼쳤다. 2011년 2500만원에 불과하던 윤희상의 연봉은 올해 1억6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부상으로 시즌 아웃... 내년 'SK 선발야구' 핵심

윤희상은 올 시즌에도 김광현과 함께 토종 원투펀치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커다란 불운이 그를 덮치고 말았다. 한 달 째 시즌 첫 승을 올리지 못했던 윤희상은 4월25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선두타자 김문호의 강습타구가 남자가 절대 맞지 말아야 할 부위를 그대로 강타하면서 윤희상은 마운드에서 힘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다행히 검사 결과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윤희상은 5월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복귀하며 부상을 떨쳐내는 듯 했다. 하지만 5월16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송광민의 타구를 수비하던 중 오른쪽 새끼손가락 중수골 골절상을 당하고 말았다. 결국 윤희상은 그 날을 마지막으로 1군에 복귀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윤희상은 지난 10월26일부터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된 마무리 캠프를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내년 시즌 부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부상부위가 공을 던지는 오른손인 만큼 윤희상이 예년 구위를 완벽히 회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

윤희상의 부활은 내년 시즌 SK 마운드 운영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어깨 부상 중인 불펜투수 박희수와 박정배가 내년 시즌 초반 합류가 불투명한 만큼 SK는 '선발야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풀타임 선발로 활약했던 2년(2012-2013년)동안 314.2이닝을 던졌던 윤희상이 많은 이닝을 책임진다면 SK의 마운드는 한층 강력해 질 수 있다.

윤희상은 김성근 감독이 가능성을 인정해 꾸준히 기회를 주려 했고 이만수 감독이 부임하면서 비로소 선발투수로 꽃을 피웠다. 김성근 감독과 이만수 감독의 합작품인 윤희상은 내년 시즌엔 김용희 감독이 이끄는 비룡군단에서 부활의 날개를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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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와이번스 윤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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